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밤잠을 설치게 했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이 잠잠해졌다. 64년 만에 우승을 노렸던 대한민국이 7일 새벽 요르단과의 4강전에서 패하면서다.
이번 아시안컵에 거는 기대가 컸다. 손흥민을 비롯해 황희찬, 이강인, 김민재 등 ‘월드 클래스’ 선수들이 즐비해 우승에 대한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기대와 다른 경기력에 마음도 졸이게 했지만 앞선 토너먼트에 들어서면서 드라마 같은 경기로 우려를 일축한 바 있다. 결과는 아쉽지만 열심히 뛴 축구대표팀에 감사하다.
아쉬운 마음과 감사를 뒤로하고 4강전까지 축구대표팀의 활약에 반색한 업계를 살폈다. 당연 치킨업계다. 축구엔 치킨이라는 공식은 예전부터 존재했다. 이번에도 그랬다. bhc치킨은 지난달 15일 대한민국과 바레인전의 경기가 진행되는 날 매출이 전주 동기 대비 40%, 전월 동기 대비 30%, 전년 동기 대비 40%의 상승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교촌치킨 매출 증가율은 55%를 기록했다. 포장과 배달 주문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BBQ 역시 매출이 전주 대비 67.2%, 전월 대비 61.4% 증가했다. 최근 치뤄진 지난 한국 대 호주 간의 8강전 때도 매출이 급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언제나 그렇듯 당연한 결과라 생각하고, 당연한 듯 관련 기사를 썼다. 왜 그랬을까? 문득 요르단전에 친구와 나눴던 카카오톡 대화방에서의 대화를 살폈다. 이야기를 위로 올리다가 한 친구의 말이 눈에 들어왔다.
“후반전 시작하기 전에 빨리 편의점 들러야겠다”
그렇다. 새벽 경기에 이어지는 아시안컵 16강전과 8강전, 4강전에 편의점을 찾는 지인들이 많았다. 문득 궁금해져 지난 경기 때 편의점 매출을 찾아봤다.
GS25가 선보인 쏜살치킨은 지난달 15일 기준 전주 대비 매출이 410.4% 올랐다. 이어 냉동 안주 78%, 수입 맥주 대캔 61.2%, 마른안주 55.4%, 스낵류 39.3%, 무알콜맥주 34.3% 순으로 매출이 증가했다.
CU는 같은 기간 맥주 매출이 35.8% 늘었다. 위스키 13.2%, 소주 9.6%, 와인 5.2% 등이 뒤를 이었고 스낵류 28.2%, 안주류는 24.9% 신장했다.
세븐일레븐은 수입 맥주와 국산 맥주 매출이 각각 40% 증가했으며 스낵안주 35%, 양주 30%, 스낵 20% 오징어 20%, 즉석 치킨 20%, 탄산음료 15% 늘었다. 이마트24도 맥주 51%, 하이볼 39%, 위스키 22% 증가했다.
찾아보면 찾아볼수록 ‘축구에는 치킨’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느껴졌다. 혼자만의 생각일까 싶어 앞서 언급한 대화방에 한마디 했다. “편의점은 왜?”
친구의 말을 정리하면 이렇다. 편의점업계는 ‘접근성’ ‘운영시간’ ‘다양한 품목’ ‘합리적인 가격’ 등의 부분들 때문에 축구 경기가 있는 날이면 먹거리나 안줏거리를 찾으러 간다는 것이다. 실제 이번 아시안컵 기간에도 GS25,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국내 주요 편의점 4사는 맥주, 즉석조리 치킨, 간편식 등 안주류를 초특가 또는 1+1 형태로 판매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일례로 GS25는 국산·수입맥주 번들 8종을 특가에 선보였고, CU는 인기 수입맥주 7종과 와인 반병(까쇼·화이트) 2종 가운데 6개 구매 시 1만5000원 할인 판매했다.
세븐일레븐은 국산·수입맥주 20종과 치킨을 최대 35% 할인가에 내놓았으며, 이마트24도 맥주·양주·와인·하이볼 등 550여 종의 주류 할인과 냉동 간편식 1+1 행사를 펼쳤다.
보는 바와 같이 치킨업계는 조금 긴장할 필요가 있겠다. 축구에는 치킨이라는 ‘국룰’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관성화된 사이드 메뉴 할인 프로모션 등에서 탈피해 품목 다변화, 점포 연장 운영 등 마련이 급선무인듯하다. 이를 통해 스포츠 경기 때마다 가장 많은 선택을 받는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계속해 축제에 축포를 쏘아 올리길 응원하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