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부산 유치 실패 후폭풍...尹 “저의 부족…국민께 죄송”

“영호남 발전 인프라 투자 지속” 밝혀…민주, 총선 악영향 역풍 감안, 발언 수위 낮춰

심원섭 기자 2023.11.30 12:14:15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2030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와 관련해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실패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은 자신의 부덕한 소치로 예측이 빗나가 국민들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윤 대통령은 29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생중계로 전격적으로 발표한 2030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와 관련한 담화문을 통해 “전 국민의 열망을 담아서 민관 합동으로, 범정부적으로 추진했지만 실패했으나 모든 것은 제 부족의 소치”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오쯤, 김대기 비서실장과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안보실 1차장 등 참모진들도 전원 배석한 가운데 굳은 표정으로 브리핑룸 강단에 올라 10분간 이어진 담화에서 ‘부족’과 ‘책임’을 세 차례씩 언급하며 “엑스포를 총지휘하고 책임을 진 대통령으로서, 부산시민을 비롯한 국민께 실망시켜드려서 정말 죄송하다”고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의 책임을 스스로에 돌렸다.

이어 윤 대통령은 박형준 부산시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재철 주프랑스 대사, 박상미 유네스코 대사 등 엑스포 유치를 위해 뛴 정·재계 관계자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면서 “지난 1년 이상을 정말 열심히 뛰었다”고 격려했다.

그리고 윤 대통령은 “저 역시도 96개국 정상과 150여 차례 만났고, 수십개 정상들과는 직접 전화 통화도 했지만, 민관에서 접촉하면서 느꼈던 예측이 많이 빗나간 것 같다”면서 “민관은 합동을 정말 열심히 뛰었다. 이것(엑스포)을 잘 지휘하고 유치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은 대통령인 저의 부족의 소치”라고 거듭 사과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일본의 도쿄-오사카처럼 서울과 부산을 각각 수도권과 영·호남의 발전을 견인하는 축으로 정해 지역발전을 견인하겠다”면서 “엑스포 유치는 실패했지만 이러한 우리 국토의 균형 발전 전략은 그대로 추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부산을 해양, 국제금융, 첨단 산업 디지털의 거점으로서 계속 육성하고 영·호남 남부 지역이 유기적으로 연결해서 굳이 서울까지 오지 않더라도 부산을 거점으로서 모든 경제 산업 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인프라 구축을 차질 없이 해 나가겠다”고 실망한 부산시민들을 다독이기도 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2030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부울경의 남은 현안 사업은 중단없이 추진돼야 한다”고 발언 수위를 낮췄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엑스포 유치가 불발된 이후 일부 의원들이 자신의 SNS에 정부 여당의 책임을 지적하는 글들이 올라왔으나,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홍익표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자칫 정부에 대한 강경 발언이 부산 민심에 역효과를 불러올 것을 우려해, 별다른 비난은 하지 않고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부울경의 남은 현안 사업은 중단없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발언 수위를 낮췄다.

민주당 이 대표는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비록 엑스포 유치는 실패했지만, 가덕도 신공항·광역 교통망 확충 등 남은 (부산의) 현안 사업들이 중단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민주당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당 홍 원내대표도 “많은 기대로 함께 마음을 모아주셨던 부산시민과 국민 여러분께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비록 엑스포 유치에는 실패했지만, 부산을 비롯한 부울경 지역발전과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은 계속될 것이다. 민주당은 가덕도 신공항 등 국가균형발전과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한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해 오늘의 실패가 내일의 성공을 위한 원동력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위로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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