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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식콜콜] ‘데리·새우·불고기’…롯데리아 근본 버거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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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선명규기자 |  2024.09.02 09:41:37

인터넷 커뮤니티 달군 논쟁적 질문
롯데리아 햄버거 중 대표는 누구?
댓글창서 벌어진 치열한 갑론을박
제품과 비슷한 연배 기자들에 질문
장수 제품에 서로 다른 식견 늘어놔

 

롯데GRS가 운영하는 버거 프랜차이즈 브랜드 롯데리아의 근본 메뉴는 무엇일까? 때 아닌 논쟁에 직접 검증에 나섰다. (왼쪽부터)데리버거, 리아 새우, 리아 불고기 (사진=선명규 기자)

시대의 지성 이어령 선생은 “한국인은 무엇이든지 먹는다”고 했다. 마음, 나이, 겁, 심지어 욕까지. 그러나 먹는다고 하면 으뜸으로 떠오르는 것은 음식이다. 우리는 뭣보다 음식을 먹는다. 궁금해서 알아봤다. 뭐든 먹는 한국인을 유혹하는 먹을거리는 지금 뭐가 있을까? CNB뉴스 기자들이 하나씩 장바구니에 담고 시시콜콜, 아니 식식(食食)콜콜 풀어놓는다. 단, 주관이 넉넉히 가미되니 필터링 필수. <편집자주>


 


얼마 전 온라인 커뮤니티에 뜬 질문 하나가 격론의 불씨가 됐다. ‘다음 셋 중 롯데리아 근본 버거는?’

출시된 지 3~40년은 족히 된 장수 제품들이 후보에 올랐다. 데리버거, 새우버거, 불고기버거다. 나온 지 오래 됐기에 해묵은 논쟁인가 했더니 생각해본 적 없는 주제라서 댓글 반응도 뜨겁다. 선택한 제품도 이유도 각양각색. 누구는 단호하고 혹자는 설득하고 어떤 이는 셋이 무승부라며 엇갈린 반응을 보인다. 이 난제를 뚫고 보다 확실한 근본에 다가서고자 가까운 곳에 귀 기울였다. 저 세 제품과 나이가 비슷한 본지 기자들을 찾아가 물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특정 다수에 물은 결과 불고기버거(리아 불고기)가 압도적 지지를 얻었다. (사진=선명규 기자)

 


세 후보자의 강점 ‘셋’



여기서 잠깐. 생생한 답변을 듣기 전에 후보 프로필 소개 먼저 보고 가시라.

맏형은 새우버거다. 1980년생이다. 새우 패티와 타르타르 소스가 짝을 이룬다. 특이점이 있다. 올해 개명했다. 이제는 ‘리아 새우’로 불린다. 빠르게 변화하는 패스트푸드 시장에서 40년 넘게 명맥을 유지했다. 세월의 풍파를 이겨낸 관록이 강점이다.

1992년 나온 불고기버거는 ‘한국인 입맛에 맞는 햄버거’를 목적으로 개발됐다. 업계 최초 우리 전통 음식인 불고기를 쓴 것도 이 때문이다. 불고기 양념 시즈닝과 불고기 소스를 활용해 독창적인 단맛을 냈다. ‘리아 새우’와 마찬가지로 올해 ‘리아 불고기’로 이름을 바꿨다. 요즘은 해외에서도 잘 나간다고 하니 어쩌면 K-푸드의 시초일지도 모를 상징성이 강점이다.

데리버거는 서울 하계 올림픽으로 뜨겁던 1988년 출시됐다. 쇠고기 패티에 데리야끼 소스를 넣은 단조로운 조합인데 이게 꽤나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화려한 데뷔전을 치렀다. 어느 입맛에나 편하게 달라붙는 담백함이 강점.

 

세 버거 모두 3~40년 전에 출시된 장수 제품이다. (사진=선명규 기자)

 


싱거운 결과, 이유는 다양



자, 간단한 이력 소개는 여기까지. 표본 오차가 제멋대로인 이 조사의 결과는 싱거웠다. ‘불고기버거’가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왜일까? 이유를 들어보니 이 역시 제멋대로였다.

직진형인 황기자와 전기자는 “바로 떠올라서”라며 담백하게 말했고 냉소적인 정기자는 “다른 제품은 안 먹어봤다”면서 기타 후보 검증에 미온적 태도를 보였다.

기억을 더듬은 이기자와 김기자는 “불고기버거는 롯데리아가 최초로 선보였다”면서 ‘원조 타이틀’을 높이 평가했다.

맛에 초점을 맞춘 경우도 있었다. 본질을 파고든 손기자는 “다른 프랜차이즈보다 불고기맛을 잘 살려서”라며 비교 우위에 높은 점수를 줬고, 보편성에 주목한 김기자는 “(다른 제품에 비해 불고기버거가) 남녀노소 모두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맛”이기에 가장 근본이라고 했다.

유일하게 다른 제품을 선택한 선기자는 이름을 근거로 내세웠다. “데리버거다. 롯‘데리’아에서 가져왔을 테니까. 성을 물려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적통이다. 그래서 근본”이라며 족보를 우선 따졌다.

평등주의에 입각한 선기자는 선택받지 못한 새우버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요즘은 새우를 통으로 넣는 게 흔한데 이 브랜드 새우버거는 새우 살을 저민 방식이란 점에서 희소성이 있다”며 “독창성과 개성을 따졌을 땐 새우버거가 근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다크호스의 등장에 다른 김기자가 참견했다. “맞다. 그냥 새우버거다. 이유? 있지. 맛있으니까. 그냥이다.” 근거는 부족했으나 강력한 어조로 설득력을 보충했다.

난무하는 버거 이야기에 난상 토론은 금세 버거워졌다. 이구동성은 요원했으며 공감과 추천 버튼은 쉽게 눌리지 않았다. 누구는 이렇게까지 따질 주제냐며 힐난했다. 버거킹은 와퍼, 맥도날드는 빅맥이 근본 버거라는 데 이견이 없을 테지만 유독 롯데리아만 엇갈리기에 벌어진 논쟁. 그래서 묻기로 했다. 공을 소유주에게 넘겼다. 귀사의 근본 버거, 대체 뭡니까?

롯데리아 관계자는 “세 제품 모두 롯데리아 브랜드를 각인하는 데 일조한 메뉴들이라 하나만 골라 근본이라고 하기엔 어렵다”며 한발 물러섰다. 여전히 찾지 못한 해답. 근본을 찾는 여정은 끝나지 않았다.

(CNB뉴스=선명규·전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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