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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개선' 물음표...구조조정·경영악화 반복된 MBK의 '흑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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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예성기자 |  2024.11.29 11:14:31

MBK가 인수한 롯데카드의 노동조합이 긴축 경영 등에 반발하며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롯데카드 노조)

최근 국내 기업에 대한 적대적 M&A에 나서고 있는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기업들이 경영 악화와 이에 따른 투자 축소, 노사 갈등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MBK가 기업 구조 개선을 인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인수 대상이 된 기업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일례로, 최근 롯데카드 노동조합은 본사 앞에서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롯데카드 노사 갈등은 사측이 업황 악화에 따른 긴축 경영 등을 내세우면서 촉발됐다. 노조는 MBK 인수 이후 임직원간 불평등한 처우 문제에 대한 불만이 쌓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9년 이후 임원 수와 임원 1인 평균 급여는 20% 넘게 늘었는데, 직원 평균 급여는 업계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MBK가 롯데카드의 경영 악화를 초래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나치게 짧은 단기 매각 시도도 도마에 올랐다. MBK는 롯데카드 인수 3년 만인 지난 2022년 첫 매각을 시도했지만 높은 몸값 탓에 입찰이 불발됐다. 이후 매각 시도를 지속하는 동안 롯데카드의 기업 가치는 제자리 걸음을 했다. 실적과 자산 건전성은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올해 롯데카드의 상반기 순이익은 62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060억 원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그간 MBK 인수한 기업의 경우 경영이 악화하고 노사 갈등이 고조된 사례가 적지 않다. 딜라이브, BHC, 홈플러스 등에서 불거졌던 실적 악화와 고용 불안정 문제가 또다시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MBK가 기업 인수 당시에는 고용 안정을 약속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지난 2015년 인수한 홈플러스가 대표적 사례다. 앞서 MBK는 홈플러스 인수 당시 직원들의 실업 문제가 제기되자 고용 안정을 최우선으로 삼겠다며 강제적 인력 감축은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인위적 구조조정이 없다는 말을 방패막 삼아 실제 해고만 하지 않을 뿐 직원들이 제 발로 나갈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홈플러스 노조에 따르면 통합부서 제도 도입에 따른 업무 과중 현상과 시설 투자 감소로 인한 열악한 근무 환경 등이 주요 문제로 꼽힌다. 지난 2020년, 통합 부서 제도가 도입되면서 계산을 하던 직원이 식품 진열이나 물류 배치 등 익숙치 않은 업무에 투입되는 등 업무가 과도하게 많아졌다는 것이다. 또 시설 투자를 줄이면서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많아졌고, 이러한 요인들이 직원들의 퇴사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MBK가 '적대적 M&A'를 시도하고 있는 고려아연 내부에서도 임직원들의 우려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MBK가 고려아연을 인수할 경우 '비철금속 세계 1위'의 경쟁력을 잃는 것은 물론 사실상의 구조조정에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다. 앞서 고려아연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이제중 부회장과 핵심 기술 인력들은 지난 9월 기자회견에서 MBK가 경영권을 가져갈 경우 전원 퇴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MBK의 과거 투자 실패 사례들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지난 2009년 인수한 기술중심 기업 영화엔지니어링을 인수 7년 만에 법정관리에 이르게 한 후 헐값에 매각한 전력이 부각되고 있다.

IB업계에 따르면 영화엔지니어링은 MBK가 인수할 당시만 해도 국내 강구조물 시공능력 평가 6년 연속 1위를 기록한 기술력 우수 기업이었다. 2000년 이후 연평균 42%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고, 158억원이던 매출이 2008년 2600억원까지 급성장하는 등 뛰어난 성과를 보였다. 특히 초고층 건물과 플랜트 건설에 필요한 첨단 기술을 보유한 강소기업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MBK가 인수 후 회사 경쟁력이 급격히 악화됐다. 당시 업황 문제도 있었지만, MBK의 경영 통제 아래 기술력 강화를 통한 중장기적 경쟁력 확보 대신 투자금 배당 및 회수를 위해 단기 실적에 치중한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인수 5년째인 2013년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한 기록한 회사는 2014년 3월, 채권금융기관협의회와 자율협약을 체결했다. 자율협약 체결 이후 회사는 임직원의 70%가량을 감원했다. 2015년엔 매출이 838억원으로 급감했고, 당기순손실 348억원을 기록하며 결국 2016년 3월엔 법정관리를 신청하기까지 이르렀다. 이후 2017년 회사를 496억원에 매각되며 MBK의 기술기업 투자는 실패로 막을 내렸다.

업계 관계자는 "MBK 등 사모펀드 인수 이후 핵심 인력들의 이탈과 이후 실적 악화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단기 실적과 비용 절감 등을 통한 기업 매각에만 힘쓰다보니 기업을 장기적으로 망가뜨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CNB뉴스=손예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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