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예기] ‘K-워터’ AI로 관리한다…한국수자원공사의 도전과 혁신

손정호 기자 2025.12.15 10:31:27

‘AI 물관리’ 세계 1위 기업 비전 선포
AI 정수장, 세계최초 물분야 국제인증
물관리 플랫폼 수출, 글로벌 영토 확장

 

한국수자원공사가 대전 본사에서 진행한 창립 58주년 기념식에서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AI 물관리 세계 1위 기업’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선포하고 있다. (사진=한수공)

[내예기]는 ‘내일을 예비하는 기업들’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시계제로에 놓인 경제상황에서 차근히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들을 다룹니다. 그 진행 과정을 만나보시죠. 이번에는 AI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수자원공사 이야기입니다. <편집자주>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AI 물관리 세계 1위 기업이 되자”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공기업인 한국수자원공사(이하 한수공)가 지난달 창립 58주년 기념식에서 선포한 비전이다.

한수공은 오는 2030년까지 AI 기술을 이용한 물관리 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인공지능(AI)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한수공은 디지털 물관리 3대 초격차 기술로 ▲디지털 트윈 물관리 플랫폼(현실 세계를 복제한 가상 세계에서 물관리를 모니터링하고 사전 시뮬레이션하는 시스템) ▲AI 정수장(스스로 운전하는 정수장) ▲스마트 관망관리 솔루션(AI 기술을 결합한 수돗물 공급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더욱 발전시킨다는 포부를 밝힌 셈이다.

한수공은 현재 수자원과 수도 등 모든 분야에서 하루에 약 74억건의 데이터를 생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AX(AI 전환)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디지털전환추진단을 구성해 조직을 개편하고, 데이터 인프라와 생성형 AI 서비스 구축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런 노력을 더 고도화해서 AI 기반의 초연결 업무 환경을 구축하고, AI 자율운영형 물관리 인프라를 실현한다는 플랜이다. 여기에 머물지 않고 글로벌 집단지성 생태계 조성으로까지 나아가는 3대 목표를 수립했다.

한수공은 국내외에서 점차 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달 12일 AI 정수장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글로벌 인프라 품질 인증인 ‘BDN(Blue Dot Network)’을 획득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BDN 인증은 지속가능성, 경제성, 환경·사회적 책임, 투명한 거버넌스 등 국제 기준을 충족한 인프라에 부여되는 글로벌 품질 보증 제도다. 물 분야에서 BDN 인증을 받은 것은 AI 정수장이 세계 최초다.

 

AI 정수장으로 만들어진 화성정수장 (사진=한수공)

AI 정수장은 8개의 정수 처리 공정에 대한 자율운전 체계로 화성정수장에 2021년부터 2022년까지 표준모델을 구축했다. 정수 처리 전 과정을 AI와 빅데이터로 운영하고, AI가 스스로 학습해 관리하는 스마트팩토리형 정수장이다. 광역정수장 42개소로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에는 세계경제포험(WEF)에서 물 분야의 공공 서비스로 ‘글로벌 등대(Global Lighthouse)’로 선정되기도 했다. 국제표준화기구(ISO)가 공인하는 글로벌 표준기술 승인 단계에도 진입했다.

국내에서도 많은 상을 받았다. AI 정수장으로 지난달 20일에는 장영실상을 수상했다. 장영실상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주관하는 상이다. 기술 혁신으로 국가 산업 발전에 기여한 기관과 기업, 연구조직에게 수여한다. 지난해에는 ‘대한민국 올해의 10대 기계 기술상’을 받았다.

한수공은 오는 2027년까지 AI 정수장의 국제표준 제정을 주도하고, AI 물관리 기술의 글로벌 확산을 가속화 할 계획이다.

‘디지털 트윈 물관리 플랫폼’ 분야에서도 점차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 섬진강 유역 시범 구축을 시작으로 5대강 유역으로 확대한 후, 전 국토에 플랫폼을 구축했다.

해외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5개 도시에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구축했으며, 올해 미국 현지 실증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전문가 인력풀 강화…AI 로드맵 구체화



한편으론 외부 전문가들과의 네트워크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18일 대전 본사에서 ‘AI 전환(AX) 미래전략 콘퍼런스’를 개최, 정부의 AI 대전환 정책과 연계해 공공 산업 분야의 방향성에 대해 논의했다.

국가AI전략위원회 명승환 교수가 ‘공공 부문 AI 대전환 정책’, 고려대 최상옥 교수가 ‘AX 거버넌스 구축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한국능률협회의 ‘한국수자원공사 AX 전략 수립 컨설팅 중간성과’, 한국남부발전의 AX 추진 사례 발표도 이어졌다.

 

한국수자원공사가 ‘AI 전환(AX) 미래전략 콘퍼런스’를 열고 있다. (사진=한수공)

한수공은 이런 콘퍼런스를 계기로 쌓은 외부 전문가 네트워크를 AX 협력 체계로 넓혀가고 있다. 물관리 분야에 AI 활용을 체계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로드맵을 정교하게 만든다는 계획이다. 조직 전체의 업무 체계와 프로세스를 AI 중심으로 재편하는 방향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한수공이 AI 전환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기후위기가 심화되는 미래 사회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물 자원은 미래인류의 삶과 국가 운영에 필수적인 요소다. 가뭄과 폭우 등 전 지구적인 극단적 기후 현상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강우 예측과 댐 및 상하수도 관리 등에 AI 시스템을 활용해 정확하고 안전한 치수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한다.

한수공 관계자는 CNB뉴스에 “기후 위기와 물 재해 대응을 강화하고 AI 기반의 물관리로 반도체 등 국가 전략산업을 지원할 것”이라며 “2030년까지 AI 물관리 분야에서 세계 1위 기업으로 도약해 대한민국이 AI 3대 강국으로 나아가는데 기여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CNB뉴스=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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