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지 이틀만인 15일 장동혁 대표로부터 ‘전권’을 약속받고 복귀해 ‘혁신공천’을 앞세운 인적 쇄신이 다시 본격화될지, 여부에 정치권의 관심이 쓸리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날 복귀를 알리는 입장문에서 “앞으로 공천 과정에서 필요한 결단이 있다면 피하지 않겠다. 기득권이든 관행이든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과감히 바꾸겠다”면서 “경쟁이 없는 곳에는 경쟁을 만들고, 정치의 문을 청년과 전문가에게 더 크게 열겠으며 그 과정에서 생기는 비판과 책임은 제가 받겠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그동안 여러 차례 강조해 왔던 ‘세대교체’와 ‘중진 2선 후퇴’ 등의 공천 구상을 현실화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것으로 이를 위해 경선이나 컷오프 등의 수단을 과감하게 동원하겠다는 취지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이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입장문에 (복귀 각오가) 다 들어있다. 직접 밤새워 작성했다”며 “글로 (각오를) 남겼으니 그대로 갈 것"”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 위원장은 지난 13일 오전 지도부에 사퇴 의사를 밝힌 뒤 휴대전화를 끄고 잠행에 들어갔으며, 이 위원장의 돌연 사퇴 카드를 꺼낸 배경에는 공관위 내에서 ‘보수의 심장’ 대구 지역 혁신 공천 구상을 두고 반발이 제기된 점이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국민의힘에서 6·3 지방선거 대구시장 후보로 공천을 신청한 대상은 총 9명으로 이중 현역 의원은 주호영(6선)·윤재옥(4선)·추경호(3선)·유영하(초선)·최은석(초선) 등 5명이며 이밖에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김한구 전 달성군 새마을협의회 감사,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 홍석준 전 의원 등이 출사표를 냈다.
이 위원장은 보수 지지세가 강한 대구에서 이 전 방통위원장과 초선 의원 등 정치 신인들이 경쟁하는 구도를 만들어냄으로써 텃밭 지역의 세대교체를 이루겠다는 구상에 따라 중진 의원들이 정치 신인 등을 위해 용퇴를 결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은 그동안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새로운 인재와 새로운 시대를 위해 스스로 길을 열어주는 결단, 그것이야말로 가장 큰 책임의 모습”(지난달 26일), “국민은 새 얼굴은 원한다. 시대교체를 요구하고 있다”(지난 4일) 등의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으나 ‘중진 컷오프’ 등 세대교체의 구체적 방안이 거론되자 공관위 내부에서는 ‘현역 중진 의원들의 반발을 어떻게 감당할 것이냐’ 등 우려가 제기됐던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지난 14일 경기도 모처에서 장동혁 대표와 만나 전권을 약속받은 뒤 복귀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위원장으로서도 혁신공천 구상에 대한 지도부의 지지를 확인한 만큼 복귀 첫날인 이날부터 구상을 행동에 옮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5시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공관위 회의에 참석해 행정통합이 무산된 충남‧대전 등 일부 지역 단수공천과 함께 대구 지역 공천 방향을 발표했으며, 특히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 노선 문제를 제기하며 공천 신청에 접수하지 않은 서울시장 공천 추가 공모도 오늘 진행해 오 시장 참여 여부와 관계없이 20일 면접을 강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공관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서울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가장 상징적인 지역으로, 서울시장 후보 공천의 문은 더 넓게 더 당당하게 열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특히 오세훈 현 시장은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이며 서울 발전을 이끌어온 중요한 지도자로서 이번 공천 절차에 참여해주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고위관계자는 16일 CNB뉴스에 “이 위원장이 새 얼굴을 내세운 세대교체를 이뤄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며 “당지도부의 혁신 의지를 확인하고 복귀한 만큼 향후 공천 과정에서 행동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