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보다 돈 중시’ 트럼프 맞서 한-중 교류 다시 확대?… 2년만의 한중 정상회담 목전에

중국의 적극적 '한국 접근' 가시화

최영태 기자 2024.11.14 13:02:53

2022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만난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14~21일 남미 순방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한국에 대한 적극적 교류 시도가 연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라 세계 외교가에 일대 풍랑이 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중국이 부쩍 한국에 유화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으며, 이러한 태세 전환이 이번 남미 다자 정상회의 일정에서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용산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12일 윤 대통령의 남미 일정을 브리핑하면서 ”한일 회담은 적극 조율 중이고, 한중 회담도 열심히 협의 중이므로 성사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바 있다. 한일 정상회담은 우리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한중 정상회담은 ‘열심히’ 이뤄지고 있다는 단어 선택에서 돌아가는 사정이 일부 드러난다.

이번에 한중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이는 지난 2022년 11월 이후 2년 만이다.

신화통신 SNS “한미 모순 격화될테니 한중 개선”

미국 대선을 전후해 중국 정부가 펼친 외교 변화는 여러 가지로 진행됐다. 6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지난 1일 중국 정부는 한국인에 대한 일방적 ‘비자 발급 면제’ 조치를 주한 중국대사관도 모르는 상태에서 전격 발표했다.

또한 일본에 대해서는 원전 오염수 방류 탓에 지난 1년 이상 수입 금지해온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점진적 수입 재개를 지난 9월 일본과 합의했다. 국경 분쟁을 벌여온 인도와도 국경 순찰 방식에 합의하고 철군 작업을 시작했다.

중국의 자세 전환은 관영 신화통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인 ‘뉴탄친(牛彈琴)’의 지난 7일 글에서 뚜렷하게 감지된다. 트럼프의 재선 확정 직후인 이날 이 계정은 “트럼프는 중국 제조업에 세금을 물리겠다고 위협했지만 그의 과세 목표는 ‘경쟁적 국가’에 국한되지 않고 독일, 일본, 한국은 물론 캐나다 등 여러 동맹도 포함된다”며 “트럼프는 한국에 방위비를 매년 100억 달러를 내야 한다고 위협했고, 대만에는 미국 반도체 사업을 빼앗아 갔다고 했다. 한국이 섬뜩해하지 않겠는가. 대만이 두려워하지 않겠는가”라고 썼다.

그러면서 “트럼프에게는 돈(錢)이라는 글자가 제일이고 형제(同氣連枝, 동맹)도 존재하지 않아서 유럽, 일본, 한국, 라틴아메리카 및 수많은 제3세계와 미국의 모순이 격화할 것”이라며 “우리는 당연히 상황을 파악하고 주동적으로 나아가 이들 국가와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대외여건 변화에 따른 긴경제·안보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윤 “중국과도 전략적 소통을 지속”

자유민주주의라는 가치를 내걸고, 동맹들과의 연합을 통해 중국 봉쇄를 추진해 왔던 현재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는 달리, 동맹보다는 미국만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트럼프의 등장에 따라 미국의 주요 동맹국들이 동요하고 있으므로, 이 기회를 이용해 중국이 탈출구를 강구해야 한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문일현 중국정법대 교수는 14일 “중국은 미국 대선이 끝나기 전부터 트럼프의 당선이 몰고 올 충격에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주변국 외교 환경 개선 차원의 접근이자 북러 밀착에 따른 한반도 정세 긴장 등 후폭풍을 상쇄하고 관리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한편 터키 매체 EFE는 14일 윤 대통령과 서면 인터뷰를 실었는데 여기서 윤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 “중국과도 전략적 소통을 지속하면서 중국이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에 기여하는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해 줄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답변했다고 소개했다.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이라는 동북아시아의 큰 변화 속에서 한중 정상이 어떤 대화와 제안을 주고받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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