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직 내려놓는다”…당선 146일 만에 사퇴
“비상계엄으로 고통받은 국민께 죄송…제가 부족”
“극단주의자들에 잠식당하면 보수의 미래 없을 것”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지난 7·23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지 146일 만인 16일 “최고위원들의 사퇴로 최고위원회가 붕괴돼 더 이상 당 대표로서 정상적 임무 수행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에 당 대표직을 내려놓는다”고 대표직에서 사퇴했다.
아울러 한 대표는 “그날 밤 저는 그런 일 막지 못할까봐 너무 두려웠다”면서 “아무리 우리 당에서 배출한 대통령이 한 것이어도 우리가 군대를 동원한 불법 계엄을 옹호하는 것처럼 오해받는 건 산업화와 민주화 동시에 해낸 이 위대한 나라와 그 국민을 보수의 정신을 우리 당의 빛나는 성취를 배신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한 대표는 “의총장에서 일부 의원들의 격앙된 사퇴 요구를 받고 나올 때 어느 젊은 기자 한 분이 제가 ‘당 대표에서 쫓겨나는 이유가 된 탄핵 찬성을 후회하느냐’고 물었다. 잠깐 많은 생각들이, 제 인생의 많은 장면들이 스쳐갔다”며 “마음 아프신 우리 지지자 분들 생각하면 고통스럽지만, 여전히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저는 어떤 일이 있어도 대한민국 주권자인 국민을 배신하지 않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 대표는 “아무리 계엄이 잘못이라 해서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의 폭주와 범죄혐의가 정당화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이 대표 재판 타이머는 멈추지 않고 가고 있다. 얼마 안 남았다”면서 “국민들께 감사드린다. 비판해주신 국민들께도 감사드린다. 그리고 당원 동지들과 우리 당직자들께도 감사드린다. 나라가 잘됐으면 좋겠다. 고생 많으셨다”는 인사말을 전했다.
한 대표는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직후에도 대표직을 계속 수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선출직 최고위원 5명이 전원 사의를 표명하면서 ‘한동훈 지도부’는 자동으로 해체 수순을 밟게 됐다.
따라서 한 대표가 이날 공식 사퇴함에 따라 국민의힘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게 되며 비대위원장 선출시까지 이른바 원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라고 불리는 권성동 원내대표가 대표 대행을 맡게된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