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명의 미(味)학] 마흔에 얻은 분신…농심 신라면 캐릭터 ‘SHIN’

선명규 기자 2026.03.31 09:20:41

출시 40주년에 공개한 첫 캐릭터
신바람·신명·신남 그 자체인 성격
지구촌 누비며 소통한다는 콘셉트
누구와도 금세 친해지며 이름값해

 

농심이 공개한 신라면의 첫 브랜드 캐릭터 'SHIN(신)'. (사진=농심)

잘 지은 이름에는 풍미가 있다.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는 어느 시집 제목처럼 거듭 떠오르는 향취가 있다. 이른바 ’작명의 미(味)학‘이다. 산업계에도 이런 말맛나는 명칭이 많다. 본질을 꿰뚫는 맛깔나는 이름부터 그 안에 품은 이야기까지 한번에 살펴본다. <편집자주>


 


방탄소년단이 BTS라면 신은 SHIN이다. 세계가 무대이기 때문이다. 농심이 신라면 출시 40주년을 맞아 지난 25일 공개한 캐릭터 이름은 ‘SHIN’(신). 한국을 울리던 매운맛이 마침내 세계마저 홀리자 영문명을 앞세웠다. 농심은 “언어나 문화적 배경이 달라도, 누구나 직관적으로 친밀감을 느낄 수 있는 ‘캐릭터 마케팅’을 통해 신라면 브랜드를 더욱 효과적으로 알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1986년생 신라면이 마흔에 처음 얻은 이 분신은 자기애가 강하다. 이름을 옷에 새기고 다닌다. 개성도 강하다. 붉은악마를 연상케 하는 강렬한 빨강과 검정 조합으로 한껏 멋을 냈다. 베이비펌을 한 듯, 고불거리는 머리로 정체성도 드러낸다. 그리고 똘망똘망한 눈에 비치는 매콤한 진짜 정체, ‘辛’(매울 신)이 검은자에 새겨졌다. 신라면 겉봉의 색상 조합과 면발을 닮은 헤어스타일에 본래 신(辛)의 의미를 더해 캐릭터 외형을 완성했다.

SHIN은 자신한다. 4분 30초면 누구와도 진해질 수 있다고. “내 것이 되는 시간은 단지 10분(Just One 10 MINUTES)”이면 충분하다고 장담하던 이효리보다 빠르다. 눈치 빠른 이라면 짐작했겠지만 4분 30초는 일반적인 라면 조리 시간. “라면 먹고 갈래”의 은은한 제안 뒤 마침내 생성되는 친밀감은, 이르기까지 아무래도 더디다. SHIN은 이보다 단축된 시간에 타인과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자유분방한 성격은 농심이 공식 유튜브 채널과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30초짜리 애니메이션에 곧잘 드러난다. 마트 판매대에서 달빛을 받고 깨어난 SHIN은 결심한다. 다른 라면들 사이에서 사람들의 선택을 마냥 기다리지 않겠다고. 그리하여 ‘Spicy Happiness'(매콤한 행복)를 전 세계에 전하러 떠난다는 설정. 신바람나는 ‘SHIN’의 여정은 차례로 공개될 예정이다.
 

농심은 해외에서 신라면을 알리는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사진은 캐나다 퀘백 윈터 카니발에 마련된 신라면 브랜드존 (농심 제공)

 


계속되는 SHIN의 여정



세계로 향하는 SHIN은 신라면 40년 성장사(史)를 담은 캐릭터다.

신라면은 출시 첫해인 1986년 세 달 동안 약 30억 원의 판매고를 올렸고 이듬해 연 매출 180억 원을 돌파했다. 그리고 마침내 1991년 국내 라면시장 1위에 오르며 한국 라면의 대명사란 명맥을 현재까지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인 입맛을 사로잡은 맛이 세계에서도 통하며 균형을 이룬 것은 지난 2021년. 그해 브랜드 전체 매출에서 해외매출 비중이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미국 대표 지상파 ABC방송의 인기 토크쇼 '지미 키멜 라이브'에 등장한 신라면 (사진=농심)


신라면은 이제 해외에서 먼저 소개하는 브랜드가 됐다. 지난 1월 26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에 방송되는 인기 토크쇼 ‘지미 키멜 라이브'에 등장한 것이 대표적. 이날 일상에 지친 출연자가 신라면을 먹고 행복을 느끼는 모습이 콩트 형식으로 그려졌다.

SHIN이 앞으로 “전 세계 사람들과 함께 신라면을 즐기기 위해 수시로 SNS로 소통하며 신라면과의 ‘꿀조합’을 찾는다”는 설정과도 맞닿는 부분이다. 해외서 이름값을 높였기에.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 캐릭터 ‘SHIN’은 소비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매콤한 행복’을 의인화한 존재”라며 “앞으로 글로벌 전시회와 각 해외법인의 마케팅 활동에 캐릭터를 적극 활용해, 일상에서 소비자들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가는 브랜드가 되겠다”고 말했다.

(CNB뉴스=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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