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의 '한동훈 패싱' 후폭풍...'김건희 특검법' 자중지란

심원섭 기자 2024.10.04 12:17:54

‘한동훈 빠진 만찬’...‘尹·韓 갈등’ 증폭 

韓 “예정된 만찬으로 특별히 할말 없어”

‘김건희 특검법’ 표결 앞두고 갈등 증폭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일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초청 만찬에서 추경호 원내대표 등 참석 의원들과 함께 박수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되돌아온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국회 재표결을 앞두고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간의 ‘尹·韓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 내부의 이탈표 관측이 나오자 한 대표는 3일 “민주당이 하려는 특검법에 대해서는 부결시키는 것이 맞다”고 선을 그었지만 윤 대통령과 집권 여당 대표의 갈등설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다”는 말이 나온다. 

지난 2일 한 대표가 빠진 가운데 2시간 10분 동안의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그리고 상임위원장 및 상임위 간사단의 만찬은 아물지 않은 ‘尹·韓 갈등’의 현주소를 여실히 드러냈다는 평가다.

물론, 이 만찬에서 한 대표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었다고 하지만 지난달 24일 한 대표가 참석했던 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간의 만찬과는 분위기가 확연히 달랐다는 후문이다. 한 만찬 참석자는 “지난달 만찬에서 냉기가 흘렀다고 하는데, 이번엔 아니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만찬에서 이목을 끈 것은 주요 참석자의 ‘모두 발언’으로 윤 대통령의 발언이 끝난 뒤 추 원내대표와 김상훈 정책위의장, 상임위원장인 송언석·김석기 의원 등이 차례로 일어나 오는 7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에 대한 각오와 당정 협력 의지를 다지는 발언을 했으며, 발언이 끝날 때마다 박수가 이어져 지난달 만찬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달 만찬에서는 윤 대통령과의 독대 요청을 거부당한 한 대표가 김 여사 문제 등 민감한 현안을 언급할지가 화두였던 관계로 술도 등장하지 않고 한 대표에게 따로 모두 발언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지만, 이번 만찬에서는 참석자들이 맥주를 한 두잔씩 하는 등 분위기가 좋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사자인 한 대표는 3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개천절 경축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자신이 불참한 상태에서 진행된 만찬에 대한 질문에 “예정된 만찬을 진행한 것으로 제가 특별히 드릴 말씀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이 지난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 진보매체 기자에게 ‘한동훈을 공격하라’고 사주했다는 의혹도 두 사람 간의 갈등을 키우고 있다. 

한 대표는 이에 대한 진상조사를 지시하면서 “공격 모의가 아니라 실행 행위 자체가 그대로 녹음됐음에도 당이 알고도 묵인하면 공당이라고 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으며, 김 전 행정관에 대해서는 “국민은 보안 의식이나 공적 의식이 형편없는 사람이 중요 공공기관의 임원으로 계속 근무하는 것과 임용된 것 자체에 대해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SGI서울보증 상근감사위원으로 재직 중인 김 전 행정관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반면, 용산 대통령실은 이날 “김 전 행정관 녹취록을 근거로 대통령실과 당의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대통령실은 대통령 부부가 김 전 행정관과 친분이 전혀 없음을 밝힌다”면서 “(윤 대통령과) 김 전 행정관이 찍은 사진은 대통령실 연말 송년회, 직원 퇴임 행사 등에서 다른 직원과 함께 찍은 것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상황은 야당이 주도하고 있는 ‘김건희 특검법’ 표결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한 영남권 의원은 “‘김건희 특검법’이 통과될 경우, 국민의힘 전체의 악재이기 때문에 이탈표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관측했다.

그렇지만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이같은 이탈표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과는 별개로 기류가 심상찮다는 판단에 원내부대표단이 조를 짜서 자당 소속 의원실을 돌며 부결을 독려하는 등 표 단속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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