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태기자 | 2025.01.17 11:47:43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탄핵 찬성 시위대가 중국인에 의해 점령당했다”며 반중 정서 끌어올리기에 열중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집권 자민당은 6년만에 중국 공산당 최고위층과 ‘여당 교류회’를 가진 것으로 보도되면서 대비되고 있다.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은 최근 중국 칭화대 마크가 부착된 파카를 입은 사람의 사진을 SNS에 올리면서 “가는 곳마다 중국인들이 탄핵 소추에 찬성한다. 이것이 탄핵의 본질”이라고 썼다.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도 SNS에 “탄핵 찬성 집회에 중국인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고 썼다.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12월 12일 대국민 담화에서 중국인이 연루된 간첩 사건과 중국산 태양광 시설을 부정적으로 언급해 중국 측이 반발하기도 했다.
이러한 주장이 국민의힘 당을 중심으로 계속 펼쳐지자 중국 관영 영문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7일 “한국의 보수 여당 일부 정치인들이 중국인의 정치 활동 개입을 과장하고 있다”며 비판했고, 주한중국대사관은 지난 4일 위챗 공지를 통해 한국에 체류 중인 중국민들에게 “정치 집회와 사람이 많이 모인 장소를 피하고 공개적으로 정치적 발언을 하는 것을 자제하라”고 당부한 바 있다.
국민의힘이 이처럼 반중 혐오 정서를 자극하자 15일 밤에는 윤 대통령의 체포 현장을 취재하고 있던 홍콩 언론인을 탄핵 반대 시위대가 둘러싸고 욕설을 내뱉으면서 위협을 가하는 장면이 jtbc 방송이 촬영해 보도하기도 했다.
이처럼 한국에서는 여당 일부 의원들의 주도 아래 중국을 주적으로 돌리는 반중 정서가 윤 대통령 지지자를 중심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집권 자민당의 모리야마 히로시 간사장과 연립 여당 공명당 니시다 마코토 간사장은 지난 14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6년만에 ‘중일 여당(집정당) 교류협의회’에 참석하고 중국 외교 수장인 왕이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을 만나는 등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방중 의원단은 14일 리창 국무원 총리와 만나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보내는 친서도 전달했다.
아사히신문은 이번 협의회와 관련해 “트럼프 정권은 통상 분야 등에서 대중국 강경 노선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국내 경제 정체가 이어지는 중국이 이웃 나라인 일본과 경제 협력을 강화하려는 형국”이라고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도 사설에서 “시진핑 정권이 주변국과 관계 개선을 서두르고 있다”며 중국이 ‘전랑 외교’에서 ‘미소 외교’로 방침을 일부 변경했다고 짚었다.
‘전랑 외교’란 호전적인 말로 상대국을 위압하는 외교 정책을 말하며, ‘미소 외교’란 최근 중국이 펼치고 있는 유화적 외교 정책을 지칭한다.
일본은 올해 의장국을 맡아 한중일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시바 일본 총리의 올해 방중에 대해 리창 중국 총리는 “편한 때에 와주기를 바란다”고 환영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방중단은 시진핑 주석을 포함해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7명 중 2명, 상위 24명 이내 중앙정치국 위원 3명과 만난다”며 “여당 교류 협의회가 설립된 2006년 이후 중국에서 정치국 위원 이상을 5명 만나는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모리야마 간사장은 리 총리와 면담 후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규제와 관련해 “시기는 명확하지 않지만 좋은 형태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기대 섞인 반응을 보였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