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자보호한도 5000만원→1억원"…23년 만에 국회 문턱 넘는다

여야, 아이돌봄지원법·서민금융지원법 등 70여개 민생법안 처리 합의

심원섭 기자 2024.11.14 12:41:44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정책위의장과 원내수석부대표들이 1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회의 안건으로 부의할 민생법안과 관련해 비공개 협상을 한 뒤 합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김상훈 정책위의장,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 (사진=연합뉴스)

여야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예금자 보호 한도를 5천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하는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국민의힘 김상훈·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13일 국회에서 양당 원내수석부대표가 배석한 가운데 회동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예금자보호법 개정안 등 총 6건의 법안 처리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정부나 위탁기관이 금융기관을 대신해 지급을 보증하는 예금자 보호 한도는 2001년 각 금융기관당 5천만원으로 지정된 이후 23년째 변동이 없었으나 그동안 1인당 국내총생산(GDP) 상승 등 경제 상황 변화, 해외 사례와 비교해볼 때 낮다는 지적이 일었고 여야도 한도를 높여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여야는 추서 계급에 따라 각종 예우와 급여를 제공하는 군인·공무원 재해보상법 개정안, 첨단산업 전력공급을 위한 국가기간전력망확충법, 위기 청년 전담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위기청년지원법 등의 처리에도 합의했다.

그리고 여야는 대부업자의 자기자본 요건을 1억원으로 상향하는 대부업법 개정안, 건축물 구조부 변경 시 허가권자에게 구조 안전 확인 서류 제출을 의무화하는 건축법 개정안 등에도 이견이 없었으며, 이외에도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반도체특별법, 인구전략부 신설 등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 인공지능(AI) 산업 진흥을 위한 인공지능산업육성법 등에 대해 일부 공감대를 형성했다.

또한 여야는 아이돌봄사 자격제도를 도입하는 아이돌봄지원법 개정안, 신용회복 채무조정 대상에 비(非)금융채무를 포함하는 서민금융지원법 개정안, 농업재해 관련 보상 범위를 조정하는 농업재해대책법·농업재해보험법 개정안 등도 추후 협의를 이어가기로 하는 등 여야가 합의하거나 일부 수용이 가능하다고 판단해 정기국회에서 처리를 추진하는 법안은 총 7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김 정책위의장은 “양당 정책위가 다시 한번 검토해서 합의 통과할 수 있는 법안 숫자를 더 늘릴 수 있을지 상의하고 상임위에서 이런 법안들을 우선 심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으며, 민주당 진 정책위의장도 “수용이 가능한 법안들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킬 수 있게 최선을 다해 심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여야는 앞다퉈 예금자보호한도 상향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민의힘 김 정책위의장은 지난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정은 예금자보호한도를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1억원 이상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식으로 예금자보호법을 개정하는 것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진 정책위의장은 지난 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예금자보호법을 개정해서 예금 보호 한도를 현행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하겠다”며 “정부·여당도 국민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말고 고금리 피해 회복 지원을 위한 논의에 적극적으로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같은 국회의 압박에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예금보호한도 상향으로) 자금이 이동될 때 어느 쪽으로 가는 방향이 문제가 될지, 자금 이동 과정에서 시장이 어떤 영향을 받을지 등에 대해 지금 관계기관들과 협의를 하는 중”이라고 말하는 등 정부의 입장도 다소 변했다.

한편 여야는 반도체 특별법 등에 대해 추가로 논의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김 의장은 “(여야가) 일부 수용 가능한 법안에는 국민의힘이 (제안한) 법안 중에는 반도체 특별법, AI(인공지능) 관련한 인공지능발전에 관한 법, 정부조직법 (등이 있다)"며 "정부조직법은 민주당 요구 조건이 있어서 그걸 충족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진 의장은 “저희는 아이돌봄지원법, 서민금융지원법, 농업재해대책법, 재해보험법 등에 일부 이견이 있지만 수용할 부분이 더 많기 때문에, 우선 심사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면서 “양당 정책위의장 간에 교환하고 합의한 수용이 가능한 법안이나 일부 수용 가능한 법안 숫자는 대략 70여건 정도로서 이번 정기국회 내에 통과시키도록 최선을 다해 심사하겠다”고 밝혔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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