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태기자 |
2025.12.30 12:00:04
이재명 대통령은 30일 국무회의 초두에 이혜훈 기획예산처 초대 장관 지명 논란에 대해 작심한 듯 인사 지명과 철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시멘트만 모으면 시멘트 더미이고 모래만 잔뜩 모으면 모래 더미”라며 “모래 말고 자갈, 시멘트, 물을 모아야 콘크리트를 만든다”고 말했다.
또한 “파란색을 좋아하는 사람이 권한을 가졌다고 해서 그 사회를 통째로 파랗게 만들 순 없다. 그러면 안 된다. 빨간색은 어디 가나. 빨간색은 우리나라 공동체 사람이라는 자격을 상실하게 되는 건가”라고 물었다.
한국의 양대 정당 시스템에서 한 정당이 정권을 잡았다고 다른 한 쪽을 완전 배제할 수는 없다는 말이다.
그러면서 “내 의견과 다른 집단과 인사를 다 제거하고 모든 것을 다 갖겠다고 벌인 극단적인 처사가 내란”이라며 “그런 사회가 반대쪽으로 오면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반대 세력을 ‘반국가 세력’으로 몰아 완전 제거를 기획한 직전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 같은 정치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각오로 읽힌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바탕으로 이 대통령은 “대통령이 될 때까지는 특정한 세력을 대표하지만 대통령이 되는 순간 모두를 대표해야 한다”며 “대통령의 가장 큰 책임은 국민을 통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국민 통합 의지를 밝히면서도 이 후보자에 대해서는 “이번 각료 지명이나 인사에 있어서 참으로 고려할 게 많았다는 점을 생각해주시면 고맙겠다. 물론 모든 일들은 최종적으로 국민 뜻에 따라 최대한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 지명에 대해 이해를 구하는 것과 함께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 등에서 국민의 반대 여론이 명백히 드러난다면 지명 철회도 가능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협치니 포용이니 표현되지만 결국 정치 본질에 대해 깊이 생각한 결론은 집권자, 집권 세력, 대통령, 국무위원 역할은 결국 세상을 고루 편안하게,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 아니겠나. 그게 민주주의”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에 대한 반대 논리 중에는 ‘현 정부는 확대 재정 정책인데 건전 재정을 강조해온 이 후보자가 적절하냐’는 것이 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확대 재정 의견과 건전 재정 의견이 맞부딪치면서 최적의 절충점을 찾자는 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앞으로 여론 흐름을 면밀히 지켜보면서 최종 판단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