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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관점으로 본 이애리와 이영지 작가...갤러리나우, 2인전 28일까지

작업 방식에 공통점이 다소 있지만, 작품 내용은 서로 너무나 다르다...이번 전시가 재밌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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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진부기자 |  2024.12.10 11:08:26

Good luck in 꽈리24-73, 60.6×60.6cm, 장지에 주묵, 피그먼트 잉크, 과슈 (사진= 갤러리나우)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갤러리나우(GALLERY NOW)는 12월 5일 2인 展 "이애리, 이영지 <스며, 듦-Seep in, Soak>"을 오픈했다. 이번 전시는 12월 28일까지며, 매주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0시~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두 작가 모두 한국화와 동양화를 전공했다는 것과 작업도 장지를 사용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서로 전혀 다른 작품 세계를 추구하고 있다. 따라서 두 작가의 작품을 '자신이 바라본 관점'과 '평론가의 관점', 그리고 '필자의 에피소드'를 통해 감상해보면 다음과 같다.

작가가 바라본 자신의 작품은?

이애리 작가는 가까이에서 보는 '꽈리'의 아름다운 형태를 그리는 반면, 이영지 작가는 나무들와 그 속에서 놀고 있는 새를 멀리서 보는 시점에서 그리고 있다. 따라서 이영지 작가는 "그 새는 내 자신일 수도 있고 내가 부러워하는 대상 일 수도 있다."라고 설명한다. 작품의 새는 멀리서 보는 자신 혹은 대상이다.

 

오늘 우리 참 예뻐요 45.5x53cm 장지위에 분채 2024 (사진= 갤러리나우)

반면에 이애리 작가는 "둥근 꽈리의 형상은 대자연의 순환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우리를 둘러싼 광활한 우주의 무한한 세계, 그리고 그 세계를 유지하는 질서를 상징한다."라고 언급한다. 따라서 가까이서 보는 우주다.

평론가가 바라본 작가는?

독립큐레이터인 김지혜 평론가는 이애리 작가의 작품에 대해 "이애리의 작업은 작은 식물인 꽈리에서 시작하지만, 그의 작품에서의 꽈리는 광활한 자연의 생명력을 품고 있는 작은 우주로 승화된다."라고 언급했다.

작업 방식과 관련해서는 "꽈리의 표면은 섬세한 선들로 채워져 있고 주묵(朱墨)과 흑묵(黑墨)의 반투명한 번짐이 그 안으로 스며든다. 작가는 세밀한 선의 정교함과 장지(壯紙) 위에 퍼져 나가는 먹의 우연 사이를 오가며 작업한다. 선과 묵의 과정을 무수히 반복하는 그의 작업은 어쩌면 그 자체로 자연의 순환에 대한 은유일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재언 미술평론가는 이영지 작가의 작품에 대해 "이곳은 ‘영지정원’이라 불러도 좋을 겁니다. 이곳엔 식물도감에 새로 등재되어야 할 ‘영지나무’가 가득합니다. 원산지가 ‘영지’라는 이름이 들어간 학명이 생길지도 모릅니다."라고 언급했다. 이영지 작가에 집중된 평론이다.

작업 방식과 관련해서는 "특히 자 같은 도구를 쓸 수도 없이 같은 선을 계속 반복적으로 그려나가는 것이 얼마나 수고스러운 일인지 말이다. ‘인고의 미학’이라 말하고 싶다. 어깨를 고정하여 일정한 힘과 속도로 전신을 움직여줘야 하는 전신 지문(指紋, 작가의 혼과 인격이 투영된)과 같은 고행은 도대체 어떤 의미를 지니는 것일까."라며 작가 개인의 수행과 고행을 말하고 있다.

필자가 바라본 두 작가

필자는 얼마 전 우연히 이순심 갤러리나우 관장의 초대로 두 작가와 저녁 식사를 한 적이 있다. 당시 필자가 본 두명의 작가는 서로 너무나 다르다고 생각했다. 자신들의 작품과 닮아 있다고 생각했다. 그림 속에 자신을 투영하는 이영지 작가는 '자신을 바라보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림 속에서 우주를 바라보는 이애리 작가는 "자신이 아닌, 밖을 바라보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정할 수는 없지만 작가들의 그런 면이 나에게 보였다는 의미다.

작가와 작품이 다를 수 없다. 따라서 갤러리나우가 기획한 2인전, 이애리 작가와 이영지 작가의 전시는 그래서 더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두 작가의 차이를 작품을 통해 느껴보는 것은 작가과 작품을 제대로 알아가는 방법이다.

(CNB뉴스= 김진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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