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韓정치] 이재명 단식 16일째... ‘출구’는 없나

누가 말린다고 중단 안할 듯…민주당 "국힘의 단식 중단 요청은 의미 없어"

심원섭 기자 2023.09.15 12:19:46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4일 동료 의원들에 둘러싸인 채 국회 당 대표실에 누워 서 얘기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단식이 오늘로서 16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여권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이 대표에게 단식 중단을 요청했으나 민주당에서는 크게 의미 부여를 하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김 대표는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러한 이 대표의 건강 악화 소식을 전해 들은 후 모두발언을 통해 “이 대표의 건강이 악화되고 있다고 한다. 어제(13일) 이 대표를 진단한 의료진도 단식을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 바 있었다고 전해지고 있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이 대표께서는 건강을 해치는 단식을 중단하시길 정중히 요청한다”고 단식 중단을 요청했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에서는 김 대표의 단식 중단 요청이 형식적이라고 판단하고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김기현 대표가 단식 중단 요청을 정식으로 한 것도 아니고 무슨 지나가는 말로 하는 것에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 이재명 대표 단식농성 천막과 김 대표 집무실이 불과 몇 발자국 거리인데, 그렇게 혼잣말하듯 할 게 아니라 직접 방문해서 진심으로 해주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이 대표 농성장을 방문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한 중진의원은 “아직 김 대표가 이 대표를 만날 계획은 없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건강이 악화된 상황에서 여당 대표가 만류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내년 총선에서 중도층의 민심을 잃을 수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설령 국민의힘 측이 이 대표를 만나더라도 별다른 돌파구가 마련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이 대표의 단식은 윤석열 정부에게 △민생 파괴 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사죄 △일본 핵 오염수 방류에 대한 반대 입장 천명 △전면적 국정 쇄신과 개각 단행 등을 요구조건으로 내걸었는데, 정부여당이 이를 수용할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의 단식 중단 해법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민주당에서는 정부가 농성장을 방문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난 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농성장 방문을 요청한 바 있다. 

또 다른 해법은 오는 19일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식 참석차 서울로 오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이 대표를 직접 만나 단식 중단 요청하는 경우다. 하지만 이는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 모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한 정치평론가는 “문 전 대통령이 농성장을 방문하면 정치적으로 보일 수 있고 이 대표의 ‘홀로서기’도 어려울 수 있다. 특히 이 대표가 차기 유력한 대권 주자 중 한 명으로 홀로서기를 하기 위해서는 문 전 대통령 그늘에서 벗어나서 자신의 정치적인 위상을 독자적으로 꾸려나가야 한다. 그런데 문 전 대통령의 단식 중단 요청으로 단식을 중단하면 그 그늘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이미지를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 대표는 지난 13일 급격한 건강 악화로 단식 농성장을 국회 본청 앞 천막에서 실내 당 대표 회의실로 옮겼다. 

이 대표 한 측근은 통화에서 “현재로서는 이 대표가 끝까지 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대표가 ‘단식 지속’ 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며 “실내로 옮겼다는 것은 ‘진짜 목숨을 걸겠다’는 각오를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대표의 단식 종료 계기는 정부·여당이 대화를 시작하거나, 이 대표가 단식 끝에 쓰러지는 경우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지금까지 ‘단식쑈’라고 치부하던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대화 촉구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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