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에 “오”, 주행거리에 “오”
전장 5m·1회 충전 시 500km
1일 끝난 ‘LA 오토쇼’서 첫 공개
글로벌 대형 전기 SUV 시장 도전
테슬라 ‘모델X’ 등과 경쟁할 전망
새로운 차가 또 나왔습니다. 페이스 리프트(부분 변경)와 풀체인지(세대 변경) 모델의 출시 주기가 빨라졌습니다. 요즘은 단종된 차량을 재조명하는 헤리티지 프로젝트가 활발해 역사 속 차량도 곧잘 소환됩니다. 일정한 간격으로 나오는 연식 변경 모델은 지금도 준비 단계에 있습니다. 이렇듯 여차저차해서 새로운 차는 또 나옵니다. 이번엔 얼마나 새로워졌고 무엇이 특별나졌는지 알짬만을 골라 정리했습니다. 이 코너를 통해 차차 알아가 보면 어떨까요? <편집자주>
지난 1일(현지시각) 미국 LA 컨벤션 센터에서 막을 내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각축전 ‘2024 LA 오토쇼’에서는 웬 ‘덩치’가 화제였다. 현대자동차가 이 자리에서 처음 공개한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 9’(IONIQ 9)이다. 아이오닉 9이 관람객의 “오~” 하는 소리와 함께 눈길을 끌어들인 요인은 크게 두 가지. 큰 몸집과 그에 어울리지 않는 지구력이다. 감탄사에는 동음의 숫자 ‘5’가 포함되어 있었는데, 이는 이 ‘덩치’를 관통하는 핵심이기도 하다.
전기차 맞아?…몸집으로 압도
크다. 아이오닉 9의 전장(가장 앞부터 뒤까지 길이)은 5060mm로 5m가 넘는다. 현대차 준대형 SUV 팰리세이드(4995mm) 보다 길고 패밀리카의 대명사 기아 카니발(5155mm)에는 다소 못 미치는 수준. 아이오닉 9의 전폭(너비)은 1980mm, 전고(높이)는 1790mm로 역시 팰리세이드(전폭 1975mm, 전고 1750mm)의 사이즈를 뛰어넘는다.
실내 공간도 넉넉하다. 3열에 최대 7인승이다.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시트를 유연하게 적용한 점이 눈에 띈다. 180도 회전이 가능한 2열 스위블 시트를 활용하면 3열과 마주볼 수 있고, 6:4 분할 폴딩 시트는 뒤 시트의 60%를 접을 수 있어 3열 승객이 타고 내릴 때 유용하다.
사람뿐 아니라 수하물도 넉넉하게 태운다. 2열 후방 기준 수하물 용량은 908L로 골프백과 보스턴백 각각 4개를 실을 수 있다. 88L 용량의 프렁크(차랑 앞쪽 트렁크 공간)도 있어 기타 물품을 수납하기에 용이하다.
지구력도 자신
큰 데다 오래간다. 아이오닉 9은 이 회사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 기반 110.3kWh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최대 532km 주행이 가능(19인치 휠 2WD / 연구소 측정치 기준)하다.
또한 ▲350kW급 충전기로 24분만에 배터리 용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400/800V 멀티 초고속 충전 시스템 ▲충전소 도착 시점 배터리 온도 제어로 충전 속도를 최적화하는 배터리 컨디셔닝 시스템 ▲드라이브 모드별 소모전력을 고려해 배터리 충전 잔량(SOC, State of Charge)의 예측치를 반영해주는 루트 플래너 ▲냉난방 독립제어로 소모전력을 줄여주는 3존 독립제어 풀오토 에어컨 등 전력을 효율적으로 충전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도움 주는 기능이 대거 탑재됐다. 전기차의 최대 숙제인 배터리 개선에 공들인 것이다.
달릴 때 방해도 덜 받도록 설계됐다. 아이오닉 9의 디자인은 보트(Boat)에서 영감을 받았다. 전체적으로 곡선미가 두드러지는 까닭이다. 구체적으로 현대차는 에어로스테틱(Aerosthetic) 실루엣을 적용했는데, 이는 공기 역학을 의미하는 에어로다이나믹(Aerodynamic)과 미학을 뜻하는 에스테틱(Aesthetic)의 합성어다. 한마디로 “공력의 미학을 담은 디자인”이란 게 회사의 설명이다.
외관이 완만하게 이뤄진 덕분에 아이오닉 9의 공기저항 계수는 0.259를 달성했다. 0에 가까울 수록 공기저항을 작게 받는 뜻. 보통 승용차가 0.3, SUV가 0.35의 수치를 나타내니 아이오닉 9의 경우 뛰어난 편이다.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은 “아이오닉 9은 전동화 전환에 대한 현대차의 변함없는 의지와 자신감을 담고 있다”며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기반으로 구현된 월등한 공간 경쟁력을 통해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전달하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리더십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아이오닉 9은 내년 초 국내 판매를 시작으로 미국, 유럽, 기타 지역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정식 출시 후에는 세계 대형 전기 SUV 시장에서 테슬라 ‘모델X’, 기아 ‘EV9’ 등과 경쟁할 전망이다.
(CNB뉴스=선명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