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韓정치] 14일째...이재명 단식의 끝은 어디일까?

심원섭 기자 2023.09.13 11:28:57

‘단식 14일째’…‘끝까지 간다’ 지속 의지 속, 중단 목소리 ‘고개’

체력 한계에 중진들 대책 회동…“최고어른 권고가 중단 명분”

 

단식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1일 국회 본청 앞 농성장에서 멍하게  앉아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오늘로 단식 14일차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1일과 12일 연이틀 최고회의와 의원총회까지 건강 문제로 불참하는 등 체력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으나 이 대표의 “끝까지 간다”는 지속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낙연 전 대표를 비롯한 당 중진들의 이 대표의 단식 중단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지난 10일 이낙연 전 대표는 이 대표를 찾아와 “이제 단식을 거두시고 건강을 챙겼으면 한다”고 중단할 것을 요청했으며, 다음날 박병석 전 국회의장과 김영주 국회 부의장, 설훈·안민석·김상희·김태년·노웅래·안규백·우상호·윤호중·이인영·정성호 등 당내 4선 이상 중진 의원들이 ‘단식 투쟁’ 천막을 찾아 이 대표에게 단식 중단을 권고하기도 했다.

박 전 의장은 “단기간에 끝날 문제들이 아니기 때문에 단식을 중단하고 건강을 회복하시기를 중진의원들이 강하게 권유한다”고 말했으나, 이 대표는 “정권의 관심은 오로지 폭력적인 권력 행사 그 자체에 있는 거 같고 권력이 추구해야 할 제일 핵심적인 과제, 민생이나 경제, 평화, 안전 같은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이 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야당이 하는 일이 너무 제한적일 것 같다. 뭐 말을 해도 속된 말로 귓등으로도 안 들으니…”라고 답했다.

역시 이 대표는 천막을 찾은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에게도 “윤석열 정권이야말로 용산 전체주의를 꿈꾸는 게 아니냐”라며 “그 끝을 알 수 없다는 게 더 심각한 상황인 거 같아 반드시 막아야 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대표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와 통화하면서 권 여사가 “단식이라는 극한 상황에 오로지 건강이 너무 걱정된다”고 염려하자 이 대표는 “세상 사람들이 겪는 고통에 비해서 (단식이) 대수겠느냐”라고 화답하면서 “오래전 노무현 대통령님 제사 때 마지막 잔을 올릴 수 있도록 배려해주신 것 잊지 않고 있다. 전화도 주시고 신경도 써주시니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여러 인사들이 이 대표의 단식 중단을 권고하고 있으나 이 대표가 단식 투쟁에 돌입하면서 내건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전면적 국정 쇄신 및 개각 등 요구는 사실상 수용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이고 여권 관계자의 방문조차 이뤄지지 않는 등 단식 투쟁을 끝날만한 뾰족한 계기가 없다는 점이 딜레마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야권 일각에서는 당 최고 어른인 문재인 전 대통령이 나서서 단식을 중단 시켜야 하는 것 하는 것 아니냐는 ‘문 전 대통령 역할론’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즉 이 대표가 의지를 굽히지 않는 상황에서 문 전 대통령의 중단 권고가 활로를 열어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문 전 대통령 역할론’이 단식 중단을 위한 출구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친문(친문재인)계는 전직 대통령이 정치 전면에 다시 나서는 모양새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하는 등 당내 소속 의원들도 계파 구분 없이 문 전 대통령의 국회 방문을 ‘회의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인 지난 2016년 만 10일 동안 이어갔던 단식 투쟁을 당시 김종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권고를 수용해 멈춘 바 있다.

친명계 한 중진의원은 13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의 단식 투쟁 둘째 날인 지난 1일 격려 전화를 한 바 있다”면서 “전화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는 있지만, 전직 대통령이 직접 국회에 오시는 건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현재로는 이 대표의 의지만이 단식을 멈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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