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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하의 공문(工文)산책] 다가가면 저절로 꺼진다? 거북목 막는 스마트폰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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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최규하기자 |  2022.12.29 11:50:34

과학기술의 원리나 지식에 인문학을 접목해 인본주의적 과학기술을 창출해 나가자는 주장인 ‘공문(工文)’이 한국사회에 처음으로 등장하고 있다. 특히 꽃다운 젊은이 158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가 과학적·인문학적 시스템의 부재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공문’의 필요성이 더 절실해진 상황이다. 이에 CNB뉴스는 공문의 창시자인 최규하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 석좌교수의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최 교수에 따르면, 공문은 ‘인간에 의해 기술이 그리는 무늬’로 정의된다. 최 교수는 “인간에 의한 ‘기술의 동선’이 공문”이라며 과학기술계의 동참을 요청하고 있다. <편집자주>



 

최규하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 석좌교수.

약 138억 년 전에 있었던 빅뱅(대폭발)으로 하나의 점이었던 우주는 아주 짧은 순간에 크기가 늘어나면서 급속히 팽창하여 오늘의 모습에 이르렀다. 구스의 이론에 따르면, 폭발 직후 1초를 1 다음에 0이 무려 43개나 달려있는 아주 큰 숫자로 나눈 극히 짧은 순간이 지나서야 ‘중력’이 나타났다. 비록 극히 짧은 시간이었지만 온 우주에 중력이란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후 엄청난 시간이 지나서 이러한 중력의 현상을 1687년 뉴턴이 만유인력 법칙으로 정리해 버렸다. 중력이 생긴 직후 전자기력과 원자핵에 작용하는 힘들도 생겨났었다.

‘돌도끼’가 ‘폰도끼’로 진화

위대한 과학자 뉴턴이 세상을 떠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제1차 산업혁명이 시작되었다. 와트의 증기기관 도입으로 시작된 제1차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지구의 과학기술은 급속히 발전하게 되었다. 연이어 일어난 제2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전기 기술이 주도하였고, 또 제3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컴퓨터와 인터넷에 의해 과학기술은 엄청난 발전을 거듭하여 오늘날 소위 4차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시대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이러한 많은 기술 들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을 들자면 디지털 혁명의 주역은 역시 컴퓨터와 스마트폰일 것이다. 실로 컴퓨터와 스마트폰은 우리 현대인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았다. 요즘 사무실에서 컴퓨터를 필요로 하지 않는 업무란 상상하기 힘들다. 온종일 컴퓨터와 씨름하는 게 주된 작업인 직업들도 무척 많아졌다. 국가의 업무는 물론 경제, 무역, 교육 및 연구개발 등의 모든 분야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컴퓨터에 의해 처리되고 있다.

출퇴근으로 늘상 이용하는 버스나 지하철 속을 살펴보자. 너무 복잡해서 제대로 서 있기조차 힘들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무언가를 찾고 보고 또 뒤적거리고 있다. 귀중한 정보들을 손 안에서 빠르게 또 쉽게 찾아낼 수 있고, 스스로 가진 좋은 정보들을 모두에게 공유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과거 원시인에는 돌도끼로 자연의 공간에서 먹거리를 채집했다면 이제 현대인들은 ‘폰도끼’로 가상의 공간에서 데이터를 채집하고 있다.

십여 년 전 미국 어느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컴퓨터나 휴대폰 없이 주말을 보내고 그 소감을 써오라는 숙제를 부과했다. 핸드폰이나 컴퓨터가 없으니 가족들과 대화하고 집안일을 도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는 학생들도 있었지만, ‘사막에 내던져진 것 같았다’는 예상외의 소감을 써낸 학생들도 있었다는 것이다. 바로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없는 세상을 황무지요 곧 디지털 사막이라 여길 만큼 이미 우리는 디지털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근래에 와서는 디지털 이주민과 디지털 원주민을 심지어 구분하고 있지 않은가. 앞으로 빅데이터, 인공지능 및 사물인터넷 기술 등과 융합되면 그 발전의 끝을 가늠하기 힘들 것 같다.

‘디지털 인력’으로 거북목 현상

그런데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게 바로 ‘거북목’ 현상이다. 이게 심해지면 거북목 증후군으로 불리는데, 현대인의 절반 이상이 이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니, 심각하다. 거북목이 심해지면 뒤 목 아래 경추 7번 뼈 일부가 돌출되는 버섯증후군으로까지 발전될 수 있다고 한다. 자료에 따르면 특히 고개가 앞으로 1cm 빠질 때마다 목뼈에 가해지는 하중이 2~3kg이 증가한다고 하니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컴퓨터나 휴대전화를 장시간 사용해 거북목 증후군 증세를 보이는 임직원을 위해 운동치료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리는 스마트폰을 붙잡는 순간 그 속으로 한없이 빨려들고 만다. 그것은 게임, 영화 및 애니메이션 등 매우 흥미로운 콘텐츠들을 제공하는 디지털 기기에 위대한 과학자 뉴턴이 미처 규정하지 못한 어떤 힘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디지털 인력(引力)’이다. 그때 작용하는 힘으로 사람들의 목은 거북목처럼 당겨지는데, 관심이 높고 흥미로울수록 큰 힘이 작용하여 두 눈 가까이 화면이 당겨지거나, 심지어 크게 뜬 두 눈을 화면으로 가까이 들이대기도 한다. 어떤 경우에는 보는 이의 눈이 약간 튀어나오는 현상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디지털 인력은 들여다보는 사람의 관심도와 제공되는 콘텐츠의 흥미도의 곱에 비례하고, 눈과 화면 사이의 거리 제곱에 반비례한다고 공학적으로 풀면 무리한 것일까.

과거 어린아이들이 너무 가까이 TV를 보려고 하면 화면이 저절로 꺼지는 기능이 있었다. 컴퓨터 또는 스마트 폰을 들여다볼 때 가까이 다가가면 화면이 저절로 꺼지는 기능을 추가하여 디지털 인력으로 인한 거북목 증후군을 해결해 보면 어떨까 싶다.

곧 다가올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의 기술발전으로 유용한 메타버스 시대가 열리면 디지털 세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이제 컴퓨터나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국민의 목 건강을 고려한 거북목 방지기술 개발에 관심을 기울였으면 한다.


* 최규하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 석좌교수, 전 한국전기연구원장, 전 건국대 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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