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뉴스=신규성 기자) 김종한 작가의 사진전 ‘맛과 빛’이 7일부터 오는 13일까지 대구 수성구 대구은행 본점 별관에 있는 DGB갤러리에서 열린다.
김종한 작가는 2017년 12월에 ‘나무가 있는 풍경’이라는 주제로 첫 전시회를 개최한 후 5년 만에 두 번째 전시회를 개최한다.
김종한 작가는 30년 동안 공직생활을 했으며, 2023년 11월 대구시 행정부시장을 마지막으로 퇴직하고 현재는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 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의 테마는 ‘맛과 빛’이다. 소재는 우리가 흔히 먹는 과일이다. 작품은 모두 26점이 전시된다. 전시되는 작품 속의 과일은 모두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과일들이다. 엄격하게는 채소로 분류되는 것도 있다.
흔히 사람들은 과일을 먹는 것이란 관점으로만 생각하지만, 사실 과일은 그 식물이 종족을 이어가기 위한 치열한 진화의 결과물이다. 과일에서 우리가 관심을 갖는 것은 과육이지만 진정한 과일은 과육 안에 숨어있는 씨앗이다. 과육은 씨앗이 멀리 퍼져가게 하기 위한 매개체이다. 과일 속에 있는 씨앗이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미 식물의 그늘 바로 아래에 뿌리를 내려서는 아니 된다. 씨앗은 어미 식물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아야 햇빛을 많이 받아 제대로 클 수 있다.
발이 없는 과일이 어미 식물에게서 멀리 떨어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그것은 동물의 힘을 빌리는 것이다. 맛있게 보이는 과일을 동물들이 따먹게 되고, 결과적으로 씨앗도 같이 먹힌다. 동물이 과일을 먹고 돌아다니다가 배설하면 씨앗이 소화되지 않고 배설물 속에 썩여 사방으로 흩어지게 된다. 과실과 동물이 공생하는 것이다.
과일이 동물들에게 잘 먹히려면 과일이 잘 익어 맛있다는 것이 외부로 나타나야 한다. 과일이 잘 익었다는 것을 동물들에게 알릴 수 있는 방법은 거리에 따라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 방법은 가장 흔하고 멀리에서도 금방 알 수 있는 방법으로, 빨갛거나 노랗게 익은 과일 껍질의 색깔이다. 두 번째로, 과일이 내뿜는 달콤한 향기는 그리 멀리가지는 않지만, 동물들의 후각을 자극하여 과일을 따먹게 한다. 마지막 방법은 과일이 완전히 익어 터진 과육의 농염한 색깔이다.
작가는 과육의 아름다움에 주목했다. 과육은 껍질보다 대부분 훨씬 더 유혹적이다. 숙성 터진 과육의 색깔은 농염한 아름다움을 우리들에게 던진다. 작가는 잘 익은 과일 껍질 속에 숨어있는 과육의 농염한 아름다움을 모두 포착하고자 했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눈으로 보는 과육의 색깔은 빛이 과육에 떨어지고 그 반사된 빛의 색깔 즉 반사광의 색깔이다. 과육 표면에서 반사된 빛은 과육이 갖고 있는 아름다움을 전부 나타내지는 못한다.
과육이 동물을 유혹하기 위해 진화한 아름다움은 과육 덩어리 속 전체를 보아야 제대로 알 수 있다. 그래서 작가는 과육 덩어리 속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위한 작업을 시작하였다. 빛이 과육을 투과한 경우 비치는 모습을 포착했다. 특히, 우리 땅에서 생산되는 과일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