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키맨’ 김용현, ‘내란 혐의’ 구속…턱밑까지 간 尹 구속 가능성

檢, ‘金 진두 지휘·尹 그 윗선’ 구도…법원 “범죄 중대성·증거 인멸 우려”

심원섭 기자 2024.12.11 12:53:29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왼쪽)이 10일 구속되면서 ‘내란의 우두머리’로 지목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연합뉴스)

‘12·3 불법 계엄 사태’의 핵심 주동자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내란 등 혐의로 법원이 “혐의가 소명된다”고 비상계엄 사태가 벌어진 지 7일만인 10일 구속돼 ‘내란 수괴’(우두머리) 혐의자로 지목된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 검찰 수사도 초읽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불법 계엄 사태는 조직적 폭동의 최종 지휘자 없이는 성립할 수 없는 범죄인데, 김 전 장관의 윗선은 윤 대통령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실제로 김 전 장관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김 전 장관이 윤 대통령 지시를 받아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켰다’는 취지의 내용을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불법 계엄을 주도한 2인자인 김 전 장관이 구속되면서 그 윗선인 윤 대통령에 대한 조사도 예상보다 빨리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면서 이날 법원이 ‘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직권남용 권리 행사방해’ 혐의를 받고 있는 김 전 장관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구속영장을 발부함으로써 내란죄 성립 여부를 둘러싼 갑론을박이나 검찰 직접 수사 개시 범위에 대한 논란도 일단락됐다.

서울중앙지법 영장 전담 남천규 부장판사는 이날 “(이번 사건은) 경찰청장 등 경찰공무원의 범죄와 직접 관련된 범죄로서 검찰청법에 의해 수사 개시 범위에 포함된다”면서 “범죄혐의 소명 정도, 범죄의 중대성,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구속영장 발부 이유를 설명했다.

사실상 불법 계엄 사태를 주도했다고 지목 받고 있는 김 전 장관은 지난 3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전 계엄령을 건의하고, 이후 윤 대통령 지시를 받아 군과 경찰 지휘부에 국회 및 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앙선관위) 침투, 정치인 등 유력 인사 체포를 지시하면서 작전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법원이 김 전 장관에 대해 검찰이 ‘내란 수괴 공범’이 아닌 ‘중요임무 종사자’ 혐의를 적용한 것은 검찰이 이번 ‘폭동’을 조직·통솔한 최고 책임자로 윤 대통령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법원은 김 전 장관에게 적용된 내란 혐의가 최고 사형까지 가능한 중범죄라는 점, 그리고 그가 계엄군들의 국회 진입과 관련 증언이 쏟아지자 휴대전화를 교체하는 등 증거인멸 정황이 있다는 검찰 주장을 받아들였으며, 계엄 사태 당일 계엄군의 작전 양태가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한 폭동’이라는 점이 소명된다는 판단을 처음 내놓기도 했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은 위헌·위법한 계엄 선포를 윤 대통령에게 건의하고, 계엄군 지휘관들에게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군 병력을 투입하도록 지시한 혐의(내란 중요임무 종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도 받고 있다.

또한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발표된 포고령에는 헌법상 계엄으로 제한할 수 없는 국회 권한을 제한하는 위헌적 내용이 담겼는데, 검찰은 이를 김 전 장관이 윤 대통령과 상의해 작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김 전 장관 지시로 계엄 저지 표결을 막기 위해 경찰이 국회 출입을 통제하고, 무장한 군 병력이 국회 창문을 깨고 강제로 진입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으며, 더구나 계엄군이 선관위 과천청사에도 투입돼 당직 근무 중이던 직원의 휴대전화를 빼앗고, 전산실 출입을 통제한 것 역시 김 전 장관 지시로 이뤄졌다는 게 검찰 시각이다.

김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의 탄핵이 불발된 직후인 지난 8일 새벽 검찰에 자진 출석했고, 곧바로 긴급체포됐으며,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했다.

따라서 검찰이 내란 주동자 김 전 장관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내란의 ‘정점’으로 지목된 윤 대통령을 향한 ‘내란 수괴’ 혐의 수사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회 봉쇄 작전에 투입됐던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윤 대통령이 직접 전화해 ‘의결 정족수가 아직 다 안 채워진 것 같다, 빨리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고 말했다”고 언급했으며,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도 “윤 대통령이 ‘싹 다 잡아들여 정리하라’고 지시했다”고 폭로하는 등 내란의 최종 책임자가 윤 대통령이라는 정황이 쌓이면서 증거인멸이나 말 맞추기를 막아야 한다는 여론의 압박도 커지는 만큼, 검찰 수사도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직 대통령은 재임 중 기소되지 않는 불소추특권을 가지고 있지만, 내란죄는 예외로서 헌정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이 출국금지된 상황에서 긴급체포, 압수수색 등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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