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의 ‘기대’는 역시나의 ‘실적’으로 무너졌다.
쿠팡·티몬·위메프 등 소셜커머스 3사는 지난 한 해 공격적인 마케팅 정책을 펼쳤음에도 대규모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업계 1위인 쿠팡의 영업손실은 직전 해보다 세 배 이상 늘어난 4000억 수준에 이를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자본금 규모로 비교해 봤을 때, 시끄러웠던 대우조선해양에 버금가는 참담한 성적표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할 것 같지만 회사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오프라인 유통의 거인인 이마트와 기저귀, 분유 등의 생필품에서 최저가격 전쟁을 펼치고 있다. 소비자들은 물건을 싸게 구매할 수 있다고 해서 환호해야 하는가?
계속된 적자를 이어감에도 버틸 수 있는 것은 대규모 투자 덕이다. 쿠팡은 2015년 6월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세계적 IT 기업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 달러(한화 약 1조 100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앞서 2014년에는 미국 세콰이어캐피탈로부터 받은 1억 달러, 블랙락으로부터 3억 달러 투자를 이끌어 냈다.
티몬도 지난해 KKR와 함께 그루폰으로부터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그루폰의 투자를 받아냈다. 당시 그루폰은 지분매각 대금 중 7500만 달러를 티몬에 재투자했다.
위메프는 지난해 8월 넥슨의 지주회사 엔엑스씨(NXC)로부터 제3자 배정 신주 발행으로 1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기술력을 갖춘 벤처기업에는 인색한 투자가 소셜커머스에는 이리도 관대한 이유를 필자는 알 수 없다.
쿠팡은 투자금의 대부분을 물류센터 설치와 ‘로켓맨’이라 불리는 배송인력에 투자하였다. 하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보기도 전에 물류센터 매각설부터 시장에 퍼지고 있다.
하지만 실적에 대한 염려는 외부인의 몫인 듯싶다. 이들 경영진들은 현재까지 출혈경쟁 외에는 별다른 전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일반인들이 보지 못하는 혜안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 치킨게임 끝에 다른 경쟁자들을 고사(枯死)시키고 반도체 호황을 끌고 간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벤치마킹 하는 것인지. 궁금하면서 답답하다.
소셜커머스 경영진들은 나이가 젊고 해외에서 공부한 공통분모가 있다. 사실 소셜커머스라는 사업도 혁신적인 사업모델이라기보다는 미국에서 시작된 것을 이들이 먼저 보고 국내에 들고 온 것이다.
이들이 실패하는 경우 엄청난 자원 손실이 일어난다. 업력이 6년이 넘어가는 이제는 기대감이 아닌 검증된 사업모델을 보여주어야 한다.
소셜커머스, 이제 실적으로 응답하라.
* [정세현의 튀는 경제]는 매월 1회 연재됩니다
■ 정세현
현 티볼리컴퍼니(Tivoli Company) 대표, ㈜한우리열린교육 감사
전 삼일PwC Advisory 컨설턴트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영국 Nottingham Trent University M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