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니&비즈] ‘지역 상인과 함께 걷는 길’…스타벅스 ‘경동1960점’ 방문기

전제형 기자 2023.01.09 10:18:13

어르신들에겐 추억을, 젊은층엔 새로움을

전통시장 활성화 위한 상생 프로젝트 진행

스크린 대신 예술공연...지역 문화 메카로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달 16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소재 경동극장을 개조한 ‘경동1960점’을 열었다. 경동1960점 출입문 모습. (사진=전제형 기자)

모이지 말고 움직임도 줄여야 하는 ‘자제의 시대’가 저물어 갑니다. 코로나 엔데믹(풍토병)을 맞는 기대감 때문일까요? 재밌고 새롭고 신선한 곳이 봄 새싹 나듯 생겨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움츠려서 아직 몸이 덜 풀렸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래서 CNB뉴스가 먼저 가봅니다. 가서 발과 눈과 손과 귀에 담은 모든 것을 전해드립니다. 이번에는 스타벅스코리아가 폐극장인 경동극장을 MZ세대의 새로운 놀이터로 조성해 전통시장 활성화에 나선 ‘경동1960점’에 다녀왔습니다. <편집자주>




“MZ세대들을 위한 새로운 놀이공간이자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상생의 공간”

스타벅스코리아가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에 위치한 경동시장 내에 ‘경동1960점’을 열었다. 날씨가 매서웠던 지난 2일 이곳을 찾았다.

경동시장은 '어르신들의 핫플레이스'로 불린다. 서울에 있는 전통시장 가운데 가장 면적이 넓은 재래시장으로, 국내 한약재 거래량의 약 70%를 점유하는 한약재 전문시장이기도 하다. 한약재뿐 아니라 고기, 과일 등 여러 가지 먹거리를 팔고 있다. 

경동1960점은 지난 1960년 지어진 이후 폐극장으로 변한 경동극장을 개조해 문을 연 매장으로, 시장 한복판에 자리했다.

계단을 따라 2층 입구에 들어서니 LG전자가 운영하고 있는 ‘금성전파사 새로고침센터’가 눈에 들어왔다. 이곳은 1958년 설립된 금성사가 당시 선보인 TV·냉장고·세탁기 등이 전시됐고, 한쪽 벽면에는 LG LED 사이니지로 약 13.2 X 2.7㎡ 크기의 LED 월을 통해 경동시장의 옛 모습과 계절별 테마영상 등이 상영됐다. 가장자리에는 ‘씽큐(ThinQ) 방탈출 카페’ ‘금성오락실’ 등 체험존도 마련됐다.

금성전파사 새로고침센터 정중앙에 3층 경동1960점으로 가는 문이 위치했다. 문을 열고 몇 발자국을 옮겼을 때 저 멀리 ‘바’에서 대기줄을 서고 있는 고객들과 주문을 받거나 음료를 제조 중인 스타벅스 파트너들의 모습이 보였다.

 

경동1960점이 매장을 찾은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전제형 기자)

그곳으로 가 뒤로 돌아섰더니 매장의 실내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약 363.5평(1201.7㎡) 규모의 매장은 출입로를 기준으로 3층(앞쪽) 좌석들은 수평으로 서로를 마주 보도록 설계됐고, 4층(뒤쪽) 자리들은 영화관에 온 것처럼 정면을 응시하게끔 조성됐다. 4층 왼편에는 1인용 탁자, 의자 여러 개가 마련됐다. 매장 안 양 끝자락 내벽들은 성수동 등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꾸미다 만 듯한 모습으로 구성됐다. 평일 오후 시간대였지만 모든 좌석이 경동1960점을 찾은 남녀노소 내외국인으로 가득 찼다.

‘AOP버터 크루아상’ ‘펌킨 크림치즈 브레드’ ‘허니 치즈 월넛 브레드’ 등 이색 푸드와 3·4층이 따로 구분되지 않은 점, 천장을 받치고 있는 철제 구조물 ‘빔’, 3층 무대 상단에 꾸며진 대형 아트웍, 3층 오른쪽 구석에 자리한 공연 공간, 4층 오른편에 걸린 ‘액자형 아트워크’, 4층 의자 사이 사이 비치된 램프 아래 놓인 경동극장·경동시장의 옛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 여타 스타벅스 매장들과 대비를 이뤘다.

 

매장 4층 좌석 사이사이에는 옛 경동극장 일대의 모습이 담긴 사진들을 만나볼 수 있다. (사진=전제형 기자)

특히 경동1960점은 극장 콘셉트의 매장인만큼 파트너가 고객의 별명 등을 호명하는 ‘콜 마이 네임’ 방식이 아닌 영사기처럼 빔 프로젝터를 통해 닉네임을 띄우는 게 인상적이었다.

매장을 직접 가보니 중장년층 전용구역일 법한 약재 거리 한 건물에 MZ세대가 가세하면서 시장 전반이 보다 다양성과 활기를 띄는 곳으로 탈바꿈한 게 고무적이었다. 다만, 불빛마저 영화관처럼 어둑하게 내리깔리는 경동1960점에서 갈피를 못 잡고 방황하는 동공을 고정해 줄 아무런 영상물이 없는 건 아쉬운 부분이었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 측은 “‘경동1960점’에서는 영상물 대신 매장 한 켠에 무대를 설치해 문화 예술인재들과 함께 하는 특별한 공연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해 의미를 더했다”며 “이달부터 매주 주말 오후 4시에 공연을 진행하며, 향후 정기적으로 문화 예술인재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극장 콘셉트인 경동1960점에서는 빔 프로젝터를 통해 고객 닉네임이 호명된다. (사진=전제형 기자)

한편 경동1960점은 평일과 주말 오전 9시부터 저녁 8시까지 일일 11시간 운영되고 있다.

스타벅스는 경동1960점이 지닌 지역적 의미를 되새기고, 상생의 가치를 더하기 위해 오는 15일 스타벅스, 동반성장위원회, 경동시장상인회, 케이디마켓주식회사 4자간 상생협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스타벅스는 해당 매장을 지역사회의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이익공유형 매장 ‘스타벅스 커뮤니티 스토어 5호점’으로 운영하는 동시에 여기서 판매하는 모든 품목당 300원씩을 적립해 경동시장 지역 상생 기금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CNB뉴스에 “매장 수익금 일부를 기부해 지역 인프라 개선, 시장 유관자의 스타벅스 바리스타 채용 기회 제공 등 지역 일자리 창출 기여, 공익적 상생 프로그램의 발굴 및 운영 지원 등 다양한 형태의 상생 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CNB뉴스=전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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