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예기] 글로벌 완성차 석권한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영토확장 끝은?

정의식 기자 2024.10.31 09:36:29

‘글로벌 탑10’ 대부분 LG배터리에 의존
포드·벤츠·르노와 잇단 계약…매출 ‘쑥’
에너지·출력 높인 ‘차세대 배터리’ 내놔

 

10월 7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7일 LG에너지솔루션 비전 공유회에서 CEO 김동명 사장이 비전 및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내예기]는 ‘내일을 예비하는 기업들’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시계제로에 놓인 경제상황에서 차근히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들을 다룹니다. 불확실성이란 이름 아래 전망은 힘을 잃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필요한 것은 만반의 대비입니다. 그 진행 과정을 만나보시죠. 이번 편은 글로벌 완성차 기업 대부분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하는 LG에너지솔루션 이야기입니다. <편집자주>


 


LG에너지솔루션이 수많은 완성차 기업들과 배터리 공급 계약을 이어가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핵심 공급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23년말 기준 토요타, GM, 폭스바겐, 현대차·기아, 르노·닛산, 스텔란티스, 혼다, 포드, 지리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 상위 10개사 중 스즈키를 제외한 9개사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으며, 테슬라, 메르세데스-벤츠, 볼보, 재규어 등에도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포드와 13조원 상당의 대규모 물량을 계약, 실적 회복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 15일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의 완성차 업체 ‘포드(Ford)’와 총 109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전기 상용차 배터리 셀·모듈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은 총 2건으로, ① 2027년부터 2032년까지 6년간 75GWh, ②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34GWh를 공급한다는 내용이다. 그간 LG에너지솔루션으로부터 머스탱 마하-E용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던 포드가 전기 상용차 분야로 협력 분야를 확대한 것.

 

포드의 전기 상용차 ‘E-Transit’. (사진=포드)

매출 규모는 계약상 공개되지 않았지만 배터리업계에선 셀 시장가격 등을 통해 최소 13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109GWh는 대략 일반 전기차 130~140만대, 전기 상용차 기준 약 100만대 가량의 전기차에 쓰일 수 있는 양이기 때문이다. 계약 물량은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에서 전량 생산될 예정이다.

이번 계약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분야뿐 아니라 전기 상용차 분야에서도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전기 상용차는 일반 전기차보다 차량 한 대당 배터리 탑재량이 많고, 평균 운행거리가 길며, 라이프사이클(모델 교체주기) 또한 길고, 눈과 비 등 극한의 환경 속에서도 운행하는 경우가 잦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고부가가치를 가진 제품이다.

LG에너지솔루션 CEO 김동명 사장은 “포드와의 이번 계약은 전기 상용차 시장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의 높은 기술 경쟁력과 혁신적인 제품 경쟁력을 증명한 사례”라며 “탄탄한 현지 생산능력을 적극 활용하여 유럽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공고히 하고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여 나갈 것” 이라고 밝혔다.

 


벤츠에 차세대 ‘4680 배터리’ 공급



이에 앞선 지난 8일 LG에너지솔루션은 독일의 완성차 업체 메르세데스-벤츠와도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내용은 LG에너지솔루션이 2028년부터 10년간 총 50.5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를 벤츠 계열사에 공급하는 것이며, 판매·공급 지역은 북미 및 기타 지역이다. 역시 계약 금액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공급 물량 등을 감안하면 수조원대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 미 애리조나 공장 조감도. (사진=LG에너지솔루션)

업계에서는 이번 수주 물량이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로 주목받는 ‘4680 배터리’인 것으로 보고 있다. 4680 배터리는 기존 2170(지름 21㎜·길이 70㎜)와 달리 ‘지름 46㎜·길이 80㎜)’ 규격을 채택한 배터리로, 2170 대비 에너지 용량이 5배, 출력은 6배 높으며, 주행거리는 기존 대비 16%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벤츠에 납품하게 될 4680 배터리는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애리조나에 짓고 있는 원통형 배터리 공장에서 생산될 전망이다. 애리조나 원통형 배터리 공장은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지역 2번째 단독 공장으로, 36GWh 규모로 지난 4월 착공을 시작해 2026년부터 본격 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르노…완성차 업체는 모두 파트너



이뿐만이 아니다. 사실 4680 배터리는 벤츠에 앞서 ‘글로벌 전기차 1위 기업’인 ‘테슬라(Tesla)’에 먼저 납품될 예정이다.

애초에 4680 배터리가 주목받게 된 것이 지난 2020년 테슬라가 해당 배터리를 직접 생산, 자사 모델에 채택할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파나소닉과 LG에너지솔루션에도 4680 배터리의 공급을 요청했는데, 이는 기존에 모델3, 모델Y에 사용했던 2170 배터리 역시 두 회사가 주된 공급업체였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12월부터 충북 오창 공장에서 4680 배터리를 양산할 예정이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의 첫 4680 배터리로, 업계에서는 12월 중에 첫 양산을 시작해 테슬라에 공급될 것으로 보고 있다. 테슬라는 이 배터리를 사이버트럭, 모델Y 신모델 ‘주니퍼’ 등에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더해 지난 7월 1일(현지시간)엔 프랑스의 완성차 업체 ‘르노(Renault)’의 전기차 부문 ‘암페어(Ampere)’와 전기차용 파우치 LFP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2025년 말부터 2030년까지 총 5년간 약 39GWh의 베터리를 공급한다는 계약으로, 순수 전기차 약 59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글로벌 생산 거점. (사진=LG에너지솔루션)

이외에도 LG에너지솔루션은 GM, 크라이슬러, 아우디, 폭스바겐, 볼보, 재규어, 스텔란티스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 대부분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 중국, 유럽 등 4개 지역에 글로벌 생산체제를 구축한 유일한 배터리 기업으로, 전세계에 산재한 20여개의 완성차 업체들과 70여개의 전기차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같은 실적에 힘입어 앞으로도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최고 파트너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28일 열린 3분기 실적 발표 기업설명회에서 LG에너지솔루션 CEO 김동명 사장은 “어느 때보다 급격한 대외 환경의 변화가 예상되고 있지만, 치밀한 전략을 통해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압도적인 제품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고객가치를 높여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우뚝 설 것”이라고 밝혔다.

(CNB뉴스=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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