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리더십⑬] 인맥을 금맥으로…‘글로벌 소통가’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선명규 기자 2026.03.23 09:22:23

최근 수출·수주에서 연이어 성과
조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 주효
직접 진두지휘해 잭팟 터트리기도
올해 창립 60주년, 백년효성 목표

 

조현준 효성 회장(오른쪽)이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체리블라썸 정책 서밋에 참석해 빌 해거티 미 상원의원(공화, 테네시주)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효성그룹)

리더와 리더십은 이음동의어나 마찬가지다. 리더에겐 리더십이 반드시 있고, 그리하여 둘은 한몸이다. 그 실체는 기업의 성장에도 큰 발판이 된다. 리더의 자취를 따라가 보면 자연히 보이는 리더십. CNB뉴스가 [리더&리더십]을 통해 그 길을 조명한다. <편집자주>



인맥을 팽팽히 당기면 금맥이 된다. 이를 증명한 이는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다.

예컨대 효성그룹 계열사 효성중공업은 지난달 미국 유력 송전망 운영사와 약 7870억 원 규모의 765kV 초고압변압기, 리액터 등 전력기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미국 시장에 진출한 한국 전력기기 기업 중 단일 프로젝트로는 역대 최대 규모이자 이 회사 창사 이래 최대 수주.

이 같은 기록적 성과의 배경에는 조현준 회장이 있었다. 조 회장의 혜안과 추진력, 그리고 인적 네트워크가 맞물려 괄목할 결과를 끌어냈다.

조 회장은 일찍이 미국 내 생산 거점이 미래 전력 인프라 시장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혜안이 작동한 것이다. 그리고 2020년 미국 테네시주에 위치한 초고압변압기 공장을 인수했다. 여러 위험성과 변수에 대한 내부 우려가 있었지만 AI 발전에 따른 싱귤래러티(특이점) 시대를 전망하고 과감하게 인수를 결정했다. 추진력이 가동된 것이다.

이렇게 완성된 공장은 현지 공급망 주도권의 핵심 기지가 됐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증설을 마치면 미국 내 최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조 회장의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도 작용했다. 그는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 등 미국 에너지·전력회사 최고 경영층들과 개인적 친분을 쌓으면서 효성중공업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왔다. 효성중공업은 지난해 미국에서 한국 기업 최초로 765kV 초고압변압기, 800kV 초고압차단기 등 전력기기 ‘풀 패키지’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뿐만 아니다. 조 회장은 직접 발로 뛰며 여러 미국 인사들과 신뢰를 쌓았다. 트럼프 대통령 최측근인 빌 해거티 테네시주 상원의원과 수차례 회동하며 친교(親交)했고 사프라 캐츠 오라클 CEO, 스콧 스트라직 GE 버노바 CEO, 빌 리 테네시 주지사와도 협력 방안을 논의해왔다. 또한 스콧 터너 주택도시개발부 장관 등 미 정관계 핵심 인사들과 잇달아 만나며 민간 외교관으로서 입지를 넓혀왔다. 조현준 회장이 기업가 중에서 ‘미국통’으로 불리는 이유다.

 

조현준 효성 회장(왼쪽)이 체리블라썸 정책 서밋에 참석해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장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효성그룹)

 


필두로 나서는 필승 전략



스스로 ‘필두’가 되는 진두지휘 경영은 성과로 속속 이어지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이달 호주 퀸즐랜드주 탕캄 지역에 100MW/200MWh급 배터리 기반 ESS를 구축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탕캄 BESS Pty Ltd.‘와 1425억 원 규모의 ESS EPC(설계·조달·시공) 계약을 체결하고 2027년 말 상업 운전 개시를 목표로 설정했다. 이번 계약은 호주 정부의 전력망 안정화를 위한 ESS 확대 정책에 따라 추진됐다. 이는 효성중공업이 호주 시장에 ESS를 공급하는 첫 사례이기도 하다.

이번 수주의 뒤에도 조 회장의 ‘발’이 있었다. 호주 주요 유틸리티사 경영진, 에너지정책 관련 정부 고위층 등 현지 인사들과 이어온 폭넓은 교류가 초석이 됐다.

이 밖에도 조 회장은 지난해 미 워싱턴 D.C.를 방문해 케빈 러드 전 호주 총리(주미 호주 대사) 등 정·재계 리더들과 만나 호주의 에너지 인프라 현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고, 올해 1월에는 호주 경제인연합회(BCA) 브랜 블랙 CEO 등 대표단과 만나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지난한 과정이 있었기에 이처럼 세계 무대에서 연이어 결실을 맺을 수 있었던 것이다.

 

조현준 효성 회장(오른쪽 네번째)은 지난 1월 호주 경제인연합회(BCA) 브랜 블랙 CEO(오른쪽 세번째) 등 대표단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사진=효성그룹)

 


동심동덕으로 ‘백년’ 향해



이제는 100년.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아 조현준 회장은 더 멀고 높은 곳으로 향하는 청사진을 그렸다.

조 회장은 올초 신년사에서 “다가올 100년을 향한 새로운 효성의 길을 준비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면서 “백년효성을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팀 스피리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로 든 것이 2025년 월드시리즈다. 팀 승리를 위해 하나로 뭉쳐 마침내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야구팀 LA다저스를 소개했다.

조 회장은 “다저스 선수들의 모습에서 나타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투지’와 ‘팀의 승리를 위한 자기희생’, ‘승리를 위한 솔직한 소통’ 등의 팀 스피리트를 우리 모두가 이해하고 진심으로 실천해야 한다”고 했다.

재차 역설한 것도 조직력이다. 조 회장은 2026년이 ‘붉은 말’의 해임을 주지하며 “말은 평소에는 온순하지만 통제를 잃는 순간 위험하고 예측 불가능해진다. 주인이 고삐를 얼마나 제대로 쥐고 통제할 수 있는가에 따라 힘센 적토마가 될 수도, 고삐 풀린 사나운 야생마가 될 수도 있다”면서 “우리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고삐를 잡는다면 올해는 혼란의 야생마가 아니라 세계 제패를 향해 힘차게 질주하는 적토마의 해로 기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년으로 가는 길에 동심동덕(同心同德)이 가장 요구된다는 뜻이다.

(CNB뉴스=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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