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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부동산 경기, 바닥 찍고 회복세? 아직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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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23.06.14 10:46:21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들.(사진=연합뉴스)

“부동산 회복 조짐에…5월 가계 대출 2개월 연속 증가”
“미분양 주택 2개월 연속 감소...분양 시장 훈풍 도나”
“서울, 거래 늘고 집값 반등…‘바닥론’ 고개”
“집값 바닥 찍고 오른다…서울 아파트 매매·전세 2주 연속 상승”
“6월 아파트 분양 138% '껑충'…시장 회복 신호탄?”


최근 쏟아지고 있는 부동산 경기 회복 관련 뉴스 제목들이다. 지난 1년여 간 부동산 시장을 옥죄어 왔던 ‘거래 가뭄’과 ‘집값 하락세’가 끝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

이 소식들은 대부분 공신력있는 시장 조사 데이터에 기반한 뉴스들이다. 부동산 거래가 늘어날수록 증가 추세를 보이는 가계 대출이 19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고, 전국 미분양 주택은 5월 기준 7만 1000여 개로, 지난 2월 정점을 찍은 후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속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 조치가 이어지면서 급매물 거래가 부활했고, 이로 인해 서울과 경기도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지난해 대비 약 2배 수준으로 늘었다. 서울 아파트값도 지난달 22일 1년여 만에 상승 전환했고, 3주 연속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달에 분양 예정인 아파트는 약 3만 7733가구로 전년 동월의 1만 5877가구 대비 138% 가량 많다.

부동산 시장의 향방을 예고하는 이런 징후들을 종합해보면, 부동산 경기 침체는 조만간 끝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과연 지금이 ‘바닥’이고 ‘내 집 마련’의 가장 적절한 타이밍인 걸까?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면 대체로 부정적인 답변이 나온다. 왜일까?

우선, 이런 뉴스들의 근거로 활용되는 데이터의 신뢰도가 의심스럽다는 지적이 많다. 일례로, 국내 부동산 통계의 대표적인 근거자료로 활용되는 것이 한국부동산원과 KB국민은행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이지만, 두 통계는 결론이 상충되는 경우가 많다. 부동산원의 조사에선 서울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인데, KB국민은행의 조사에선 하락세로 나오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

이처럼 통계 결과가 상이한 이유는 두 기관의 조사 기준과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표본 가구 수도 다르고, 조사 방식도 다르다. 특히 한국부동산원 통계의 경우 해당 월에 신고된 모든 계약을 집계해 발표하는 방식인데, 계약 취소 분을 반영하지 않다보니 실제 거래로 이어지지 않은 거래가 실거래로 오인돼 통계를 왜곡시키는 사례가 적지 않아 아예 ‘주간 거래 통계’를 폐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최근 서울 강남 3구에서 최고가 거래로 알려진 여러 거래들이 결국 최종 등기까지 이어지지 않았지만 ‘강남 부동산 최고가 경신’의 사례로 보도되는 사례도 있었다.

미분양 물량 감소 역시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분양 물량 자체가 줄어든 영향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의 분양 물량은 전년의 반 토막도 안되는 40% 수준에 불과하다. 게다가 부동산 경기 침체의 여파로 미분양 리스크가 낮은 단지들만 분양에 나섰다. 결국 미분양이 줄어든 건 일종의 ‘착시 효과’인 셈이다.

 


미국 금리 정책이 한국 부동산 흐름 ‘좌우’



그렇다면 부동산 경기 회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진짜 핵심적인 ‘신호’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에 따르면, 핵심 지표는 ▲금리 ▲거래량 ▲전세가 변동 추이 등이다.

먼저, 금리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국내 부동산 경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금리가 낮으면 주택 대출이 늘고, 높아지면 이자 부담에 주택 매수세가 꺽이는 흐름이다. 문제는 우리 금리가 미국의 금리 정책에 종속돼 있다는 것.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지난해 3월 이후 10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했고, 최근에야 속도를 조절하는 분위기다. 이 기간 내내 국내 부동산 경기는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연준은 여전히 금리 인상 기조를 버리지 않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여전히 공격적 금리 인상 정책을 유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분석가들은 5월 미국 소비자물가(CPI) 결과에 따라 이달 금리 인상이 멈출 가능성이 있지만, 그렇다해도 7월에 다시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울 및 전국 주택 거래량도 예년 수준을 회복한 건 아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2만 5761건에서 5만 2333건으로 증가세를 보였지만 4월 들어서는 다시 4만 7555건으로 하락했다.

전세가 역시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세 시세가 이전의 전세 보증금보다 낮아지는 ‘역전세’가 심화되면서 은행 대출을 받아 구 전세 보증금을 돌려준 집주인들이 늘어나 올해 신규 취급 전세보증금 반환대출액은 4조 6000억 원을 넘겼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역전세 위험가구는 올 4월 기준 102만 6000가구인데, 이는 전체 전세 가구의 52.4%에 해당한다.

이상의 핵심 지표를 종합해보면 부동산 경기는 여전히 침체를 벗어나지 못한 상태이며, 당분간은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렇다면 하락 추세인데 반등할 것 같은 분위기가 시장에 팽배한 현 상황은 어떻게 규정지을 수 있을까? 이런 상황을 묘사한 용어가 있다. 죽은 고양이도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잠시 튀어 오른다. 이른바 ‘데드 캣 바운스(Dead Cat Bounce)’다.

(CNB뉴스=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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