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말말] 尹 "UAE의 적은 이란" vs 민주당 "대통령의 입이 최대 안보 리스크"

野 “또 외교 참사, 한심한 대통령”…與 “장병들 격려 취지로 한 말”

심원섭 기자 2023.01.18 10:53:25

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간) 현지에 파병 중인 아크부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이라고 발언해 자칫하면 한국이 이란을 ‘적국’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17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은 해당 발언을 ‘외교참사’로 규정하며 "대통령의 입이 최대 안보 리스크"라고 몰아붙였고, 국민의힘은 “장병들 격려 취지로 한 말로서 표현상의 문제”라고 수습하면서 순방 성과를 부각하는데 주력하는 등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각) 아부다비에 파병 중인 아크부대 장병들을 격려차 만나 인사말을 통해 “여러분들이 왜 UAE에 오게 됐느냐, UAE는 바로 우리의 형제국가이기 때문”이라며 “여러분들이 국가로부터 명 받아서 온 이곳은 타국 UAE가 아니고 여기가 바로 여러분의 조국”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형제국의 안보는 바로 우리의 안보다.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이라며 “두 나라(이란과 북한)는 서로 여러 가지 군사적인 협력을 하고, 많은 군사적 정보 기술을 공유하고 있다. 우리와 UAE가 매우 유사한 입장에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과 이란은 지난 1962년 수교를 맺어 올해는 양국 수교 61년째로 지난 1980년 수교한 UAE보다 수교를 한 기간이 훨씬 더 긴 만큼 문화·경제 교류 역사도 오래됐다.

그리고 UAE와 이란은 역사적으로 적지 않은 갈등을 겪은 국가이지만, 지난해 8월 UAE 외교·국제협력부는 6년 만에 주이란 대사를 다시 보내는 등 관계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이에 이란 나세르 카니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한국 대통령의 발언은 이란이 UAE를 포함한 페르시아만 연안 국가들과 역사적이고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은 물론, 이와 관련해 빠르게 진행 중인 긍정적 발전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윤 대통령의 ‘비외교적(undiplomatic)’ 발언을 심각하게 지켜보고 검토하고 있다. 한국 정부의 답변을 기다린다”고 즉각 반응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김현정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의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 발언은 국익을 해치는 외교적 실언”이라며 “우리나라가 이란을 군사적 위협 세력으로 여기고 있다는 매우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또한 이란과의 긴장감을 키워 UAE에 파병된 아크부대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위험한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그리고 김 대변인은 “이란은 1970년대 대한민국 중동 건설 붐으로 인연을 맺었고, 2016년 ‘포괄적 파트너십’을 채택한 우호협력국이다. 현재는 미국 주도의 제재로 인해 직접 교역이 어렵지만 이란의 지정학적 위치, 중동 사회의 위상에 비추어 적으로 돌려서 국익에 도움 될 것이 하나도 없다”면서 “외교는 적을 줄여가는 것인데 오히려 적을 늘리겠다는 말인가. 참으로 ‘한심한 대통령’”이라고 맹비난했다.

민주당 윤석열 정권 외교참사·거짓말대책위원회도 성명서 통해 “올해 첫 해외 순방에 나선 윤 대통령이 외교적으로 매우 부적절한 발언으로 또다시 ‘해외순방 리스크’를 드러냈다”면서 “국군 통수권자로서 해외에서 고생하는 장병을 격려하는 차원을 넘어, 이란을 대한민국의 적으로 삼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매우 위험천만한 발언”이라고 비판에 가세했다.

반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진석 의원은 국회 외통위 전체 회의에서 “UAE 국민들은 이란을 최대 위협국가로 보고 있고, 적대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며 “표현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상대를 자극할 수도 있고 하는 문제인 것”이라고 두둔했다.

윤재옥 의원은 "윤 대통령의 UAE 순방은 아주 많은 성과를 거뒀다"며 "엄청난 외교적 성과를 냈는데 불필요하게 확대해석되지 않도록 적절한 조처를 해야 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도 "현지에서 순방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한 그런 취지의 말씀이셨다"며 "UAE가 당면한 엄중한 안보 현실을 직시하면서 열심히 근무해라, 그런 취지에서 한 발언이고, 현재의 한-이란 관계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외교부도 “보도된 발언은 UAE에서의 임무수행에 최선을 다하라는 취지의 장병 격려 차원 말씀이었다”며 “이란과의 관계 등 국가 간의 관계와는 무관한바, 불필요하게 확대 해석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거들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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