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25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해 이틀 차 인사청문회를 연다. 여야는 전날에 이어 이 후보자의 적격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전날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가 다년간의 언론 현장 경험에 더해 경영과 행정 역량을 갖춘 방통위원장직 적임자”라고 강조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야당은 이 후보자의 대전MBC 사장 재임 시절 법인카드 유용 의혹 및 정치 편향성 논란 등을 문제 삼으며 사퇴를 촉구했다.
특히 야당은 이 후보자에게 ‘문화예술인 편 가르기’ 의혹과 관련한 질의를 하겠다며 이 후보자가 과거 좌파 연예인으로 분류했던 코미디언 노정렬·강성범, 영화감독 박찬욱·봉준호, 영화배우 문소리·정우성 등의 참고인 출석을 요구한 상태지만 대부분 불출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자에 대한 국회 과방위의 첫날 인사청문회에서는 방송통신위원장으로서의 자질과 도덕성이 도마에 올랐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가 공영방송 정상화의 적임자”라고 강조한 반면, 민주당 등 야당은 그의 정치 편향 논란과 과거 발언 등을 문제 삼으며 사퇴를 촉구하는 등 날 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은 “후보자에 대해 비난이 많지만 유리 천장을 뚫은 여성 언론인, 방통위를 새롭게 진작시킬 분”이라고 두둔했으며, 같은 당 최수진 의원은 “이 후보자는 1986년부터 MBC에 입사해 30여 년 언론 현장에서 일했고 사장도 역임해 경영과 행정 역량을 갖췄다”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2인 체제의 방통위 운영은 불법’이라는 야당 주장에 “법률에도 재적 위원의 과반으로 결정한다고만 돼 있다”면서 “2인 체제 의결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위법성은 없다”고 옹호하기도 했다.
반면, 민주당 황정아 의원은 이 후보자가 MBC의 ‘바이든-날리면’ 보도와 관련해 ‘지금 언론은 흉기’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대통령의 인사 기준은 바닥 밑 지하실에 있나”라며 “매카시즘에 휩싸인 극우 유튜버스러운 인사”라고 비판했다.
또한 같은 당 박민규 의원은 “이 후보자가 임명되면 불법적 방통위 2인 구조에서 방문진과 KBS 이사 선임을 강행할 것”이라며 “정치권과 여론은 강하게 반발할 거고 탄핵 발의도 뒤따라 길어야 몇 달짜리의 ‘제3의 이동관’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뿐만 아니라 민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가 MBC 간부와 대전 MBC 사장 재직 시절 법인카드를 유용했다는 의혹을 두고도 “공영방송 간부가 국민 혈세를 이렇게 썼다는 것을, 국민은 용납 못 한다”며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주장하며 사퇴를 촉구했다.
그러나 이 후보자는 야당 의원들의 서울과 대전의 호텔과 백화점, 노래방, 단란주점, 빵집, 슈퍼마켓 등에서 쓴 카드 내역 제시에도 불구하고 “모두 업무 용도였다” “구체적인 내용을 기억하지 못한다”라고 발뺌했다.
청문회 후반부에는 김재철 전 사장을 비롯해 권재홍 전 부사장 및 노조 관계자 등 과거 MBC 파업 과정에서 대립한 MBC 전현직 임직원들이 대거 출석하여 ‘MBC 청문회’를 방불케 했으며, 특히 지난 2012년 MBC 파업 당시 사측의 여론조작 의혹과 관련해 증인으로 채택된 국민의힘 김행 전 비상대책위원은 질문을 단 한 차례도 받지 못한 채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