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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윤동주와 갈라 포라스 김, 이승만 그리고 우리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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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정호기자 |  2024.01.26 09:25:07

서울 광화문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 색채 이미지로 복원된 윤동주 시인. (사진=연합뉴스)

청룡의 해인 2024년 새해에 세 명의 인물이 마음에 들어왔다. 윤동주 시인과 한국계 멕시코 여성 작가인 갈라 포라스 김, 이승만 대통령이 바로 그 주인공이었다.

윤동주 시인은 윤석열 대통령이 영국을 국빈 방문했을 때 찰스 3세 국왕이 ‘바람이 불어’의 한 구절을 낭독해 관심을 받았다. 중국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 룽징시에 있는 윤동주 시인의 생가가 정치적인 이유로 폐쇄됐다가 부실하게 재개관했다는 기사도 유용한 정보였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일본 식민지배 상태의 조선에서 벌어진 생체실험을 다룬 드라마 ‘경성 크리처’에도 윤동주 시인의 이름이 잠시 등장한다. 일본에 의해 강제병합된 상태의 조선 또는 대한제국, 이후 중국 옌볜 지역에서 출생하거나 활동한 우리나라 예술가와 독립운동가의 호적 문제를 어떻게 처리해야 바람직한지 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갈라 포라스 김 작가는 삼성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리움미술관에서 ‘국보’ 전시를 열고 있다. 이 전시에서는 남한과 북한의 국보를 순서대로 교차해서 그린 그림 ‘국보 530점’, 일본 식민지배의 피해를 표현한 ‘일제 강점기에 해외로 반출된 한국 유물 37점’ 등을 살펴볼 수 있었다.

 

과거 제국주의 열강이었던 일본이 대한제국 특사들이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만국평화회의에 참석하는 것을 방해하고, 한일 병합 조약을 공포한 일이 있다. 해방 이후 미국과 러시아 등에 의해 전범국인 일본이 아니라 지정학적 위치에 의해 조선 또는 대한제국이 분단된 일의 부조리성에 대해서 사유해볼 수 있었다. 국제법적으로 타국에 대한 식민 지배가 부당한 일이라는 논의가 시작된 시기 이후에 체결된 한일 병합 조약의 비합리성, 전범국인 독일 또는 일본과 비교했을 때 현상에 대한 윤리적 적용이 위배되는 비합리성이 시민들과 문화재에 남기는 상처가 얼마나 깊을 수 있는지 생각해봤다.

 

삼성문화재단 리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갈라 포라스 김 작가의 ‘국보’ 전시. 남한과 북한의 국보를 교차해서 그린 ‘국보 530점’(왼쪽), ‘일제 강점기에 해외로 반출된 한국 유물 37점’ 작품. 우리나라 실제 문화재도 함께 전시되고 있다. (사진=손정호 기자)

대한민국 이승만 초대 대통령은 국가보훈부에서 뽑은 올해 1월의 독립운동가이다. 경기도 남양주시 경의중앙선 덕소역의 게시판에 이승만 대통령의 포스터가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대학에 다닐 때까지 종종 이승만 대통령 정부 청와대에서 공보실장 등을 지낸 전성천 목사와 만나기도 하고, 책을 선물로 받기도 해서 아련한 심상이 들었다.

이승만 대통령은 임시정부 성립을 선포하고 각료를 구성해 발표해 활동한 우리나라 총 6개 임시정부의 행정수반이나 각료를 모두 지낸 유일한 인물이다. 임시정부 내에서 탄핵된 후 복권되고,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활동할 당시 한국전쟁이 발발하고, 부정선거 등으로 하야한 역사적인 문제가 있기도 하다. 하지만 모든 임시정부를 가장 잘 대변한 인물이며, 대한민국이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 등에서 세계적인 수준에 올랐기 때문에 남한과 북한을 통틀어 그 시작점으로 평가할 가치가 있는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 남북 관계가 단절되고, 체제 불안과 경제적 어려움이 더해진 북한이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반도 분단 리스크로 인해 이런 발표가 있을 때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에 대해 매도세를 보이기도 한다. 한미일 동맹의 정치, 군사, 경제적 협력으로 민주주의와 지속가능한 발전의 토대를 지키고 있고, 한화 등 우리 방산 기업도 잘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거대한 역사의 수레바퀴로 할퀴어진 동북아시아의 완전하고 보편적인 평화는 아직 멀어 보여서 슬프기도 했다.

 

국가보훈부에서 2024년 1월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한 이승만 대통령. 경기도 남양주시 경의중앙선 덕소역 게시판 모습. (사진=손정호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이어지고 있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대립도 계속되고 있다. 중국과 대만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현재 서울과 경기도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시민의 한 명으로 역사의 상처, 큰 균열들 앞에서 어떻게 해야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보장할 수 있을까 고민해볼 필요가 있어 보였다.

지나친 소비주의가 자연환경을 파괴해 인류가 지구에서 생존할 수 없는 조건을 만든다고 하지만, 이런 문제들을 친환경 기술의 발달로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경로에서도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민주주의의 가치가 소중한 것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지속가능한 경제적, 정치적 발전이 국민 대다수의 삶의 질을 높인다.

시민의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 정치체제나 철학, 법은 윤리적이지 않기 때문에 유엔 헌장의 정신에 위배된다는 점에 대해서도 세계시민들이 되새겨봐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보다 많은 사람들이 평화롭고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글로벌 스탠다드에서의 윤리적 기준을 확보하고, 인류의 많은 문제들을 슬기롭게 풀어갈 수 있지 않을까.

(CNB뉴스=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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