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현장]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빅2’의 승부수…중동·북미 노린다

김민영 기자 2023.03.20 09:23:27

뷰티 빅2, ‘탈 중국’으로 마케팅 전략 선회
아모레, 한자 표기 지우고 영미권 집중공략
LG생건, 더페이스샵 앞세워 중동시장 강화
전세계가 마스크 벗자 실적 반등 기대 커져

 

두바이에 문을 연 아모레의 이니스프리 매장. (사진=연합뉴스)

마스크 의무 착용이 해제되면서 뷰티업계의 실적 반등 기대가 커지고 있다.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이 브로우(눈썹 제품)와 마스카라(속눈썹 제품)를 내세워 중동시장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아모레퍼시픽은 한자 표기를 지우고 영미권을 공략하는 등 두 회사 모두 ‘탈 중국’에 나섰다. (CNB뉴스=김민영 기자)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시장을 벗어나 최근 북미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지난 9일 북미 마케팅의 일환으로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손잡고 협업을 시작했다. 아모레가 추구하는 ‘미(美)’를 현지 미술관을 통해 전파하기 위한 이미지 전략이다. 아모레 측은 “예술과 문화유산에 대한 존중과 재해석을 통해 전 세계인들과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아모레는 ‘설화수(雪花秀)’에 표기된 한자 ‘雪花秀’를 지웠다. 한문 문화권인 중국이 아닌 영어권 북미 시장에 발뻗기 위해서다. ‘제2의 설화수’로 불리는 브랜드 ‘시예누(SIENU)’의 전략도 ‘탈(脫) 중국’으로 바꿨다. 매출의 80%에 달하는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서다. 


또한 아모레는 미국 시장에서 주로 오프라인에 집중했던 대표브랜드 ‘라네즈’와 ‘설화수’를 지난해 미국 최대 온라인몰인 아마존에 런칭해 온·오프라인을 동시에 공략하고 있다.

 

심지어 현지 브랜드를 인수하기도 했다. 미국 하이엔드(High-end) 뷰티 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의 뷰티 브랜드 ‘타다 하퍼’를 작년 8월 인수했다.

 

이처럼 북미 시장에 공을 들인 결과, 지난해 1분기 북미 시장에서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63%나 급증했다.

 

LG생활건강은 ‘더페이스샵’을 앞세워 중동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 2006년 요르단, 2007년 아랍에미리트 진출을 시작으로 현재 요르단 1개, 사우디아라비아 43개, 아랍에미리트 19개, 오만 9개, 아르메니아 1개, 바레인 1개 등 6개국에 70여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LG생활건강 측은 “중동 지역의 여성들이 부르카(사우디아라비아), 히잡(아랍에미리트) 등으로 머리나 얼굴 일부를 가리며 눈 주변과 얼굴, 손과 발만 노출시킨다”며 “브로우(눈썹 제품)와 마스카라(속눈썹 제품)를 바르지 않고는 외출을 꺼리며, 선명한 블랙 컬러 제품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북미 대륙에서는 헤어케어 시장과 디지털 시장을 조준하고 있다. 지난 2021년 8월 미국 하이엔드 패션 헤어케어 브랜드 ‘알틱폭스’를 보유한 보인카의 지분을 인수한 것이 시작이었다. 알틱폭스는 패션 염모제를 중심으로 SNS에서 2백만명 이상의 MZ세대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또, 스마트 맞춤형 염모제 시스템 ‘LG CHI Color Master®’와 미니 타투 기계인 ‘Pinty’ 등 신사업도 확장하고 있다.

 

한편, 아모레는 중동 시장에 대한 학습과 사업성을 검토하기 위해 수년 전부터 두바이, 이스탄불 등 중동 내 주요 도시에 지역전문가 ‘혜초’를 파견한 결과, 잠재적 시장 크다는 판단, 2016년 5월 중동 내 두바이에 거점을 마련했다.


LG생건 또한 중동시장이 꾸준히 성장한다고 판단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CNB뉴스에 “더페이스샵이 중동시장에 진출할 당시 두바이가 세계시장의 윈도우 역할을 하는 도시로 부상해 있었다”며 “아시아 및 유럽 등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알리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해 시장 진출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LG생활건강의 이정애 사장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앞으로 북미 시장 개척에 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주력 브랜드 ‘후’의 진출과 현지 소비자가 선호하는 향과 용기 디자인을 적용한 신규 라인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NB뉴스=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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