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6.01.02 11:13:29
각종 신년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에 쫓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면전에서 “기다릴 만큼 기다렸고, 참을 만큼 참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을 옹호하지 말라”고 요구해 눈길을 끌었다.
오 시장은 신년 벽두인 1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신년회에 참석해 신년을 맞아 열린 여느 행사처럼 의례적인 각오와 덕담 등을 나누는 시간이었으나 장 대표의 “국민을 생각하면 선거 승리는 따라올 것”이라는 의례적이고 형식적인 인사말에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먼저 오 시장은 장 대표를 향해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대해서 진정성 있게 사과하라”고 요구하면서 “목소리만 큰 소수에 휩쓸리지 말고, 절대다수의 상식과 합리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오 시장은 “기다릴 만큼 기다렸고, 참을 만큼 참았다”면서 “우리 당이 목소리가 높은 극소수(강경 지지층) 주장에 휩쓸리지 않고, 상식과 합리를 바탕으로 국민 대다수 바람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과감하게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 시장은 기자들과 만나서도 “당이 계엄으로부터 완전히 절연해야 할 때다. 이제 해가 바뀌었다. 그동안 기다릴 만큼 기다렸고, 참을 만큼 참았다”면서 “장 대표가 그동안 기다려달라는 말을 많이 했지만, 이제는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은 더 이상 우리 당에서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그리고 오 시장은 ‘범(汎)보수 대통합’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의 폭주를 막기 위해서 조그마한 힘이나마 모두 다 모아야 한다”면서 “유승민 전 의원, 한동훈 전 대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까지 통합에는 예외가 없다”고 강조하면서 당 지도부에 ▶계엄 사과 ▶보수 대통합 ▶민생 문제 해결 등 세 가지를 장 대표에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구체적으로 오 시장은 “(장 대표가) ‘계엄을 옹호하고 합리화하는 언행 등에 대해서는 당 차원에서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그와 같은 잘못된 언행은 해당 행위에 준하는 수준으로 엄중히 다루겠다’고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둘째로 오 시장은 “‘범보수 세력 대통합’이 가능하려면 그 어떠한 허들도 있어서는 안 될 것이며, 지금 이 순간부터 통합을 방해하는 언행을 삼가고, 당 지도부부터 포용적인 리더십을 보여달라”면서 “모든 범보수 세력이 한자리에 모여 지방선거 승리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빠른 시일 내에 당 지도부가 대화와 결집의 장을 마련해 더 크고 강한 보수로 가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오 시장은 “당의 역량을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 해결에 집중해달라”고 당부하면서 당 지도부에 “국민의 삶과 괴리된 노선 투쟁과 정치 구호는 내려놓아야 하며 물가 안정과 내 집 마련, 좋은 일자리를 말하는 매력적인 대안 정당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면전에서 이 같은 오 시장의 쓴소리를 들은 장 대표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앞서 인사말에서 “많은 분이 국민의힘의 변화를 주문한다. 변화의 핵심은 정치의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고, 정치의 기본은 국민을 섬기고 국민의 삶을 돌보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정치의 기본으로 돌아가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는 정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장 대표는 “많은 분이 6월 지방선거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선거를 생각하고 선거 승리만을 생각한다면 선거에서 패하게 될 것”이라며 “국민을 생각하고 국민의 삶을 생각하면 선거의 승리는 따라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장 대표 주변에서는 오 시장을 공격하는 메시지가 나왔다. 오는 6‧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나경원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지금은 내부에서 지도부를 흔들고 압박할 때가 아니다”라며 “전장에 있는 장수들은 피가 마르는데, 후방에서 훈수 두는 정치는 비겁하다”고 오 시장을 겨냥한 글을 적었다.
그리고 친윤(친윤석열)계이자 최근 장 대표 측 인사로 분류되는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도 이날 자신의 SNS에서 “100만 당원 다수의 의견을 목소리 큰 소수로 치부하면 죽었다 깨어나도 당 대표나 대선주자는 될 수 없다”면서 “서울시장을 그렇게 오래 하고도 왜 대선주자 지지율은 바닥인지 겸허한 자기성찰부터 필요한 시점”이라고 오 시장을 강력하게 비난했다.
반면 친한(친 한동훈)계로 알려진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SNS에 “오 시장이 달라졌다. 오 시장은 용기를 냈다”면서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다. 보수가 궤멸의 늪에 빠져들고 있는데도 끝까지 침묵한다면 우리는 역사의 죄인이 되고 말 것”이라고 옹호하는 글을 적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