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가 19일 기점으로 41일 남은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4‧10총선에서 압승한 기세를 몰아 “5월 국회서 할 수 있는 것은 다하겠다”며 그동안 국민의힘이 반대해온 쟁점 법안 처리를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하며 강공 드라이브 예고해 21대 국회가 또다시 막판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 눈이 21대 국회의 마지막을 향하고 있다”며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을 비롯한 주요 법안들을 21대 국회가 반드시 매듭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특히 ‘채상병 특검법’, ‘이태원 참사 특별법’ 추진에 정부 여당의 동참을 촉구한다”면서 “(정부‧여당은)총선 민심을 받들겠다고 말했던 국민과의 약속을 말만이 아닌 행동으로 지켜지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18일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난해 추진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윤석열 대통령의 제1호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로 법안이 폐기된 것을 부분적으로 고쳐 이른바 ‘제2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하는안을 사실상 단독으로 재발의했다.
이날 전체회의에는 농해수위 위원 19명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들은 직회부안에 반발해 모두 불참한 가운데 민주당 소속 11명과 무소속 윤미향 의원까지 야당 의원 총 12명이 참석해 만장일치로 양곡관리법, 농산물 가격안정법, 한우산업 지원법안, 농어업회의소법 제정안, 세월호 참사 지원 특별법 개정안까지 5개 법안의 본회의 직회부를 결의됐다.
이와 관련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18일 국회에서 CNB뉴스 기자와 만나 “민주당이 과반 이상 의석수임에도 힘으로 밀어붙이기보다는 국민의힘과 협의와 논의를 통해 현안을 풀어나가려고 했다. 그러나 국힘의 비협조로 잘 되지 않아 국민들로부터 비난에 직면한 상태”라며 “두 번의 실수는 하지 않겠다. 민생에 중요한 법안들이 폐기되지 않도록 21대 국회가 끝날 때까지 할 수 있는 것들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다른 한 관계자도 19일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했던 특별법들이 21대 국회 임기가 끝나는 5월 말까지 재표결하지 않으면 법안은 자동 폐기되기 때문에 여야는 특별법을 총선 이후 재표결하기로 잠정 합의해 총선 직후 국민의힘에 민생법안을 함께 처리하자고 제안했으나 돌아온 답은 없었다”면서 “이에 민주당으로선 우리만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자고 얘기가 돼 어제 농해수위 법안들을 직회부하는 절차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민주당은 가맹점주의 가맹본사 대상 단체협상권 보장 내용을 담은 가맹사업법 개정안도 다음 주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본회의 직회부 절차를 밟는 등 이미 본회의에 올라가 있거나 직회부한 법안들을 21대 마지막 국회인 ‘5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민주당은 5월 임시국회 날짜가 국민의힘과 협상 상황에 따라 가변적이지만, 일단 5월 2일과 28일을 잡아둔 상태여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국회에 되돌아온 ‘체상병특검법’과 ‘이태원참사특별법’을 5월 임시국회에서 재표결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민주당이 선거 직후부터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와 국민의힘이 반대해온 쟁점 법안들을 동시다발적으로 재추진하는 등 강하게 입법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이유는 이 법안들이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또다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지만, 법 통과 보다는 巨野의 힘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반면, 이러한 민주당의 전방위 공세에 총선 참패로 당을 수습하기에 바쁜 국민의힘은 제대로 대응조차 못 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상임위 불참과 입장문 발표처럼 소극적 대처 말고는 또다시 윤 대통령 거부권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민주당 검찰 독재 정치 탄압 대책위원회는 검찰 특수활동비와 불법사찰 의혹으로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한 데 이어 최근 불거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폭로한 ‘술판 회유’ 주장에 대해 대검찰청을 항의 방문하고 감찰을 촉구하는 등 검찰을 향한 공세도 한층 강화해 눈길을 끌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