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政 국정협의체’ 곧 가동…경제·외교·안보 안정 기대
與 “국회의장 제안에 참여”, 野 “국민 위하는 마음으로”구성 멤버·아젠다 놓고 온도차…이견 없는 현안부터 처리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정국 혼란을 정치권이 일치단결해 수습하고 국정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당위성에 국민의힘이 우원식 국회의장의 제안을 수용하는 형식으로 ‘여야정 국정협의체’에 참여하기로 결정함으로써 조만간 가동될 전망이다,
‘여야정 국정협의체’는 여야를 대표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우 의장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등 ‘4두 체제’가 중심이 돼 탄핵 정국에서 정치적 합의를 끌어내는 기구로 작동할 전망이지만 협의체 구성과 관련해 ‘한덕수·우원식·권성동·이재명’ 체제와 ‘한덕수·우원식·권성동·박찬대’ 체제를 두고 물밑 기 싸움이 오가고 있다.
국민의힘은 협의체를 통해 입법 등 실질적 성과를 내야 하는 만큼 여야 원내대표가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 중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배제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으나 민주당은 정국 수습 등 보다 거시적인 논의를 위해 당 대표가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을 하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당 대표가 참여할지, 원내대표가 참여할지는 머리를 맞대고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이지, 서로 고집부리며 싸울 일이 아니다”라며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를 향해 “오늘이라도 즉시 만나 여야정 협의체를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반면, 민주당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국란이 벌어진 엄중한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이라며 “(협의체) 논의 수준을 일상적인 원내대표급으로 낮춰 이 상황을 모면하려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이견을 보였다.
이에 우 의장은 협의체 ‘킥오프’ 때에는 민주당 이 대표가 참여하되, 추후 정책·입법 등을 논의하는 운영 과정에서는 민주당 대표로 박 원내대표가 멤버로 들어가는 일종의 중재안을 양측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여야정 국정협의체’가 정식으로 가동될 경우, 여당인 국민의힘과 거대한 제1야당인 민주당의 입장차가 뚜렷한 현안이 많아 주도권 다툼이 예상되는 것도 변수다.
우선 국민의힘은 한 대행에게 경제 활성화를 위한 내년도 본예산 조기 집행과 함께 현재 공석인 국방부·행정안전부 장관 임명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민주당은 권한대행 체제에서의 새 장관 임명에는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민주당은 민생·경제 입법 요구 및 추가경정예산 연초 편성, ‘내란 특검법’ 등의 공포 등을 요구할 것으로 보이지만 국민의힘은 추경 조기 편성 및 내란 특검법 등엔 반대하고 있는 등 입장 차가 뚜렷했다.
또한 한 권한대행의 ‘권한 행사’ 문제도 협의체의 순항 여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 임명을 미루거나,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 곧바로 탄핵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여야 정책위의장은 지난주 비공개 회동을 통해 여야가 공감대를 이룬 예금자보호법 개정안과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 고준위 방폐물 관리 특별법, 불법 사채 금지법, 중소기업·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및 골목상권과 지역경제 지원 관련 법안 등 민생 법안 70여건을 재추진하자고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최근 한 권한대행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한 양곡관리법과 국회증언감정법 등 6개 법안을 원점에서 다시 논의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의장실 관계자는 “여야가 국정협의체 구성에 구체적인 합의만 할 경우,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협의체를 가동시킬 수 있다”면서 “당장 26∼27일께 본회의를 열어 민생법안을 최대한 처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 의장이 제안한 미국, 일본, 중국, 유럽 등에 여야 의원 외교단 파견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우 의장은 최근 외신 기자회견에서 “대외 신인도를 제고하고 세계 질서의 전환기에 외교 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초당적인 의원 특사단 파견을 비롯해 여러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권 권한대행도 “국회의장이 추진하는 국회의원 해외 파견단에 국민의힘도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