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맞은 국힘 의원들, 박수는 없었으나 악수하고 대화 나눠

송언석 “제대로 된 사업만 추경 포함” 건의…주호영·이헌승·조경태·서지영 의원 등도 대화

심원섭 기자 2026.04.03 12:01:24

이재명 대통령(왼쪽 두번째)이 2일 국회에서 2026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뒤 퇴장하다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오른쪽 두번째)와 만나 마주 서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끌었다. (사진=연합뉴스)

중동 사태로 인한 경제 비상 상황 속에서 거행된 이재명 대통령의 2일 국회 시정연설은 연설 내내 진중한 표정으로 추경안 처리의 시급성을 강조한 가운데 여당은 물론 야당도 자리를 지키는 등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남색에 흰색 줄무늬 넥타이에 남색 정장 차림의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10분께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 본회의장 중앙 입구로 들어서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먼저 인사를 나눈 뒤 문 앞부터 연단 앞까지 양쪽으로 도열해 박수치며 환영한 민주당 의원들과 일일이 웃으며 악수를 나눈 뒤 연단에 올라 여야 의석을 향한 인사로 연설을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극도로 강하게 이란을 타격하겠다”며 강경 입장을 표명한 지 4시간 뒤에 진행한 이날 연설에서 약 15분간 중동 전쟁에 따른 위기 상황을 함께 극복하자고 호소했으며, 특히 “함께 아끼고, 함께 나누고, 함께 이겨내자”라는 대목에서는 또박또박 힘줘서 강조했다.

그리고 이 대통령은 연설 말미에 “이번 예산안이 신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초당적인 협력을 부탁한다”, “정부와 국회가, 여와 야가 손을 맞잡고 나아가자”고 말할 때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시선을 맞추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민주당 의원들은 이 대통령이 “이번 추경안은 국채를 발행하지 않는 ‘빚 없는 추경’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언급하자 크게 박수치며 호응하는 등 이 대통령의 연설 도중에 9번의 박수가 나왔으며, 이에 이 대통령은 “의원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경제 상황이 조금씩 개선된 덕분이기 때문”이라고 국회에 공을 돌리기도 했다.

이같이 이 대통령은 연설 내내 진중한 표정으로 추경안 처리의 시급성을 강조한 가운데 여당은 물론 야당도 자리를 지키면서 특히 이번 추경에 대해 ‘선거용 현금 살포’라고 비판했던 국민의힘 의석에서도 고성이나 항의는 전혀 없이 연설이 끝날 때까지 본회의장을 지켰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국회에서 2026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본회의장에 입장하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 둘러싸여 일일이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해 11월 진행된 2026년도 예산안에 관한 시정연설 당시에는 특검이 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을 이유로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데 대한 항의 의미로 본회의장 밖에서 검은 마스크를 쓰고 ‘침묵시위’를 했으며 일부 의원들이 본회의장 앞에서 이 대통령을 향해 ‘꺼져라’라는 말까지 외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은 국민의힘 의원들도 연설이 끝나고 나서는 이 대통령과 적극적으로 악수하고 대화하는 모습이 포착됐으며, 특히 송언석 원내대표가 이 대통령과 마주 보고 서서 한참 얘기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에 송 원내대표는 “제대로 된 사업만 추경에 포함해 달라”고 건의하자 이 대통령은 “심사 잘해주세요”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 밖에 이 대통령은 주호영·이헌승·조경태·서지영·서일준‧박충권 의원 등과도 잠시 대화하거나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과 부산특별법을 공동 발의한 부산 출신의 이 의원은 이 대통령에게 “퓰리즘적 법안이 아니고 지역 발전을 위한 법안이니 도와달라”고 당부했으며, 역시 부산이 지역구인 서 의원도 같이 이 법안의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내 경선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된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사전 환담에 이어 시정연설 뒤에도 이 대통령에게 대구·경북 행정통합법안 처리에 대한 협조를 재차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남 거제가 지역구인 서일준 의원은 “조선 산업을 챙겨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고 전해졌다.

여당에서도 정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은 이 대통령이 본청을 떠날 때까지 배웅했으며 특히 오는 지방선거 경선에서 이른바 명심(明心·이 대통령의 의중) 경쟁을 하고 있는 전현희·박주민 의원 등은 이 대통령과 셀카 사진을 찍기도 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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