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했手] ‘비정상의 정상화’ 성공할까? 스마일게이트 ‘로드나인’ 체험기

김수찬 기자 2024.07.19 09:41:56

60개 직업 매개로 높은 자유도 성장
다양한 무기 자유자재…전략적 전투
‘착한 BM’ 외쳤건만…차별화 아쉬워

 

스마일게이트의 신작 '로드나인' 메인 이미지. (사진=김수찬 기자)

영화 타짜에서 고니는 손이 눈보다 빠르다고 했습니다. 그게 사실이라면 손맛도 눈맛보다 빠를 수 있습니다. 손끝으로 즐기는 게임 세계에서는 더욱 그럴 수 있겠습니다. 쏟아지는 게임들의 손맛을 먼저 보고 솔직하고 과감하게 들려드리겠습니다. 이번에는 스마일게이트의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로드나인’을 체험해봤습니다. <편집자주>




MMORPG의 명가라 불리는 스마일게이트가 새로운 MMO 작품을 내놨다. 신작 ‘로드나인’으로 ‘로스트아크’의 명성을 잇겠다는 의지다.

스마일게이트는 로드나인 출시 전부터 여러 인터넷 방송인들을 대상으로 신작 발표회 프로모션 행사를 열고, 미디어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당시 제작진은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슬로건을 내걸면서, 비정상적인 과금을 없애겠다고 자신있게 선언했다.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와 개발사 엔엑스쓰리게임즈는 ‘호언장담’한 대로 정말 유저 친화적인 게임을 만들었을까. CNB뉴스가 직접 체험해봤다.

 

나만의 전투 스타일을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어빌리티’ 기능(위)와 던전 콘텐츠. (사진=김수찬 기자)
 

“키울 맛 나네”…자유도 높은 육성 시스템



로드나인은 MMORPG의 기본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9명의 로드(군주)가 펼치는 판타지 세계 속 전쟁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이 무대에서 유저는 전투와 모험을 통해 성장해야 한다. 전형적인 방식을 따르며, 기본에 충실하다는 느낌이랄까.

육성 시스템의 자유도는 매우 높았다. 가장 눈여겨볼 부분은 다양한 전투 시스템. 기존 MMO처럼 직업을 선택하는 대신, 아홉 가지의 특색 있는 무기를 자유자재로 바꿔가며 전투를 펼치는 것이 특징이다.

무기는 가장 기본적인 검과 방패부터 활, 대검 등의 무기를 비롯해 아군을 보호하며 폭발적인 힘으로 적군의 진영을 파괴하는 ‘전투 방패’ 등을 사용할 수 있다. 한 캐릭터 당 하나의 무기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무기를 사용할 수 있으며, 각 무기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각 무기마다 특화된 능력과 전투 방식이 존재하는데, 마스터리 레벨을 올리면서 습득할 수 있다. 숙련도 등급에 따라 스킬을 올릴 수 있는 셈으로, 이를 통해 다양한 전투 전략을 펼칠 수 있다. 전투 상황이나 아군 및 적군의 조합에 따라 적절한 무기를 선택하고 교체하며 전략적으로 싸워야 한다. 추천 무기는 원거리 무기인 활과 근거리 무기 대검, 전투 방패 조합이다. 실제로 유저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무기다.

무기와 마스터리 뿐 아니라 나만의 전투 스타일을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요소가 또 있다. 바로 ‘어빌리티’ 기능이다. 어빌리티는 총 54개가 존재하며, 각각 전투, 방어, 보조 등 8개의 태그 중 하나를 부여한다. 각 태그들은 다양한 조합을 통해 유저의 전투 스타일을 더욱 개성 있고 효과적으로 만들어 준다. 이러한 태그들을 조합하면 특정 효과를 부여하거나, 고유의 특성과 스킬을 가진 ‘직업’을 조합해 사용할 수 있다.

무기와 어빌리티 기능을 조합하면 직업 시스템이 가동된다. 로드나인에는 총 60여 개의 직업이 존재하며, 각 직업은 고유의 특성과 스킬을 가지고 있다. 또한,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숨겨진 ‘히든 직업’을 추가로 획득할 수 있다.

속도감 있는 육성도 매력적인 요소다. 메인 퀘스트만 진행하면서 자유롭게 캐릭터를 키우다 보면 40레벨까지는 금방 육성할 수 있다. 버프 아이템과 자동 물약 설정만 조정해둔 뒤, 자동 전투를 돌려놓으면 어렵지 않게 성장한다. 단, 보스전에서는 약간의 컨트롤 요소가 필요하니 주의.

 

로드나인은 캐릭터 모델링과 의상, 보스 몬스터, 탈 것 등을 고퀄리티 그래픽으로 만들어냈다. (사진=김수찬 기자)
 

실제 자연환경 담은 비주얼과 몰입도 높인 내러티브 ‘합격점’



로드나인은 캐릭터 모델링과 의상, 보스 몬스터, 탈 것 등을 고퀄리티 그래픽으로 만들어냈다.

특히 실제 자연환경을 담은 배경 그래픽이 백미다. 영화 ‘007 노 타임 투 다이’의 촬영지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마테라 지역과 폼페이, 나폴리 등의 실제 자연환경을 3D 포토스캔 기술로 촬영해 게임 내에 그대로 구현함으로써 시각적 재미를 더했다. 이 외에도 미국, 멕시코, 스위스 등 세계의 여러 명소를 게임 속에서 만나볼 수 있어, 다양한 지역을 탐험하고 발견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색다른 비주얼을 지닌 ‘호문’도 매력적인 요소 중 하나다. 호문은 일종의 펫 시스템으로, 획득하고 성장시킬 수 있는 전투 동반자다. 호문을 데리고 다니면서 능력치 버프 효과를 받을 수 있으며, 게임 내 재료를 조합해 다양한 외형과 특성을 가진 호문을 배양하고 최대 4세대까지 성장시킬 수 있다. 호문은 진화할수록 더욱 강력한 효과와 멋진 비주얼을 자랑한다.

로드나인의 세계관에 몰입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 점도 엿볼 수 있었다. 공식 페이지에서 연재되는 웹소설을 통해 스토리 및 세계관을 더욱 정교화하고 게임 내러티브의 완성도를 높였다.

 

로드나인의 비즈니스 모델(BM)은 기존 ‘리니지라이크’와는 유사한 수준이다. (사진=김수찬 기자)
 

고루한 BM 아쉬워…서버 안정화 시급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슬로건을 내 걸고, 미디어 간담회에서도 자신있게 언급했으니 로드나인의 비즈니스 모델(BM)은 기존 ‘리니지라이크’와는 다를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혁신 수준은 아니었다.

과금할수록 강해지는 P2W(Pay To Win) 시스템은 그대로다. 로드나인은 ‘마일리지’라는 방식을 택했는데, 이는 유료 재화 구매 비용의 일정량을 마일리지로 환산해 제공하는 것이다. 마일리지로 확률형 아이템인 ‘아바타’와 시간의 조각, 무기·방어구·장신구 강화석, 골드, 장비 제련석 등을 무제한 교환할 수 있다. 마일리지가 많을수록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의미다.

유료 게임 재화인 다이아의 가격은 기존 MMO 대비 저렴하지만, 핵심 과금상품인 아바타 뽑기권 가격이 비싸게 책정돼 있어 사실상 큰 의미는 없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마일리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상품들은 게임 플레이를 통해 얻을 수 있으니 비교적 덜 매콤한 것은 맞다. 다른 게임에 비해 조금은 부담이 덜한 것은 사실.

현 시점에서 가장 큰 문제는 불안정성이다. 출시 첫날부터 불안한 서버 상태를 보여주며 약 7시간에 걸쳐 서버 점검에 들어갔고, 이후 연속 5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서버 점검을 이어갔다. 또한, 몇몇 치명적인 오류와 버그들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에 로드나인 개발진은 개발자 노트를 통해 “예측치를 훨씬 뛰어넘는 트래픽과 접속시도가 발생했고, 데이터베이스를 최적화하기 위해 여러 차례 임시 점검을 실행하게 됐다”라며 “현재까지도 24시간 대응하며 패치를 거듭해 나가고 있다. 준비가 완벽하지 못한 부분은 철저하게 반성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서버의 안정화와 오류 개선에 집중하고, 매크로를 근절시키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해 이용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덧붙였다.

(CNB뉴스=김수찬 기자)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