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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두의 교육칼럼] 노벨상 수상, ‘백약이 무효’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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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구병두기자 |  2017.11.06 09:11:35

올해도 온 국민이 염원하는 노벨상수상자 명단에 우리나라는 그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지 이십 성상이 다되어 가고 있지만 그 이후 과학상, 경제학상 그리고 문학상 부문에서 여태껏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노벨상수상 부문은 6개 영역으로 물리학상, 화학상, 생리‧의학상, 문학상, 평화상, 경제학상이 그것이다. 
  
노벨상 수상자를 많이 배출한 나라를 살펴보면 미국을 비롯한 전통적인 유럽의 경제 선진국들과 최근 들어 일본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노벨상 수상자 한명을 배출한 것에 그쳤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2017년 10월 현재, 노벨상을 수상한 국가들의 성적은 미국이 360명을 배출하여 단연 1위이며, 그 뒤를 이어 영국(127명), 독일(107명), 프랑스(61명), 스웨덴(30명), 스위스(27명), 일본(25명), 캐나다(23명), 러시아(23명), 오스트리아(21명), 이탈리아(20명), 네덜란드(19명), 덴마크(14명), 노르웨이(13명), 이스라엘(12명) 순이다. 이 외에도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나라도 11개국이 더 있다. 아시아권에서는 일본, 중국, 인도 그리고 파키스탄에서도 노벨과학상과 문학상 수상자가 나왔다. 

흔히들 노벨상수상 성적은 국력과 국부(國富)와 비례한다고 하였는데, 우리나라와는 무관하다. 

우리나라의 GDP(국내총생산)순위는 미국, 중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인도, 이탈리아, 브라질, 캐나다에 이어 11위다. 혹자는 노벨상수상자 한명을 배출하는 것은 올림픽에서의 금메달 30개를 획득하는 것과 맞먹을 만큼 힘들다고 하였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지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 순위 8위에 랭크되었으며, 그동안 하계올림픽에서 획득한 금메달만 하여도 100개를 훌쭉 넘어섰다. 이러한 속설대로라면 우리나라는 최소한 노벨상 수상자 5-6명쯤은 나왔어야 한다. 

부존자원이 거의 없는 불리한 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우리나라는 2012년에 국민소득 2만 달러와 인구 5천만 명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20-50클럽에 가입한 7번째 국가가 되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기존 선진국인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을 제외하면 유일하다. 

더구나 GDP 대비 R&D 투자비중은 2016년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4.29%로 세계에서 1위이며, 그 뒤를 이어 이스라엘(4.11%), 일본(3.58%), 핀란드(3.17%), 스웨덴(3.16%), 덴마크(3.05%), 중국(2.05%) 순이다. 세계 최고의 연구개발 투자비중에도 불구하고 노벨상 수상성과가 전무한 것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과학저널인 네이처는 우리나라가 기초과학분야에서 성과를 내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문화가 정착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꼭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GDP 대비 R&D 투자비중은 높지만 대부분의 투자가 응용과학분야에 집중돼 있어 기초과학분야의 연구비 지급률은 고작 6%에 불과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빠른 시일 내에 성과를 내어야 하는 대기업 중심의 기술 분야에 거의 대부분의 R&D 투자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과학자들은 응용과학을 잘하려면 기본적인 수학, 물리, 학학, 생물 등이 토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늦었지만 R&D 투자 지원 비율을 기초과학분야와 응용과학분야에 균형 있게 분배되도록 재조정해야 할 것이다.  

노벨상 수상은 경제성장과 올림픽에서의 금메달 획득처럼 단시일에 이룰 수 없으며, R&D 투자비중을 늘린다고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이 아님이 더욱 명백해졌다. 기초과학이 부실하면 백약이 무효다. 특히 노벨과학상은 수학, 물리, 화학, 생물과 같은 기초과학분야를 튼튼히 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기초과학분야의 연구비지원을 대폭 늘리면서 지속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
 
[구병두 서경대학교 인성교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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