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또 한 번의 ‘탕평인사?’…오태석 우주청장, 임명 배경은?

朴·尹 정권 요직 거친 ‘보수 인사’…취임식서 “우주항공 5대 강국 실현” 강조

심원섭 기자 2026.02.05 11:25:11

신임 오태석 제2대 우주항공청장은 4일 오전 사천 충혼탑을 참배한 뒤, 우주항공청 1층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우주항공청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일 오태석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장(KISTEP)을 제2대 우주항공청장으로 임명한 배경을 두고 청문회에서 낙마한 이혜훈 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이어 또 한번의 ‘탕평 인사’라는 평가가 나오는 등 다양한 분석이 뒤따르고 있다.

오 청장은 1968년생 전북 순창 출신으로 전주고등학교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1년 행시 35회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뒤,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 2013년 10월부터 2015년 6월까지 청와대 과학기술비서실 선임행정관과 미래창조과학부 창조경제기획국장을 거쳐 윤석열 정부인 2022년 5월부터 2023년 7월까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을 지낸 뒤 2025년 4월부터 우주청장 임명 직전까지 KISTEP 원장을 맡았다.

이처럼 오 청장은 박근혜·윤석열 정부에서 청와대(대통령실) 선임행정관과 제1차관 등 요직을 거친 이력으로 보수 정권 인사로 분류되는 까닭에 이번 발탁을 두고 ‘이재명식 탕평 인사’라는 분석과 함께 그 배경에 관한 궁금증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여의도 정치권과 과학계 안팎의 평가에 따르면 “윤영빈 초대 우주청장이 교수 출신으로 ‘조직의 궤도 안착’의 임무를 맡았다면, 차기 청장은 본격적인 ‘조직의 도약’을 이끌어야 하기때문에 정통 과학기술 관료 출신인 오 청장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과기정통부 시절 함께 일한 바 있다는 한 우주청 관계자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성품은 무척 온화한 분이면서도 업무적으로는 하드(hard)하게 일했던 기억이 난다”며 “오래전이지만 조직원 사기 관리도 잘하셨고, 과거 (과기정통부) 1차관까지 하셨다는 건 그만큼 업무 능력도 평가받았다고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분석했다.

같은 맥락으로 오 청장은 과학기술 정책 개발부터 ▲연구개발 사업 기획·평가 ▲과학기술 데이터 관리·분석 ▲과학기술 협력 네트워크 구축 등 국가 과학기술 정책 개발과 R&D 예산의 배분과 평가를 총괄하는 기관인 KISTEP을 이끌면서 국가 R&D 예산에 대한 이해도 한층 깊어졌을 것으로 평가해 결국 ‘실무 능력’을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오 청장은 윤석열 정부 초기 과기정통부 1차관이자 누리호 발사관리위원장으로 누리호 2·3차 발사 성공을 직접 이끌었던 데 이어 올해와 내년에 누리호 5·6차 발사를 연이어 계획하고 있다는 차원에서 오 청장의 조직 관리와 함께 우주항공 기술개발 부문에 대한 이해력 측면에서 이 같은 경험은 강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청와대 역시 지난 2일 오 청장 임명을 발표하면서 “과기정통부 1차관 재임 시절 누리호 발사 관리 위원장으로서 누리호 발사 과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우주항공 기술과 산업은 물론 우주항공청 조직에 대한 이해가 높다”며 “과학기술 정책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을 우주 항공 강국으로 이끌어 갈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와 관련 과학계 한 대학교수는 4일 오후 CNB뉴스에 “진보성향이 강한 이재명 대통령이 역대 보수 정권에서 몸담았던 오태석 청장을 우주청장에 임명한 것은 정치적으로는 이재명식 능력 중심 탕평 인사로 볼 수 있다”면서 “정파적 이해관계보다는 실력과 전문성을 우선시했다는 의미로서 보수 정부 인사를 중용하면서 ‘진영 논리’보다 국가이익을 앞세운다는 신호를 주려는 의도도 엿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교수는 “특히 이번 인선은 연구자 중심이었던 초대 청장 체제에서 벗어나, 조직을 안정화하고 본격적인 예산 집행력을 확보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면서 “정부 부처 간 예산을 조율하고 대규모 국책 사업을 효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행정 베테랑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한편 신임 오 청장은 4일 사천 우주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우주항공을 국가 미래 전략 산업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우주기술 자립화를 통해 K-스페이스 시대를 열어 가자”면서 “우주항공 5대 강국 실현을 위해 조직문화와 신뢰를 갖춰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오 청장은 “우주항공청 출범 이후 준비해 온 주요 과제들을 이제는 성과로 연결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다”며 “실질적 성과 창출을 위한 핵심 과제들을 하나씩 차분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하면서 △누리호 5차 발사 완수 및 민간 발사서비스 전환 기반 조성 △중·대형 위성 개발·운영 역량 고도화 △달 탐사 후속 과제와 국제 공동 탐사 사업 준비 △우주와 항공이 연계된 정책 체계 구축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오 청장은 “민간 주도 연구개발(R&D) 확대와 기술사업화를 통한 산업 생태계 육성, 국제협력 강화도 주력하겠다”고 밝히면서 “성과는 경쟁이 아니라 신뢰 속에서 만들어지며 직급과 직종을 넘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실수는 함께 보완하며, 성과는 함께 나누는 조직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