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현장] 드디어 ‘애플페이’ 출시…들썩이는 유통가

김수찬 기자 2023.03.18 10:14:25

삼성·네이버 연합군 형성해 애플 견제
롯데·홈플·편의점, 홍보 펼치며 기대감
자체 페이 갖춘 신세계는 고민 깊어져

 

애플의 애플페이가 현대카드와 손잡고 국내 서비스를 출시한다. (사진=애플 홈페이지 캡쳐)

아이폰에서 사용 가능한 ‘애플페이’의 국내 서비스가 도입되면서 유통가가 분주해졌다. NFC 단말기 교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을 진행하며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는 기업이 대다수지만, 애플페이 도입을 망설이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기업도 있다. 애플페이는 유통가와 간편결제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CNB뉴스가 관련업계 분위기를 살펴봤다. (CNB뉴스=김수찬 기자)


 


애플페이가 드디어 국내에 상륙했다. 지난달 8일 애플과 현대카드가 애플페이를 출시할 것이라고 밝힌 뒤 약 40일 만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현대카드를 통해 지난해부터 서비스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금융당국의 심사로 인해 조금 늦춰졌다.

애플페이는 NFC(근접무선통신)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로, 신용·체크카드를 단말기에 가까이 갖다 대거나 휴대폰 앱에 저장해 접촉 후 결제하는 방식이다. MST(마그네틱보안전송) 기술을 쓰는 삼성페이와 달리 NFC 단말기가 있어야 결제가 가능하다. 또한, 애플페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필요하다.

 

서울시내의 한 대형마트 외부에 애플페이 홍보물이 부착되어 있다. (사진=김수찬 기자)
 

대형마트·편의점, 애플페이 맞이 ‘준비 끝’



국내 대형마트와 편의점 업계를 비롯한 유통사 대부분은 애플페이 맞이 준비를 끝낸 상태다.

우선, 롯데그룹 계열 유통사는 매장 내에서 애플페이 결제가 가능하도록 관련 단말기를 구비해 놨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 롯데백화점 등에서는 NFC 단말기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마친 상태다. 다만, 애플페이 사용이 불가한 결제 단말기를 보유한 일부 매장에서는 사용이 제한될 수 있다.

애플페이가 가능하다는 홍보물도 부착했다. 포스기와 동글이(블루투스 단말기), 점포 외부 등에 애플페이 스티커를 붙여놨다. 셀프 계산대 디스플레이에는 애플페이 아이콘이 포함됐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CNB뉴스에 “고객들이 애플페이 론칭 시기에 맞춰 사용할 수 있도록 매장별로 준비 중”이라며 “공식 출시일(오는 21일 예정)에 맞춰 소비자들이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홈플러스 역시 애플페이 도입 절차를 마쳤다. 홈플러스 마트와 익스프레스 매장에 단말기·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끝냈으며, 홍보물 역시 부착된 상태다.

다이소도 결제 인프라 준비를 완료했다. 현재 홍보물 부착 중에 있으며, 애플페이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준비를 끝냈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대백화점 역시 매장마다 NFC 단말기를 갖추고, 정식 출시 맞이를 완료했다.

 

서울시내 대형마트 단말기에 애플페이 홍보물이 부착되어 있다. (사진=김수찬 기자)
 

편의점 업계도 마찬가지다. GS25와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는 이미 대부분 점포에서 NFC 단말기를 구비해 놓은 상태다.

각 사는 점주들에게 애플페이 도입에 대한 안내문을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페이에 대한 설명과 결제 방법 등을 안내했고, 애플페이가 공식 오픈함에 따라 홍보물 부착을 요청했다. 현재 대부분 매장의 외부와 단말기, 키오스크 등에 애플페이 스티커가 붙여져 있다.

이 외에도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KFC, 빽다방 등 주요 프랜차이즈에도 애플페이 결제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신세계그룹은 애플페이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 계열인 신세계백화점·이마트·스타벅스 등에서는 당분간 애플페이 도입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마트와 스타벅스에서는 NFC 단말기를 갖췄지만, 애플페이 서비스 지원을 위한 조치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신세계그룹 계열사가 자체 페이인 쓱페이·스마일페이 등을 이유로 애플페이 도입에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신세계그룹이 올해 ‘신세계 유니버스’를 1순위 목표로 내세우며 자체 페이 구축에 집중한 만큼, 애플페이 도입을 망설이는 것으로 보인다.

 


위협감 느꼈나? 삼성·네이버페이 ‘맞손’



애플페이가 도입되자, 간편결제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기존 사업자들은 위협감을 느꼈는지 동맹 전선을 구축했다.

삼성페이를 운영 중인 삼성전자와 네이버페이를 운영하는 네이버파이낸셜은 간편결제 연동 온·오프라인 서비스 협력을 맺고, 이르면 이달 말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했다.

정식 서비스가 출시되면 삼성페이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MST 방식으로 네이버페이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또,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비롯한 온라인 주문형 가맹점에서도 삼성페이를 통한 간편결제가 가능해진다.

 

삼성페이를 운영 중인 삼성전자와 네이버페이를 운영하는 네이버파이낸셜은 간편결제 연동 온·오프라인 서비스 협력을 맺고, 이르면 이달 말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했다. (사진=네이버페이 캡쳐)
 

현재 네이버페이는 삼성페이 결제 연동 서비스 출시에 대한 사전 마케팅을 시작한 상황이다. 또한, 삼성페이를 이용할 때마다 ‘포인트 뽑기’ 혜택을 제공한다.

삼성과 네이버페이의 결제가 연동되면 네이버페이 오프라인 가맹점이 약 12만 개에서 300만 개로 25배 확대되는 효과를 볼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또 QR 결제로만 가능했던 오프라인 결제가 수월해지며 결제액도 크게 늘 것으로 기대했다.

반면 애플페이가 기존 간편결제 서비스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애플의 국내 간편결제 시장 진출 의도는 결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확대”라며 “결제 편의성, 이용자 저변 확대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80%인 갤럭시도 삼성페이의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은 24%에 불과하다”며 “애플페이는 국내 아이폰 점유율이 크게 올라온 뒤에야 위협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CNB뉴스=김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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