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왜곡죄 1호’ 피의자는 조희대 대법원장…처벌 가능성은?

경찰 “과연 영장 내줄 판사 있겠나?”…영장 청구부터 ‘첩첩산중’

심원섭 기자 2026.03.17 12:32:25

‘법왜곡죄’ 1호 피의자로 고발당한 조희대 대법원장장이 16일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말없이 지나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법을 왜곡해 적용하는 판·검사들을 처벌 대상으로 삼는 ‘법왜곡죄’ 1호 피의자로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목됐다.  

 

조 대법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 판결과 관련한 혐의로 고발당한 상태다. 

이병철 변호사(법무법인 찬종)는 최근 국민신문고를 통해 조 대법원장과 박영재 대법관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했으며, ‘법왜곡죄’가 지난 12일부터 시행되자 다시 두 사람을 고발했다.

앞서 대법원은 제21대 대선을 두달여 앞둔 지난해 3월 28일 당시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이 대통령에 대한 사건을 접수한 지 34일 만인 5월 1일 2심의 무죄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대법원이 수만 쪽에 달하는 사건 기록을 한 달여 만에 다 읽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졸속 재판’이라고 비판하는 등 강력하게 항의해 논란이 됐다.

그러나 대법원은 “상고심은 1·2심처럼 사실관계를 다투는 ‘사실심’이 아니라 법 적용과 법리 해석을 따지는 ‘법률심’으로서, 필요한 기록을 충실히 검토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시 이 사건이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되기 전 주심 대법관은 박 대법관이었다.

이에 이 변호사는 고발장에서 “형사 재판에 관여하는 법관이 타인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서면주의 원칙을 알면서도 적용하지 않았다”면서 “파기환송 당시 7만쪽 분량의 사건 기록을 성실히 검토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않은 위법 상태가 있었고, 관련 재판이 종료되지 않은 만큼 그 부작위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이 변호사는 ‘법왜곡죄 시행 이전 행위에 소급 적용될 수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조 대법원장의 위법 상태가 현재까지 이어지는 ‘계속범’인 만큼 문제 될 게 없다”고 주장했으나 법조계에서는 ‘이번 고발건이 실제 처벌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헌법연구관 출신의 서초동 한 변호사는 16일 오후 CNB뉴스 기자와 만나 “조희대 대법원장의 혐의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파기환송 당시 형사소송법을 비롯한 관련 법 규정이나 절차를 의도적으로 무시·왜곡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전례가 없는 수사일뿐더러 판사의 재량권을 수사 대상으로 삼을 수 있냐는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 변호사는 “대법원의 입장은 ‘법률심으로서 필요한 기록은 다 들여다봤다’고 주장하고 있어 통상 1심에서 인정된 사실관계를 토대로 2심에선 들여다보는 부분이 더 줄어들 수 있다”면서 “따라서 사실심인 1·2심을 지나 법률심인 3심은 법리 오해나 심리미진 등을 중심으로 들여다보는데, 이런 과정을 어떤 기준에 따라 ‘부족했다’고 평가할 지 여부가 관심사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경찰은 ‘법왜곡죄 1호’ 고발 대상이 된 조 대법원장 사건을 지난 12일 경기 용인서부경찰서가 배당받아 다음 날 바로 서울청 광역수사단으로 넘겨 본격적인 검토에 들어갔다.

사상 초유의 대법원장 ‘법왜곡죄’ 고발 사건을 맡은 경찰은 검찰청 폐지 이후 주요 수사를 이끌 기관으로서 수사 능력을 입증할 절호의 기회로도 볼 수 있으나 국내 최고 법관의 고도의 법리적 판단을 범죄로 입증해야 하는 수사 자체의 난이도가 높기 때문에 고민이 깊은 상태라고 전해진다. 어쩌면 수사 첫 관문인 압수수색 영장조차 법원의 문턱을 넘기 힘들 수도 있다. 

서울경찰청의 한 고위 간부는 “대법원장과 대법관의 주관적인 판단 문제를 객관적인 자료로 입증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더구나 과연 대법원장에게 영장을 발부할 판사가 있겠느냐. 구체적인 증거라도 있든지 아니면 본인이 ‘자백’이라고 하지 않는 이상은 수사가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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