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항 한달 ‘이재명호’ 성적표는?

민생·통합 드라이브 속 ‘사법 리스크’ 뇌관

심원섭 기자 2022.09.27 11:11:30

이재명 대표가 지난 8월 28일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제5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뒤 당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호’가 28일로 출항 한 달을 맞았다.

 

양대 선거 패배를 겪은 민주당의 쇄신과 당내 통합이라는 사명을 부여받은 이재명 대표의 한 달은 순탄치 않았다.

검찰과 경찰이 잇따라 이 대표 본인을 비롯해 가족을 향한 수사에 속도를 내면서 취임 초반부터 ‘사법 리스크’와 맞닥뜨리게 된 것은 물론,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로 당 지도부가 꾸려진 것에 대한 내부 불만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른바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대세론을 등에 업고 77.7%라는 압도적인 지지로 무난히 당권을 거머쥔 이 대표의 지난 한 달 성적표를 두고는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 전당대회에서부터 줄곧 ‘민생 최우선’을 강조했던 이 대표는 대여(對與) 공세는 최고위원이나 원내 지도부에 일임하고 자신은 취임하자마자 당내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를 꾸려 연일 민생 행보에 집중하는 '투 트랙 전략'이 효과를 본 것이다. 

그리고 이 대표는 취임 직후 경선 경쟁자였던 박용진·강훈식 의원은 물론 당내 초·재선, 3선 이상 중진들과 잇따라 오·만찬을 하는 등 당내 스킨십을 강화해 전당대회 당시 불거졌던 당내 계파 간 갈등이 일단 수면 밑으로 가라앉는 성과도 냈다. 

수도권 한 재선의원은 26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정기국회 주도권 싸움에서 169석 거대 야당의 위력을 발휘하려면 무엇보다 당내 통합이 우선이라는 판단에 따라 의원들과 수시로 식사하고 통화하면서 소통하고 있는데, 이런 자세는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의 노선은 28일 예정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보다 선명하게 드러날 전망이다.

 

반면, 이 대표는 취임 초반부터 이미 재판에 넘겨진 공직선거법 위반(허위 발언) 혐의는 물론, 성남FC 후원금 의혹, 대장동·백현동 개발 의혹 등 불어닥친 검찰발 ‘사법 리스크’는 첩첩산중이다. 

민주당은 검찰이 이들 의혹과 관련해 죄다 이 대표를 기소할 것으로 판단하고 법률위원회와 별도로 ‘정치 보복 수사’에 대한 대응 기구인 당내 매머드급 정치탄압대책위원회를 꾸렸으며, 이 대표는 개인 변호인단을 구성해 법정 공방에 나서는 등 만반의 준비에 돌입한 상태다.

하지만 사법 리스크가 장기화 될 경우, 당내 견제 세력들이 들고 일어나 해묵은 계파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여기에다 좀처럼 30%대 초중반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당 지지율 역시 고민거리다. 지지율 정체가 이 대표의 아킬레스건인 사법 리스크와 결부돼 있다는 시선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비이재명계 한 의원은 통화에서 “이 대표에 대한 ‘사법 리스크’ 의혹이 한두 개가 아니기 때문에 모두 결백임이 밝혀지려면 1년을 훌쩍 넘길 것”이라며 “이대로라면 총선 직전까지도 당 지지율이 이 상태로 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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