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이 ‘5·18 정신 헌법 전문 게재’를 반대한 것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매우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김 최고위원은 14일 자신의 SNS을 통해 “지난 3월 12일 오전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해 교인들 앞에서 언급한 저의 모든 발언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매우 죄송하다. 앞으로 조심하겠다”라는 사과문을 올리면서 “5.18 정신의 헌법전문 게재에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란 사실도 알려드린다”라고 발언 이틀 만에 진화에 나섰다.
앞서 김 최고위원은 극우 보수 인사인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 주일예배에 참석해 5.18 정신의 헌법 수록과 관련해 “그건 불가능하다. 반대”라고 하면서 ‘그냥 전라도에 립서비스 하려고 (말)한 것이냐’라는 질문에 “표를 얻으려면 조상묘도 파는 게 정치인 아니냐”고 답했다.
이 같은 김 최고위원의 발언이 알려지자 윤석열 대통령의 과거 대선 시절 발언 및 김기현 대표의 생각과도 배치됐다는 점에서 국민의힘은 물론 야당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 2021년 7월17일 광주MBC에 출연해 “저는 5.18 정신이 헌법 전문에 게재되는 데 조금도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으며, 당선 후인 지난해 42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도 참석해 “5월 정신은 보편적 가치의 회복이고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라며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아울러 국민의힘 김 대표도 지난해 5월 18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5.18 정신 헌법 수록과 관련해 “매우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이 있다. 당의 의견을 한번 수렴해볼 때가 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은 14일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광주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입장을 이미 여러 차례 드러낸 바 있다”면서 “‘5·18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입장은 확고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병민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에 출연해 “동료 최고위원의 발언이어서 제가 평가하기가 조금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우리 국민의힘의 강령, 정강정책을 보면 이 5.18 민주화 운동 정신을 이어간다고 하는 부분들이 명확하게 적시돼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조수진 최고위원도 다른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김 최고위원의 발언이) 적절하지는 않았다”며 “헌법을 개정하게 되면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의 발전과 관련한 모든 운동, 5.18을 포함해 헌법 전문에 담겨야 된다는 건 대통령의 대국민 약속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전북 남원·임실·순창이 지역구인 같은당 이용호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대통령이 신중하게 발표한 공약을 ‘조상 묘’ 운운하며 가벼이 평가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사견이라고 어물쩍 넘어갈 게 아니라 당당히 사과하는 게 옳다”고 비판했다.
야권도 강하게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황명선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5·18 정신을 희롱하지 말라”며 “국민의힘은 김 최고위원의 망발에 대해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