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치면 김 여사가 좋아할 것”…국힘, ‘김대남 녹취록’ 공개에 ‘발칵’

韓 “국민·당원 보기에도 한심”…친한계 “‘한동훈 죽이기’ 공작 철저히 수사해야”

심원섭 기자 2024.10.02 11:40:57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왼쪽)가 1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 참석해 미즈시마 고이치 주한일본대사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대남 대통령실 전 선임행정관이 지난 7월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시 한 진보성향 매체에 유력한 당 대표 후보였던 “한동훈을 치면 김건희 여사가 좋아할 것”이라며 “한 후보를 공격해달라”고 요청한 녹취가 뒤늦게 공개돼 파장이 커지고 있다. 

 

최근 불거진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에 이어 고발 사주 의혹까지 이은 ‘당무 개입’ 논란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현재 SGI서울보증 상근감사위원으로 근무 중인 김 전 행정관은 최대 승부처 중 하나였던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를 마친 시점인 지난 7월 10일 ‘서울의소리’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한동훈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총선을 지휘하면서 여의도연구원을 통해 여론조사를 하는 가운데 자신의 대권과 관련한 조사를 2차례 진행했다”면서 “기업으로 따지면 횡령으로 대통령 되려고 처음서부터 비대위에서부터 수작을 부렸다. 이 같은 의혹을 (서울의 소리에서) 터뜨려주면 김건희 여사가 아주 좋아할 것”이라고 보도를 사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대남 전 대통령실 전 선임행정관(현 SGI서울보증 상근감사위원). (사진=SGI서울보증)

이어 김 전 행정관은 이 과정에 당시 파장이 일었던 이른바 ‘한동훈의 김건희 문자 읽씹’ 사건을 거론하며 “김 여사가 인간적으로 좀 배신감이 들었지. 그 XX 키워준 사람 아니야. 막말로 외국 갔다 오면 넥타이도 선물해주고 그랬다는 것 아니야. 근데 이렇게 밟고…완전히 맛탱이가 가는 거지. 근데 또 이제 당 대표까지 해봐라…”라고 말했다.

그리고 김 전 행정관은 “너희가 (서울의 소리가) 이번에 그것을 잘 기획해서 치면, 김건희 여사가 아주 좋아하겠는데”라고 거듭 부추겼으며, 실제로 서울의소리는 이틀 뒤인 7월 12일 ‘한동훈 당비 횡령 유용 의혹’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단독으로 보도하자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 친윤계의 전폭적 지원을 받고 있던 원희룡 후보 측이 한 후보를 공격하는 데 이 기사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국민의힘 한 대표는 1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현재 정부투자 금융기관 감사인 사람이 지난 전당대회 당시 좌파 유튜버와 직접 통화하면서 저를 어떻게든 공격하라고 사주했다고 한다”면서 “국민들과 당원들께서 어떻게 보실지 부끄럽고 한심하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국민의힘 친한계(친 한동훈계) 한 의원도 2일 CNB뉴스에 “보도에 따른 통화내용을 살펴보면 정치부패와 공작정치, 좌우를 뛰어넘는 정언유착의 실상이 적나라하게 담겨있다”면서 “지난 7월 경선 당시 한동훈 후보를 죽이려는 다양한 시도가 있었던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듯 좌파 매체까지 동원됐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한동훈에 대한 공작을 지시한 김대남의 배후는 누구인지, 김대남을 ‘스스로 선택한 자리로 보내줄 정도의 막강한 실력자’는 누군인지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의원은 “나 같은 비전문가가 봐도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공직선거법 위반과 사후 뇌물죄 등 다양한 범죄혐의가 적용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이미 언론에 공개됐으니 검찰과 경찰의 인지수사도 가능하겠다. 뿌리깊은 공작정치와 부패 정치의 고리를 끊으려면 일벌백계가 필요하다”고 수사를 촉구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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