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위증교사’ 선고 1주일 앞으로…대장동·대북송금 등 ‘줄줄이’
민주 “이 대표 리더십 견고”…물밑에선 김동연·김부겸‧김경수에 시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에서 징역형 집행유예가 선고된 데 이어 두 번째 ‘사법리스크’ 시험대가 될 위증교사 혐의 사건의 선고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 대표는 지난 2018년 12월 고(故)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수행비서였던 김진성씨에게 전화해 '검사 사칭 사건'과 관련한 허위사실 공표 혐의 재판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위증해달라고 요구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기소돼 검찰은 앞서 선거법 사건보다 센 징역 3년을 구형한 상태로서 선고 결과는 이 대표의 정치활동에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 대표가 무죄가 나올 경우, 지난 15일 선거법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커진 사법리스크 충격을 다소 완화할 수 있으나 이번에도 유죄가 선고된다면 여타 의혹 1심과 선거법 2심에 더해 이 사건 역시 항소심을 하며 어려운 국면에 놓일 수 있는 것은 물론, 이 사건으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 국회의원직까지 잃게 된다.
이 밖에 이 대표는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와 성남FC 불법 후원금 등 특혜 의혹 4개 사건 등이 위증교사 사건과 같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에서 피고인 신분으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이처럼 민주당의 부동의 간판 대권주자로 꼽히던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선고부터, ‘징역형 집행유예’라는 피선거권 박탈형을 선고받으며 대권 가도에 비상이 걸리자 비명(비이재명)계 잠룡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오히려 이번 재판으로 ‘이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야 한다’는 의지가 강해지고 있다”면서 “흔들림 없이 싸워나가겠다” 입장을 밝히고 있으나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대표의 아킬레스건인 ‘사법리스크’가 현실화하기 시작한 만큼 상황에 따라 민주당이 플랜B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보고 물밑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만약 ‘플랜B’가 가동될 경우, 가장 주목받는 인사들은 이른바 ‘비명계 신(新) 3김’으로 불리는 김동연 경기지사를 비롯해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경남지사로서 이들의 일거수일투족 행보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 중 가장 정치적 행보가 두드러지는 이는 현직인 김 지사로서 지난 11월 초에는 독일 출장 중 현지에서 유학 중인 김 전 지사와 전격적으로 회동해 관심을 모은 바 있다.
특히 김 지사는 지난 4‧10 제22대 총선 이후 도정자문위원장에 전해철 전 의원을 위촉하는 등 낙선·낙천한 비명·친문(친문재인)계 인사들을 경기도에 두루 영입한 데 이어 독일 유학 중인 김 전 지사도 내년 1월 말에서 2월 안팎에 귀국해 정치 행보를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김 전 지사는 다음 달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미국 정권교체 이후의 한미 관계와 동북아 안보 등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가 한 달가량 더 머무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총리는 앞서 3주 일정으로 미국과 캐나다를 방문해 정책 전문가들을 만나 미국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 집권 후의 한국 경제 및 정세와 관련한 의견을 두루 경청하고 귀국했다.
이와 관련 김 전 총리 측 한 측근 인사는 18일 CNB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김 전 총리는 그동안 해오던 대로 꾸준히 메시지도 내고 강연도 할 계획이지만, 이 대표의 과도한 양형으로 당이 혼란한 상황도 고려해 일정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비명계 낙선자 중심 원외 모임 ‘초일회’는 이같은 비명계 모임을 고리로 한 잠룡들의 ‘공동 행보’ 내지는 세력화 전망도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우선 다음 달 1일 김 전 총리를 초청해 ‘미국 대선 평가와 한미관계 및 국제 정세 전망’을 주제로 특강을 듣기로 하는 등 이들 비명계 잠룡들을 월례 모임에 차례로 초청해 강연을 열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초일회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다음 달 1일 김부겸 전 총리에 이어 내년 1월에는 김동연 지사 또는 김경수 전 지사를 초청할 계획”이라면서 “이재명 대표 이후 대안 주자들을 모을 수 있는 일종의 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초일회 회원인 박용진 전 의원은 내년 초 유튜브 방송 및 전·현직 기초·광역의원 및 청년 정치인들과 ‘정치와 미래’ 포럼 발족 등을 통해 정치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와 경쟁한 김두관 전 의원이나 오랜 기간 당의 주류로 활동한 바 있는 임종석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비서실장 등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그룹의 움직임도 관심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물밑 움직임과는 별개로 민주당이 이 대표의 판결을 ‘당 탄압용 정치 판결’로 규정, 대여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높이며 ‘단일대오’를 형성했기 때문에 당장은 비명계 주자들의 운신 폭이 크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민주당 친이계(친이재명계) 한 핵심 관계자는 “당이 위기 상황이라는 점, 이 대표 양형이 너무 과도하다는 점에 계파를 막론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면서 “이 시점에 비명계 인사들이 개인적인 정치 행보를 보일 경우 정치적 이익만 좇는다는 역풍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게다가 지난 총선을 거치며 원내에 비명계가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명계 주자들이 ‘구심점’ 역할을 하기에는 아직 충분히 준비돼 있지 않아 이들의 움직임이 힘을 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게 민주당 내 대체적인 분석이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