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정원 증원 정책을 놓고 정부와 대립하고 있는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오는 5월1일부터 시작될 임기 3년의 제42대 회장으로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이 당선됐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임 당선인은 지난 2월 1일 성남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대통령 주재로 열린 민생토론회를 찾았다가 자리를 옮기라는 대통령 경호처 직원의 요구에 불응하는 과정에서 경호처 직원들에게 ‘입틀막’(강제로 입을 틀어막힘)을 당한 채로 끌려 나갔다고 주장한 인물이다.
그는 윤 대통령 사과와 보건복지부 장관 파면, 그리고 정부의 ‘의대 2000명 증원’ 논리를 만든 인물들의 공천 취소 등을 ‘대화의 조건’으로 내걸며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임 당선인이 ‘대화 조건’으로 내세운 ‘의대 2000명 증원’ 논리를 만든 인물인 안상훈 전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국민의힘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후보 16번이며,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는 더불어민주당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후보 12번을 받았다.
임 당선인은 28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회장으로서의 최우선 과제는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문제 해결이며, 정부·여당의 태도에 따라 다양한 수단으로 타격하겠다”면서 “이번 총선에서는 그동안처럼 여당을 일방 지지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의사에게 가장 심한 모욕을 주고 칼을 들이댔던 정당에 궤멸 수준의 타격을 줄 수 있는 선거 캠페인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임 당선인은 “여야가 비례대표 후보인 안 전 수석과 김 교수의 공천을 취소하지 않으면 의사들은 조직적으로 뭉쳐 의사 출신 개혁신당 비례후보를 반드시 당선시킬 것”이라며 “의협 손에 국회 20~30석 당락이 결정될 만한 전략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임 당선인은 의사 총파업에 대해서는 “법적 검토를 마쳤다”면서 “전공의나 교수, 학생 중 한명이라도 민형사상 불이익이나 행정처분을 받는 불상사가 벌어진다면 전 조직을 동원해, 가장 강력한 수단으로 총파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임 당선인은 환자 등 국민들에게는 “현 사태 책임은 정부와 여당에 있고 공도 그들이 가지고 있다.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국민들이 목소리를 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임 당선인은 이날 다른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도 의대 증원 백지화, 보건복지부 장·차관 파면 등을 전제 조건으로 내건 ‘원점 재논의' 입장을 고수했다.
임 당선인은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백지화, 그리고 책임자 처벌이 이뤄진다면 새로운 정부 인사와 대화할 생각이 있다”면서도 “정부가 내년도 재정을 확충해 필수의료를 지원한다고 한 말에는 세부계획이 없고, 현장 전문가 의견이 반영돼 있지 않아 근본적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