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현장] 농심·오뚜기·삼양식품…라면 가격 인상 ‘후폭풍’ 오나

전제형 기자 2022.09.10 11:59:39

‘국민 대표간식’ 라면의 가격 오르면
다른 가공식품들 일제히 인상 가능성
국제곡물가격 안정돼야 사태 일단락

 

농심이 추석 이후 라면 가격을 올리기로 하자 오뚜기, 삼양식품 등도 가격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한 대형마트에 라면이 진열돼있다. (사진=전제형 기자)

라면업계 1위 농심이 올 추석 이후 라면과 스낵(과자) 가격을 인상한다. 지난 2분기 국내시장에서 24년 만에 적자를 기록하는 등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 농심과 함께 업계 ‘빅3’로 통하는 오뚜기, 삼양식품도 제품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커졌다. 증권가는 가공식품 물가 쓰나미가 본격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CNB뉴스=전제형 기자)




농심은 오는 15일부터 라면과 스낵 주요 제품의 출고가격을 각각 평균 11.3%, 5.7% 인상한다. 가장 최근 라면 가격을 인상한 것은 지난해 8월, 스낵은 올해 3월이다.

추석 이후 인상되는 품목은 라면 26개, 스낵 23개 브랜드로 주요 제품의 인상폭은 출고가격 기준으로 신라면 10.9%, 너구리 9.9%, 새우깡 6.7%, 꿀꽈배기 5.9% 등이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에서 봉지당 평균 736원에 판매되고 있는 신라면의 가격은 820원으로, 새우깡의 가격은 1100원에서 1180원으로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농심에 따르면, 각 제품의 실제 판매가격은 유통점별로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처럼 농심이 라면, 스낵 가격 인상에 나선 이유는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고 환율이 상승해 원가부담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2분기 이후 국내 협력업체의 납품가가 인상되면서 농심의 제조원가 부담은 더욱 가중됐다. 실제로 소맥분·전분 등 대부분의 원자재 납품 가격이 올랐다.

제품을 생산·판매하더라도 이익이 거의 남지 않는 상황이 발생함에 따라 제품 가격 인상을 결정한 것이다.

실제로 농심은 2분기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액 7562억원, 영업이익 4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5% 급감했다. 특히 2분기 별도기준(해외법인을 제외한 국내실적) 영업이익은 30억원의 손실을 기록, 지난 1998년 2분기 이후 24년 만에 적자 전환하기까지 했다.

농심 측은 “그동안 라면과 스낵 가격이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내부적으로 원가절감과 경영 효율화를 추진하는 등 원가인상 압박을 감내해왔지만, 2분기 국내에서 적자를 기록할 만큼 가격조정이 절실한 상황이 됐다”며 “특히 협력업체의 납품가 인상으로 라면과 스낵의 가격 인상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소비자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감안해 추석 이후로 인상 시기를 늦췄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본사 전경. (사진=각 사)
 

라면 ‘나비효과’ 연말에 정점 찍나



이 같은 국내 라면업계 1위 농심의 제품 가격 인상 조치에 따라 오뚜기, 삼양식품 등이 제품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밀가루·팜유·스프와 같은 식품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물류비 등의 상승으로 인한 압박이 업계 공통 현안이라는 점에서다.

앞서 오뚜기는 지난해 8월 13년여 만에 진라면 등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11.9% 올렸고, 삼양식품도 비슷한 시기에 삼양라면 등 13개 브랜드 제품 가격을 평균 6.9% 인상한 바 있다.

이러한 라면업체들의 제품 가격 도미노 인상 조짐은 전반적인 식료품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 ‘국민 간식’인 라면의 가격이 오르는 건 용서가 안되는 국민 정서를 무릅쓰고 가격이 오르게 되면, 여타 가공식품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마음 편히 가격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증권가는 오는 4분기부터 국제 곡물 가격이 안정세를 되찾으며 가격 인상에 돌입한 식품사들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연말까지 식품업체들의 원가부담 증가는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하지만 예상보다 곡물 안정세가 빨라지면 판매가를 일찌감치 올린 회사들은 마진폭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CNB뉴스=전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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