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역시 화두는 ‘인공지능’
양사, AI 홈·모빌리티로 출사표
집부터 이동수단까지 전면 변화
그동안 벼린 기술을 펼칠 멍석이 올해도 깔린다.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5가 오는 7일~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다. 매년 새해 벽두에 막을 올리는 CES는 세계적 IT 기업들의 1년 농사, 혹은 보다 먼 ‘미래 먹거리’까지 한눈에 살필 수 있는 자리다. 올해도 역시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가 혁신 기술을 무기로 참전한다. 개막에 앞서 이들이 선보일 신기술을 미리 살펴봤다. (CNB뉴스=선명규 기자)
작년 행사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열쇳말은 AI(인공지능)다. 이번 CES의 주제는 ‘몰두하다’, ‘착수하다’란 뜻의 ‘다이브 인’(Dive in)이다. 구체적으로 기술을 통해 연결하고(Connect), 문제를 해결하며(Solve),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자(Discover)는 메시지가 담겼다. 업계에서는 일상에 깊이 파고든 AI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엿보는 장이 마련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달 초 공개한 행사 초대장에서도 핵심 화두는 일치한다.
삼성전자는 개막 하루 전인 6일(현지시간) 프레스 콘퍼런스를 열고,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DX 부문장)이 ‘AI for All: Everyday, Everywhere(모두를 위한 AI: 경험과 혁신의 확장)’를 주제로 Home AI 전략을 공개할 예정이다.
LG전자는 같은 날 회사의 비전을 알리는 행사인 LG 월드 프리미어(LG World Premiere)를 개최한다. 주제는 ‘공감지능과 함께하는 일상의 라이프스 굿(Life’s Good 24/7 with Affectionate Intelligence)’이다. 지난 CES 2024에서 LG전자는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의 개념을 공감지능(AI, Affectionate Intelligence)으로 재정의했다. 이번 행사에서 대표 연사로 나서는 조주완 CEO는 AI 기술 혁신이 일상을 변화시키는 미래 청사진을 제시할 계획이다.
AI로 전복되는 일상
CES 2025에서 삼성전자는 ‘집’에 ‘다이브 인’한다. ‘AI 홈’이 탑재된 스크린 가전 신제품을 대거 공개한다. ‘AI 홈’은 제품에 설치된 터치스크린을 통해 스마트싱스(SmartThings)로 연결된 모든 가전을 원격으로 모니터링·제어하는 솔루션이다. 예컨대 한 화면에서 여러 가전을 모두 켜고 끌 수 있는 것이다.
이번에 선보이는 제품은 비스포크 냉장고와 비스포크 세탁기·건조기다. 각각 9형 터치스크린과 7형 터치스크린을 탑재했다.
특히 패밀리 허브와 9형 터치스크린이 탑재된 냉장고는 직접 스마트싱스 허브(hub) 역할을 수행한다. 별도의 스마트싱스 허브를 구매하지 않아도 도어록, 커튼, 블라인드, 조명까지 제어가 가능한 것이 특징.
삼성전자 DA사업부 문종승 부사장은 “삼성 스크린 가전은 스크린 기반의 ‘AI 홈’을 통해 매끄러운 기기 연결 경험을 제공하는 확실한 경쟁력을 갖췄다”며 “앞으로도 사용자가 가사의 수고를 덜고 폭넓은 기기 연결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AI 가전과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이동수단’에 ‘다이브 인’한다. 이번 CES에 공감지능(AI)을 적용한 첨단 모빌리티 기술인 ‘인캐빈 센싱(In-Cabin sensing, 운전자 및 차량 내부 공간 감지)’ 솔루션을 체험하는 공간을 마련한다.
부스 안에 콘셉트 차량을 설치해 몰입도를 높인다. 관람객이 차량에 탑승해 가상으로 운전하는 방식이다. 타자마자 신기술이 질주한다. AI가 안전벨트 착용 여부를 판단하고, 올바르게 매거나 반드시 장착하라고 알려준다.
운전자 표정도 인식한다. 기쁨, 보통, 짜증, 화남 등 네 가지 기분으로 파악해 디스플레이에 이모티콘으로 표시한다. 실시간으로 심박수도 측정해 숫자로 보여준다. 운전 중 건강 이상이 발생해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는 기능인 셈.
안전을 위한 기능은 더 있다. 인캐빈 센싱 솔루션이 카메라와 센서 등으로 차량 내부를 감지·분석해 교통사고를 예방한다.
구체적으로 차량 내부 통합 모니터링 시스템이 카메라로 운전자의 시선, 머리 움직임을 세밀하게 감지해 분석한다. 운전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거나 전방을 주시하지 않는 등 부주의한 행동이 감지되면 경고음을 낸다.
신기술은 주행 편의성도 높인다. 외국어로 표기된 도로 교통 표지판을 실시간으로 번역하고, 의미도 설명해주는 식이다.
LG전자 VS사업본부장 은석현 부사장은 “운전자와 공감하는 AI기술을 적용한 인캐빈 센싱 솔루션을 통해 운전자들에게 안전하고 즐거운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막 앞두고 혁신상 대거 수상
양사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가 매년 CES 개막에 앞서 출품작 중 가장 빼어난 제품과 서비스를 선정하는 ‘CES 혁신상’을 올해도 대거 받았다. 행사 정식 시작을 앞두고 이들이 선보일 신기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영상디스플레이 16개, 생활가전 4개, 모바일 5개, 반도체 3개, 하만 1개 등 총 29개의 혁신상을 받았다.
영상디스플레이 부문에서는 업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제품이나 기술에 수여하는 최고 혁신상 3개를 수상했다. 이밖에 2025년형 TV, 모니터 등 신제품과 서비스로 13개의 혁신상을 수상했다.
생활가전 부문에서는 냉장고에 보관된 식재료를 스마트하게 관리하는 ‘AI 비전 인사이드’ 기능을 포함한 2025년형 가전 신제품과 서비스로 4개의 혁신상을 수상했다.
LG전자는 최고 혁신상 3개를 포함해 총 24개의 CES 혁신상을 받았다.
특히 LG 올레드 TV는 영상디스플레이와 화질 부문에서 최고 혁신상을 포함해 총 6개의 혁신상을 받았다.
LG전자 플랫폼 기반 서비스 사업의 핵심으로 꼽히는 독자 스마트 TV 플랫폼 ‘webOS’는 사이버보안 부문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이밖에 생성형 AI를 탑재한 AI홈 허브 ‘LG 씽큐 온(ThinQ ON)’, ‘이동형 AI홈 허브(프로젝트명: Q9)’, ‘LG 울트라기어 올레드 게이밍 모니터’ 등이 혁신성을 인정받았다.
한편 CES 2025에는 전 세계 160개국에서 4500여개 기업이 참가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8년 만에 기조연설에 나설 예정이라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이번에 차세대 AI 가속기 ‘블랙웰’ 등의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AI와 가속 컴퓨팅 기술이 미칠 영향에 대해 논의한다.
(CNB뉴스=선명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