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더 경제 챙기나"... 한동훈 vs 이재명, 추석 앞 ‘민생경쟁’

심원섭 기자 2024.09.12 12:28:31

각각 청년‧기업인 만나 장밋빛 선물 풀어

韓, 부산 청년들에게 ‘일자리 대책’ 부각

李, 중소기업인들에 실물경제 대책 제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오른쪽 세번째)가 11일 부산 금정구 부산대 인근 한 카페에서 ‘수도권-비수도권 청년 취업격차 대책 마련 대학생 간담회’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 여야 대표가 11일 추석을 앞두고 각각 청년들과 중견·중소기업인들을 만나 애로사항을 듣고 정책 보완을 다짐하는 등 민생 현장 행보를 통한 대국민 이미지 제고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우선 국민의힘 한 대표는 이날 오전 오는 10월 16일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가 열리는 금정구를 방문해 이 지역 대학생들과 간담회를 갖고 수도권·비수도권 청년들의 취업격차 문제를 논의했다.

우선 한 대표는 ‘반도체 분야를 전공했으나 관련 기업이 부산에 없어 수도권으로 가야 한다’는 한 학생의 발언을 듣고 “청년들이 느끼는 좋은 일자리에 대한 갈증, 지역 차에 대한 낭패감 같은 것에 대해 어떻게든 해소해 보려고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한 대표는 “부산은 너무 매력적인 도시이고 제2의 도시인데 양질의 일자리를 찾을 수 없고, 거기에 부족함을 느껴 수도권으로 옮기다 보면 부산 인구가 줄고 출생률도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우려하면서 “반도체, 인공지능(AI)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부산에서도 이들 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방침을 밝혔다.

그러면서 한 대표는 “이 과정에서 타당처럼 지금 것을 그냥 나눠 갖자는 식의 관점보다는, 성장으로 얻을 수 있는 과실로 복지를 하겠다”며 ‘전국민 민생지원금’ 등을 추진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의 차별화에 나서기도 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후에는 양산부산대병원을 찾아 최대 현안인 응급의료현장을 직접 점검했으며, 특히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잇달아 당정 협의회를 열어 쌀·한우값 안정 대책(10일)과 불법 사금융 근절 및 금융 취약계층 보호 대책(11일)을 발표하며 민생 행보를 이어갔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운데)와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오른쪽 다섯번째) 등 참석자들이 1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중소기업계 민생경제 간담회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민주당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중견기업, 오후에는 중소기업인들과 잇달아 간담회를 갖고 국내 경기 침체를 언급하는 등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면서 민주당이 대안 정당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을 강조하는 등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하며 내세운 ‘먹사니즘’(먹고사는 문제)을 부각하는 행보를 보였다.

우선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국회에서 진행한 민생경제간담회에서 “주요 원재료 가격이 일정 비율 이상 변동하면 그에 연동해 납품 대금을 조정하게 하는 ‘납품단가 연동제’와 관련해 연동제 적용 대상에 전기·가스요금도 반영하도록 법 개정에 속도를 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이 대표는 “대한민국 경기가 일시적으로 나빠지는 것을 넘어서 기초체력 자체가 심각하게 훼손되는 것 같다”며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골목상권이든 할 것 없이 미래가 암울해지는 느낌”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윤학수 대한전문건설협회장이 “중대재해처벌법은 재해의 모든 책임을 사업주에만 지워 매우 불합리하다. 사업주 처벌 수위를 완화해 달라”고 요구하자 “민주당 입장에서 동의가 안 된다”고 반대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이 대표는 “피해자 입장에서 보면 한 해 재해사고 사망자가 600∼700명 된다. 한 해 600∼700개 집안이 망하는 것”이라며 “이익을 보는 사람이 책임지자는 것이 법 취지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윤 회장이 “이미 안전 관리비가 부족하고 공사비도 너무 낮은데 안전 기준도, 품질도, 공기도 지키라고 한다”며 완화의 필요성을 거듭 주장하자, 이 대표는 “처벌을 안 하는 것으로 개선할 수 없다. 지키는 사회로 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중기협동조합법은 21대 국회에서도 당론으로 추진하려고 했는데 못 했지만 22대 국회에서는 패스트트랙이라도 태워서 신속하게 진행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오전에 가진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 중견기업인과의 간담회에서 “기업의 고용유연성을 높이면서 동시에 노동자의 불안함을 낮추도록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는 '대타협'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기업은 고용유연성이 너무 낮아 힘들고, 노동자들은 불안하니까 그 자리를 악착같이 지켜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며 “정규직에서 배제되더라도 내 인생이 불행하거나 위험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하는 안전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최 회장은 이 대표에게 “대한민국에서는 ‘법인이 망해야지만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면서 “해고되더라도 새로운 직역을 찾을 수 있는 교육 제도 등을 같이 고민해서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리고 최 회장은 가업 승계·상속 문제와 관련해 “장기적으로 상속세 최고세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27.1%와 비슷하게 전향적인 수준으로 인하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면서 “가업승계 업종 변경 제한을 완화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9일에는 실리지 마왈라 유엔대학교 총장을 국회 사랑재로 초청해 AI 분야 성장 동력을 논의했고, 지난 4일에는 서울 고대안암병원을 찾아 의료 공백 현장을 점검하는 등 민생 관련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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