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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서울교대 부설초등학교 전병식 교장 "교원성과급제 폐지돼야 한다"

"경쟁하는 기업형 성과급제도는 학생 교육과 지도를 위해 공조해야 하는 교육현장에 맞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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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진부기자 |  2017.05.12 17:05:05

▲서울교대 부설 초등학교 교장 전병식 교육학박사(사진= 서울교대부설 초등학교)

교사들이 서로 도와서 종합적으로 각 학생들을 교육하고 지도해야 하는 교육현장에서 교사간 경쟁을 유발하는 일명 '교원성과급제'는 폐지돼야 한다.

성과급제도는 원래 기업의 목표인 이윤을 초과 달성했을 때 그 기여도에 따라 차등 배분하는 일종의 '보너스' 개념이다. 그러나 학생들을 훌륭한 인간으로 교육해야 하는 일을 평가하는 교원의 성과급제도는 그 출발점부터가 전혀 다르다.

과연 학교에서 더 성과를 낸 교사는 누구인가? 학교 업무를 많이 하는 교사나 어려운 학년을 맡는 교사인가? 아니면 장애 학생을 맡는 교사, 힘든 학교 업무를 보는 교사, 많은 수의 학생을 지도하는 교사, 많은 시간을 지도하는 교사인가?

문제는 교사들이 학생들을 교육하고 지도하는 다양한 업무들은 기업의 이윤평가 같은 양적인 평가로 단순하게 평가하기 힘들다는데 있다. 교육적인 열정이나 문제 학생들을 바로잡기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하는 일은 성과급 계산에 넣을 점수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수익을 내야 하는 기업에 도입한 성과급제도는 현재 기업에서조차 구성원들에게 통제감과 무력감을 느끼게 하고, 내재적 동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 도입을 고려하는 기업들이 많다. 그럼에도 철저히 성과보다 과정에 더 치중해야 하는 교육에 성과급제도를 적용하고 있는 것은 오류다.

한 선생님의 경우를 예로들어 설명하고자 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그 선생님이 직접 얘기하는 형식의 글로 표현해 보겠다.

"가정환경이 불안정해 밤새 게임을 하다가 학교에 11시쯤 등교하거나 결석하기를 반복하는 5학년 A학생이 있었습니다. 그 학생은 학교에서 일명 '찍힌' 학생으로 교사들이나 다른 학생들도 같은 반이 되기를 꺼려할 정도의 아이였습니다.

그애는 욱하는 성격에 툭하면 친구들을 때리고 욕을 일삼기도 해 담임인 저는 A학생의 가정을 방문해 가정환경을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이후 A학생과 지속적인 상담을 통해 방과 후에는 나머지공부를 시키기도 하고, 퇴근할 때는 집에 데려다주거나 출근할 때 집 앞에서 기다렸다가 학교로 데리고 오기를 6개월째 했습니다. 이렇게 하는데는 많은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수업 준비와 학교 업무, A학생의 생활지도를 위해 저는 더 일찍 출근하기 위해 서두르게 되고 일반적으로 퇴근시간도 8시가 넘기 일쑤였습니다. 가끔씩 그애가 다른 애들과 싸우는 일이 발생하면, 민원을 넣는 학부모들을 만나  달래고 설득하느라 진이 빠지기도 했습니다. 방학 동안엔 복지 기관에서 잘 지내고 있는지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그러자 어느 날부터 A학생의 태도가 밝아지는 등 조금씩 바뀌어 가고, 같은 반 친구들도 그 애와 같이 어울리기 시작했습니다. 교실에서 잦던 다툼과 폭력도 많이 줄어드는 등 결과가 나타나기 시작해 모두들 저의 열정과 A학생의 변화에 놀라움을 표하기도 했죠.

그러나 다음해 5월 저의 휴대폰에 '당신의 등급은 B입니다'라는 문자가 도착했습니다. 제가 받은 성과급제도의 평가는 S·A·B 중 최하등급 B였던 것입니다. 이젠 아이들을 대하는데 힘이 나지 않습니다"

A학생을 성공적을 지도했지만 성과평가에서는 결국 최하점수인 B를 받은 이 교사의 경우를 소개했지만 이러한 케이스는 다양하게 많다. 결국 이 담임교사는 더 이상 학교에서 문제아를 맡아 적극적으로 지도하기를 꺼려하게 됐다. 따라서 성과평가제 도입으로 인해 가장 피해를 받는 대상은 결국 학생이 된 것이다.

이에 더해 교육활동 뿐만 아니라 학교 업무를 열심히 하고 있는 교사도 사실 성과급 혜택을 반겨하지 않는다. 그 선생님들은 "남들 눈에 수업 적게 하면서 성과급까지 챙긴다고 보이니 부장을 때려 치고 싶어요. 그냥 우리 반, 내 업무 하나만 하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행정전담팀을 맡은 부장교사의 넋두리다. 

보건, 영양, 특수 교사는 교사의 역량과 소신에 따라 학교에 기여하는 정도 차이가 크다. 성과급 산정 시기가 오면 수치화할 수 없는 자신의 노력들이 인정받지 못하거나, 인정받는다고 해도 다른 교사에게 피해가 되는 것 같은 분위기에 움츠려 드는 상황이다.

학교는 아이들을 키워내기 위해 동료 교사끼리 머리를 맞대고 연구하며 서로 도와야 제대로 그 기능을 발휘하는 특수한 곳이다. 기업의 경쟁논리를 앞세워 동료 교사끼리의 공조를 방해하고 학교 문화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성과급 제도는 다시 고려돼야 한다.

(정리)CNB뉴스= 김진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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