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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IT)야기] 실험하느라 힘들었죠?…‘내구성 공개 테스트’로 선수 친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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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선명규기자 |  2024.08.06 09:29:05

스마트폰 출시 때마다 유튜브서 내구성 실험
수만 번 접었다 펴고 불태우는 영상 등 확산
이번엔 삼성전자가 먼저 나서서 튼튼함 입증
매장서 물에 넣고 수세미로 문대는 모습 공개

 

삼성 강남에서 ‘갤럭시 Z 폴드6·Z 플립6’ 내구성을 입증하는 로봇 요리사 (사진=선명규 기자)

“대한민국은 IT강국”이란 말은 이제 잘 쓰지 않습니다. 당연하게 여기는 이유가 가장 클 텐데요. 그만큼 국내 정보통신산업은 급속도로 성장하며 세계에 이름을 날려 왔습니다. 날로 고도화되는 기술, 이를 바탕으로 탄생한 혁신적인 제품들이 증거입니다. 그리고 그 수많은 결과물에는 반드시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IT 이야기’, 줄여서 [잇(IT)야기]에서 그 설을 풀어봅니다. <편집자주>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 Z 폴드6·Z 플립6’를 공식 출시한 지난달 24일. 서울 강남역 인근 ‘삼성 강남’에 들어서니 웬 요리사가 반깁니다. 앞치마를 두르고 위생모까지 썼더군요. 양팔을 흔들며 손님들을 반긴 그는 이내 솜씨를 발휘하려 합니다. 앞에 놓인 신선한 재료로요. 이날 소비자와 본격적으로 만난 따끈따끈한 ‘갤럭시 Z 폴드6·Z 플립6’가 탁자에 놓였습니다. 의문스러울 겁니다. 먹지 못하는 스마트폰이 어째서 식재료 행세를 하고 있는 지에 대해서요.

이곳은 알려졌다시피 파인다이닝이 아니라 삼성전자의 체험형 플래그십 스토어입니다. 썰렁한 농담 하나 하자면, 왠지 이 안의 모든 것에 전기가 통할 것 같습니다. 살짝 우겨보자면, 그래서 요리사도 사람이 아닙니다. 로봇이에요. 이런 막무가내이자 엉뚱한 상황이 여전히 의아하실 겁니다. 근데요. 이제부터 시작되는 요리를 보시면 무슨 의도인지 금방 알게 될 겁니다.

 

로봇 요리사가 ‘갤럭시 Z 플립6’를 물에 담갔다 빼고 ‘갤럭시 Z 폴드6' 화면을 칼로 긁는 모습 (사진=선명규 기자)

 


요리 형식 빌린 공개 테스트



먼저 로봇 요리사가 재료를 깨끗이 씻듯, Z 플립6를 물에 담급니다. 그리고 빼고, 다시 넣고. 스파이 영화 속 물고문 장면처럼 이 행동을 반복합니다. ‘그만! 꼬르륵, 불게! 꼬르륵.’ 마치 이런 모습이 반복되는 듯합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그다음엔 Z 폴드6를 누이더니 화면에 아몬드 조각을 흩뿌립니다. 그나마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나타나니 진짜 요리가 시작되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웬 걸요. 수세미로 사정없이 벅벅 문대기 시작합니다. 일부러 흠집이라도 내려는 게 분명해 보입니다.

가학성의 수위는 올라갑니다. 케이크 칼을 꺼내 화면을 슥슥 긁다가 딱딱한 마카다미아를 꿍꿍 떨어트립니다. 그리고 마침내 접어든 피날레. 양손으로 두 스마트폰을 잡고 빠르게 접었다 폈다를 거듭합니다. 커튼콜을 받은 배우처럼 폴더블 스마트폰이 연신 꾸벅거리는 모습을 끝으로 이 기상천외한 쇼는 막을 내립니다. 결과적으로 생고생을 한 것치곤 두 배우의 외모는 말끔했답니다.

요리 형식을 빌렸지만 실상은 신제품의 내구성을 입증하려는 것입니다. 매장에서 공개적으로요. 이런 광경이 생소하진 않습니다. 새 스마트폰이 출시될 때마다 튼튼한 정도를 검증하는 영상이 유튜브에 넘쳐났거든요. 누가 더 가혹하게 테스트하는 지를 두고 매번 경쟁이 붙었습니다. 여러 창의적인 ‘고문 방법’이 등장했었는데 다음 두개가 딱 떠오르네요.

 

로봇 요리사가 ‘갤럭시 Z 플립6’를 접었다 폈다 하는 모습 (사진=선명규 기자)

 


뜸해진 무모한 실험 영상



지난해 전작인 갤럭시 Z 폴드5·Z 플립5가 나왔을 때를 보겠습니다. 무모한 영상 하나가 꽤 화제였습니다. 화면이 접히는 폴더블폰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든 건데요.

당시 폴란드 IT전문 유튜브 채널 ‘Mrkeybrd’은 한동안 뉴스를 장식했습니다. 기사 제목은 대부분 비슷했고요. 요약하면 “아직도 저러고 있다” 정도입니다. 영상 속 실험자들은 실시간으로 눈이 퀭해졌습니다. 비록 교대로 진행됐지만 잠도 안 자고 갤럭시 Z플립5를 접었다 폈거든요. 횟수로는 40만 번 넘게, 시간은 164시간 34분이 걸렸습니다. 언제 끝날지 모를 이 단순 행동을 반복하니 이게 오히려 화제를 낳았습니다. 엔딩도 나름 파격적이었고요. 결국 이 행동을 멈추긴 했는데 기기가 고장 나서가 아니라 사람들이 지쳐서 포기해버렸거든요. 고의로 망가트려서요.

올해 초 갤럭시 S24 시리즈가 출시된 직후 등장한 실험은 보다 과격했습니다. 모델 가운데 가장 튼튼하다는 ‘울트라’가 대상이었는데요. 한 IT 유튜버가 울트라를 섭씨 1100도의 용광로에 넣고, 높이를 달리하며 바닥에 떨어트리고, 심지어 드릴로 갈았습니다. 그랬는데도 기기가 버텨내서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어쩐지 좀 다릅니다. 이런 엉뚱하고 파괴적인 실험 영상이 뜸한데요. 이런 이유가 있을 수 있겠군요. 제조사가 공개적으로 실험 장면을 보여주고 있으니 선수를 빼앗겨서. 애초에 삼성전자가 갤럭시 Z 폴드6·Z 플립6를 공개하면서 내구성을 더욱 강화했다고 호언하는 바람에 김이 빠져서.

이 회사는 전작에서 입증된 ‘아머 알루미늄’ 프레임, 스크래치와 낙하 충격에 강한 ‘코닝 고릴라 글래스 빅터스 2’ 탑재를 ‘강화’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당연히 이전보다 강렬한 실험을 해야 기기에 데미지를 줄 수 있겠죠? 그래야 관심도 받을 수 있고요. 용광로에 넣는, 그 이상의 파격을 발휘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운 미션인 겁니다.

지난달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갤럭시 언팩 2024’ 행사에서 삼성전자 MX사업부장 노태문 사장은 자신했습니다. “갤럭시 Z 폴드6와 갤럭시 Z 플립6는 궁극의 성능과 완성도를 자랑한다”고요.

튼튼함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내구성이 높은 관심사 중 하나임은 분명합니다. 그럴듯한 수사가 아닌 진짜 ‘강력함’이 앞으로 ‘갤럭시 Z 폴드6·Z 플립6’의 새로운 무기로 작용할지 궁금합니다.

(CNB뉴스=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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