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의 투트랙 전략? 용산과 거리 두되 '김건희 특검'은 강력 반대

심원섭 기자 2024.11.13 13:52:54

“특검법 독소조항 제거, 말뿐인 꼼수 악법”…친한계 “이탈표 없다”

민주 “특검 거부한 한동훈, 국민 눈높에 역행…국민이 등 돌릴 것”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왼쪽)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이재명 민주당의 사법방해저지 긴급대책회의’에 함께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지난 11일 더불어민주당이 발표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수정안’에 대해 “꼼수 악법”이라며 거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또한 그동안 김 여사 문제 해법을 놓고 ‘국민 눈높이’를 강조해 왔던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비롯해 친한(친한동훈)계도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이 우선”이라며 특검법 수정안에 선을 긋는 등 오는 15일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1심 선고 공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사실상 단일대오로 특검법 수정안에 반대하며 대야 공세에 당력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특검을 상대 정당의 분열을 조장하는 공격 카드로 악용하는 건 매우 저급한 정치 행태로서 꼼수 악법을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그리고 친한계 한 핵심 인사도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이) 장외(집회)에서 수가 안 보이니 원내에서 돌파구를 만들어보자는 꼼수가 특검법 수정안”이라며 “김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바로 특검을 하자는 건 당의 일관된 논리에도 안 맞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다른 친한계 인사도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한동훈 대표도 (특검법 수정안에) 반대한다. 이 특검은 헌정질서를 중단하려는 야당의 의도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으며, 실제로 한 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특검법 수정안에 대해 “민주당의 말뿐이지 않나”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더이상 얘기할 게 없다”고 일축한 바 있다.

더구나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수정안에 대법원장 추천 후보가 부적합하다고 판단하면 야당이 재추천을 요구할 수 있는 이른바 ‘비토권’을 추가하기로 한 데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이다.

이에 국민의힘 한 핵심 당직자는 13일 CNB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민주당은 과거 채상병 특검 때도 대법원장이 추천하고 민주당이 무제한 비토권을 담아서, 마치 겉모습은 제삼자 추천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민주당이 선택하는 구조였다”면서 “아마 이번 수정안도 분명히 민주당이 그런 식으로 꼼수를 쓸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 대표의 1심 판결 직전 특검법 수정안을 낸 데에는 김 여사 문제 해법을 놓고 갈등 양상을 빚었던 친윤계(친윤석열계)·친한계 간의 틈을 파고드는 전략으로 ‘국민의힘 갈라치기’ 의도가 깔려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영남권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지난달 4일 두 번째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한 국회 재표결에서 국민의힘 이탈표가 4표가 나왔지만, 이번에는 당의 동요가 전혀 없어 이탈표가 늘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왼쪽 두번째)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특검법’ 수정안에 선을 그은 국민의힘 한 대표를 겨냥해 비판을 쏟아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대표는 국민을 배신하지 말고 ‘김건희 특검’에 협력하라”면서 “‘국민 눈높이’, ‘민심’ 운운하던 한 대표가 길을 잃고 역주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 원내대표는 “한 대표는 오직 국민만 보고 민심을 따라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하더니,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이후 안색을 바꿔 특별감찰관만 임명하면 모든 문제가 풀리는 것처럼 말한다”며 “이 정도면 습관성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박 원내대표는 “한없이 가벼운 여당 대표의 거짓 약속과 잔머리에 대한민국이 더럽혀지고 있는 등 민심에 역행하면 정권과 여당은 민심의 성난 파도에 휩쓸려 사라질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폭락한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김건희 특검법에) 반대한다면 국민이 한 대표와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도 완전히 철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민주당은 특검 수사대상을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 의혹과 명태균 씨 관련 의혹으로 좁히고,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 4명을 추천한 뒤 야당이 이를 2명으로 추리면 대통령이 최종 1명을 임명하는 방식으로 특검법 수정안을 마련 중이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