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은 바뀌지 않을 것 같다. 12월 27일까지 큰 변화가 없으면 신당을 창당한다”고 신당 창당에 대한 의지를 밝히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대구 출마설이 거론되고 있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미래 경쟁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19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X세대와 MZ세대 정치 고수가 만나 정치혁신과 미래비전을 논하다’라는 주제로 같은 당 이언주 전 의원과 함께 진행한 토크콘서트에서 “윤 대통령은 3년 뒤에 정치를 그만두실 분이기에 그분을 경쟁 상대로 삼지 않는다”며 “반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공직자로서 계속 쌓아 오신 커리어가 있고, 일정한 부분에 대해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경쟁할 수 있겠다는 생각은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전 대표는 “확률은 낮아 보이지만 (한 장관이) 갑자기 등장해 윤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할 수도 있다”면서도 “만약 한 장관이 정치에 뛰어들어 지역 현안에 대해 잘 고민한다면 지지해 주지만 계속 '누가 잡범이네 나쁜 놈이네' 한다면 (국민들은)그런 정치를 더 이상 대한민국에서 보고 싶지 않아 한다”고 꼬집었다.
그리고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에도 바뀌지 않았고, 앞으로도 바뀌지 않을 것 같다”며 “저는 가야 할 길을 확실하게 알았고 과거의 과오를 답습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오는 12월 27일까지 큰 변화가 없으면 신당을 창당할 것”이라고 신당 창당에 의사를 밝혔다.
또한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이 밉거나 복수하고 싶어 신당을 창당하려는 게 아니라 진지하게 정치 개혁을 하고자 한다”면서 “누가 저에게 대선 행보냐고 물으면 열심히 하면 언젠가 가볼 수 있겠다고 생각은 한다. 어쩌면 지금도 윤 대통령보다 잘할 수는 있겠다 싶지만 3년 뒤 정치를 그만두실 분보다 잘하는 것을 목표로 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지난 18일 내년 4월에 치러질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SNS에 온라인 지지자를 모집하며 신당 창당론에 불을 지피기 위한 연락망을 구성한 지 불과 이틀 만에 3만4000여명의 참여를 이끌었으며 이중 광주 동참자가 7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이 전 대표, 한 측근은 20일 CNB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지지자 연락망을 구축한 지 하루도 안 돼 정말 많은 분이 참여해주셨다”며 “특히 19일 오후 2시를 기점으로 이틀이 채 안됐음에도 불구하고 3만4000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어 이 측근은 “이 전 대표의 연락망 참여자는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만 전체 참여자의 절반이 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최근까지 신당 창당 가능성을 공개 거론하며 여야 정치권 안팎의 다양한 인사들과 만나온 이 전 대표의 행동을 두고 정치권에선 신당 창당을 위한 밑 작업에 착수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전 대표는 전날 자신의 SNS를 통해 “최근 언론 등을 통해 제가 이번 총선을 앞두고 하는 여러 가지 고민을 접하셨을 것”이라며 “그래서 비슷한 생각을 하신 분들과 빠르고 심도있는 얘기들을 교환할 수 있는 연락망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제가 어떤 정치적 행보를 하더라도, 가장 빠르게 소식을 받아보고 동참하실 수 있다”면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조직을 구성하고 그것을 관리하기 위해 과도한 비용을 지출하고, 그를 통해 누군가에게 큰 빚을 지는 정치보다는 3000만원으로 전당대회를 치러낸 것처럼 경쾌하면서도 새로운 형태의 시도를 해보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최근까지 신당 창당 가능성을 공개 거론하며 여야 정치권 안팎의 다양한 인사들과 교류했지만, 실제 행동에 착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에서는 이 전 대표의 이러한 행보에 대해 일단 보수진영 내 드물게 주목도가 높은 ‘청년 자산’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 예의주시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원내 경험이 없고 당내 조직력이 약하다는 것을 단점으로 꼽으면서, 그가 지향하는 정당, 즉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정당이 개념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이에 개혁 성향으로 평가받고 있는 한 영남권 중진의원은 통화에서 “‘팬덤정치’ 특성상 연락망은 10만명도 참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중요한 것은 그 이후의 확장성”이라며 “당장 양당 심판론에 열광해도 이 전 대표가 그 지도자로 자격을 갖췄다고 판단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이 전 대표가 당내 변화를 압박하며 동시에 자신의 정치적 존재감을 키우기 위한 지렛대로 신당을 이용하고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